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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취소하고 택시를 '타다', 상장까지 갈 수 있을까

1년 못 채우고 대리운전 서비스 종료, 택시도 가시밭길…타다 "서비스 개선, 구독 등으로 차별화 꾀할 것"

2021.08.04(Wed) 14:48:08

[비즈한국]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가 대리운전 서비스 출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택시 서비스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타다의 가맹 택시 서비스인 ‘타다 라이트’ 운영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타 플랫폼운송사업자들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생존 전략을 꾀하고 있는 반면, 타다는 독자 노선이라는 어려운 길을 택했기 때문. 가맹 택시 특성상 서비스 차별화가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요금 할인 이벤트로 당장 이용자 확보에는 성공했으나 일시적이라는 지적도 잇따른다. 타다 관계자는 “기존 지역에 서비스를 강화하고, 이용자들에게 이동 편의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향후 사업 방향을 밝혔다.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생존을 꾀한 타 플랫폼운송사업자들과 달리 독자 노선이라는 어려운 길을 택한 타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타다 유튜브 영상 캡처


타다는 7월 28일 공지사항을 통해 타다 대리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지난해 10월 대리기사를 모집하며 시작한 이 서비스는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운영을 중단했다. 타다는 “타다 대리 서비스는 8월 27일까지 운영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의 장기화로 인해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타다 대리 서비스와 함께 시작한 가맹 택시 서비스인 ‘타다 라이트’ 역시 상황이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 현재 택시 시장에서는 플랫폼운송사업자 간 연합 전선이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일단 중소형 플랫폼운송사업자들이 업계 1위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을 잡았다. KST모빌리티, 코나투스, 코액터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지난 7월 ‘택시 플랫폼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각 사의 서비스인 ‘마카롱 택시’, ‘반반 택시’, ‘고요한M’에 소속된 택시 기사들은 ‘카카오T 택시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우버·티맵모빌리티 연합군에 이어 또 다른 연합군이 생긴​ 셈이다. 

 

이들의 제휴 움직임은 타다에게는 악재다. 타다의 입지가 두 연합에 비해 턱없이 좁기 때문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T의 경우 4~7월 평균 이용자 수가 116만 명에 달한다. 우버·티맵모빌리티가 4월 출시한 ‘우티 택시’의 경우 같은 기간 평균 8만 6000명 정도가 이용했다. 반면 타다의 경우 같은 기간 월 평균 이용자 수는 1만 명 초반 수준에 머문다.

 

이로 인해 타다는 향후 기존 가맹 택시 유지 및 신규 가맹 택시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KST모빌리티와 코나투스는 이용자 수에서는 타다에 한참 못 미치지만, 공급량만큼은 타다와 비슷하거나 타다를 압도하고 있다. 이 업체들의 공급량이 카카오모빌리티에 흡수되면서 세 업체 모두 시너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 택시 사업에 대기업들이 참전하면서 중소형 플랫폼운송사업자들이 경쟁력을 잃어가는 상황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의 협력은 중소형 플랫폼운송사업자들이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중소형 플랫폼운송사업자들은 이번 협약으로 가맹 택시 기사들의 매출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기존 가맹 택시의 이탈을 막고, 신규 가맹 택시 확보에도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악조건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타다가 돌파구를 어떻게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타다 홈페이지


가맹 택시 서비스가 사업자별 서비스 차별화가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으로 가맹 택시 이외의 유상 운송 사업을 하기 힘든 구조가 됐다. 이 때문에 택시 물량을 최대한 확보해 이용자들에게 얼마나 빨리 택시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됐다. 그게 아니라면 자체적으로 요금을 할인해 이용자들을 유인해야 한다. 

 

한 이용자는 “예전에 카니발 차량으로 운행했던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공간이 넓고 쾌적했으며, 운전기사가 말을 걸지 않는 등 기존 택시를 이용했을 때 불편했던 점이 개선돼 자주 이용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웬만한 택시 업체들이 이 같은 문제점들을 개선했다. 서비스 측면에서 평준화가 이뤄진 것 같다. 반대로 생각하면 특별히 한 업체만을 고집할 이유 역시 사라졌다. 가장 빨리 택시가 잡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더 많이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타다는 이용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요금 할인에 집중하고 있다. 4~5월 두 달간 요금 할인 이벤트를 펼친 데 이어, 모회사인 쏘카의 카셰어링 서비스와 연계한 구독 상품에 타다 라이트 20% 요금 할인 1개월 이용권을 넣었다.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타다에 따르면 타다 라이트 부산 지역 수요는 최근 3개월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부산 지역 타다 라이트 전체 호출 건수는 3월 대비 2배 이상(116.18%) 증가했고, 수요와 공급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운행 완료 건수도 2.5배가량(148.4%) 늘어났다고 한다.

 

그러나 상시 요금 할인 제도가 끝남과 동시에 이용자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타다가 요금 할인 마케팅을 펼친 4~6월 월 평균 이용자 수는 1만 명에서 1만 2000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7월에 접어들면서 평균 이용자 수가 8000명 대로 하락했다. 4~6월에는 하루 이용자 수가 1만 명을 넘은 날이 91일 중 60일로 65%에 달했지만, 7월에는 6건(19%)에 불과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플랫폼운송사업자들이 제 살 길을 찾아 나서면서 타다의 위치가 모호해지고 있다. 타다의 가맹 택시 확보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택시 호출 서비스의 생명은 호출 속도인데, 공급량이 적으면 그 속도도 줄어든다. 단 몇 초 차이로 이용자들은 서비스를 외면할 수도 있다. 다행히 상시 요금 할인 이벤트로 떠나는 소비자를 붙잡는 데 성공했지만, 한계가 분명하다. 이용자가 없으면 결국 택시 기사들도 떠난다”고 말했다. 

 

물론 모회사 쏘카가 타다 대리운전처럼 타다 라이트마저 내려놓을 가능성은 적다. 쏘카는 내년 초 상장을 목표로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서비스 다각화는 IPO(기업공개)를 할 때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또 서비스마다 시장 경쟁력이나 규모 역시 중요하다. 쏘카 입장에서는 타다 라이트가 현재 포지션을 유지하면서 성장까지 해줘야 한다. 

 

타다 관계자는 “서비스 부분에서 차별화하는 게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타다 베이직’을 통해 택시 이용자들의 불만을 ​선제적으로 ​개선한 경험이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방역 강화, 기존 매뉴얼 개선 등 디테일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요금 할인 이벤트의 경우 상시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쏘카의 카셰어링 서비스와 연계된 구독 서비스를 내놓는 등 요금 할인 방법에 변화를 주고 있다. 앞으로도 발전적이고 생산적으로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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