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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암호화폐 시장, 2018년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비트코인 반감기가 폭등 신호탄…유명인사, 정부 규제 등 새로운 변수도 등장

2021.06.11(Fri) 15:18:26

[비즈한국] 뜨거웠던 암호화폐 시장의 열기가 천천히 식고 있다. 대장 격인 ‘비트코인’이 8000만 원대 고지를 점령한 후 수개월째 하락하면서 다른 암호화폐의 가격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이 흐름이 낯설지 않은 것은 단지 기분 탓일까. 많은 투자자들이 현재 하락장을 보며 2018년 암호화폐 시장을 떠올린다. 

 

#시작은 언제나 ‘비트코인 반감기’

 

암호화폐는 전체 공급량이 한정돼 있다. 통상 4년을 주기로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비트코인의 경우 2009년 처음 생성된 이후 2012년, 2016년, 2020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발행량이 감소했다. 첫 발행 당시 블록당 50개가 보상으로 주어졌지만, 현재는 6.25개만 지급된다.

 

암호화폐 시장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2018년의 암호화폐 하락장과 현재를 비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트코인은 첫 반감기였던 2012년 11월 1만 4000원 수준이었다. 1년이 지난 2013년 11월 30일 가격은 약 175만 원까지 올랐다. 약 1만 %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두 번째 반감기였던 2016년 7월 80만 원대였던 비트코인은 2018년 1월 6일 2600만 원을 돌파했다. 약 3300% 상승했다. 

 

지난해 5월 비트코인은 세 번째 반감기를 겪었다. 이번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약 1년 동안 꾸준히 오름세를 기록했다. 1000만 원 초반에서 출발한 비트코인은 4월 13일 8100만 원을 넘어섰다. 반감기 가격 대비 약 800%가 상승한 것이다. 

 

알트코인이라고 불리는 비트코인 이외의 모든 암호화폐는 비트코인의 가격을 따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암호화폐 2대장으로 불리는 이더리움도 비트코인 2차 반감기에 1만 3000원 대였던 가격이 2018년 1월 6일 240만 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23만 원대에 거래되던 이더리움은 올해 4월 530만 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가격은 반감기 1년 후 고점을 찍고 다음 반감기까지 하락하는 특징을 보였다. 2014년과 2018년 그리고 2021년은 앞서 언급한 반감기 이후 고점 대비 비트코인 가격이 절반 이상 급락했다. 

 

#2018년 디파이 서비스, 2021년 NFT 서비스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다. 가격 변동성을 통제하는 것은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 업체들의 숙제였다. 그들의 고민 끝에 나온 것이 바로 디파이 서비스(DeFi, 탈중앙화금융)다. 디파이 서비스는 업체가 한 암호화폐를 기축으로 생태계를 구성해 여러 암호화폐를 끌어들이면서 시작된다. 별도의 중개자 없이 자유롭게 암호화폐를 다른 암호화폐로 교환할 수 있다.

 

디파이 서비스는 2차 반감기 이후 하락장이었던 2018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업체들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분산된 네트워크를 통해 정부나 금융기관의 통제를 받지 않는 금융 생태계를 만들어갔다. 이더리움을 비롯해 BSC(바이낸스 체인), 테라(Terra), 솔라나 등이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카카오 계열사인 그라운드X도 디파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소비자들은 디파이 서비스를 통해 자신들이 보유 중인 암호화폐를 예치하고 보상으로 이자를 받는다. 디파이 서비스 이자율은 금융기관의 예·적금 이자율보다 수배에서 많게는 수십 배가량 높다는 장점이 있다. 업체로서는 암호화폐에 대한 유동성을 어느 정도 제한해 가격 변동성을 줄일 수 있었다. 디파이 서비스의 인기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지난 4월 디파이 서비스에 예치된 자금의 총 가치(TVL)가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약 111조 8000억 원)를 넘어섰다.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이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겪으면서 디파이 서비스 예치 자산도 함께 감소 중이다. 그러면서 디파이 서비스는 한계점을 노출됐다. 금융기관의 예·적금은 이자율은 낮지만 적어도 원금을 잃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디파이 서비스는 예치한 암호화폐의 가치가 얼마든지 떨어질 수 있다. 게다가 예치한 금액이 많을수록 이자율도 하락한다. 

 

2018년이 디파이 서비스 흥행의 원년이었다면 2021년에는 NFT 서비스의 관심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NFT 마켓인 오픈씨에서 판매 중인 NFT 토큰들. 사진=오픈씨 홈페이지 캡처


2018년 디파이 서비스가 있었다면 2021년에는 NFT(Non-Fungible Token) 서비스가 있다. 해석하면 ‘대체 불가능 토큰’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토큰이다. NFT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술로 디지털 자산에 복제 불가능한 고유성을 부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각종 예술품, 게임 아이템 등이 NFT 토큰으로 탄생했고,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 2월 발표된 논펀지블닷컴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NFT 시장 규모는 2년 사이 8배 증가했다. 2018년 약 461억 원(4096만 달러)에서 2020년 약 3805억 원(3억 3803만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NFT 서비스의 인기는 올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NFT 서비스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네이버가 라인의 블록체인 사업을 통해 NFT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일본 B리그의 프로농구팀 가와사키 브레이브 샌더스가 라인의 NFT 서비스를 활용한 카드 게임을 시범 출시했다. 카카오도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를 통해 NFT 서비스인 크래프터스페이스를 출시했다. 그라운드X는 세계 최대 NFT 마켓인 오픈씨(OpenSea)와 기술적으로 통합해, 크래프터스페이스를 통해 만든 NFT 토큰을 오픈씨에서 판매할 수 있다. 

 

#정부·금융업계의 대응, 그리고 머스크

 

암호화폐 시장이 큰 틀에서 4년 주기로 반복되는 패턴을 보였지만, 올해는 이전보다 더 많은 변수가 혼재한다.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각국의 정부 고위급 인사나 금융기관의 전문가 혹은 특정 기업인이 소셜 미디어나 공식 석상에서 암호화폐를 언급하면 전례 없는 가격 상승과 하락이 벌어진다. 대표적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해 자주 언급하는데, 그때마다 가격이 요동친다.

 

일론 머스크 CEO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오피니언 리더다. 그의 말 한마디가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암호화폐의 가격이 요동친다. 사진=연합뉴스


각국 정부기 암호화폐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것도 변수다. 중국은 암호화폐를 금지하려는 대표적인 국가다. 중국은 5월 21일 류허 부총리 주재로 열린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에서 비트코인의 채굴과 거래를 모두 금지한다고 밝혔다. 각 지방정부도 암호화폐 채굴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암호화폐 해외 거래소 검색까지 차단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우회 투자’까지도 규제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반면 중남미의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하는 법안이 “의회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고 알렸다.

 

우리나라의 경우 3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 시행으로 암호화폐 거래소 등 가상자산사업자 규제를 시작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가상자산 업권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 발의안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업 또는 보관관리업을 하는 사업자 혹은 일반적인 가상자산업을 하는 경우 금융위원회에 등록 혹은 신고해야 한다.

 

금융기관의 참여도 늘고 있다. 해외에서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등장했고, 국내의 경우 기업들의 암호화폐를 관리하는 서비스가 출시되었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가 나오고, 금융기관이 여러 상품을 낸다는 것은 암호화폐가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하나의 신호다. 무작정 금지할 것이 아니라 제도권에서 암호화폐를 관리하면 충분히 이 시장은 기술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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