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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가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이 득일까 실일까

망중립성 논란 및 소송전 두고 'K-콘텐츠 기여' 홍보

2021.10.04(Mon) 12:23:24

[비즈한국] 이번 추석연휴를 뜨겁게 달군 화제의 콘텐츠는 단연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이었다. 미국·영국 등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1위를 기록하며 K-콘텐츠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데, 하필이면 2021년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나온 ‘대박’이 넷플릭스에 호재가 되는 모양새다. 정치권이 올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일명 ‘네·카·쿠·배(네이버·카카오·쿠팡·배달의민족)’ 외에도 넷플릭스도 일반증인으로 부르는 등 공세를 펼치겠다는 계획이기 때문. 

 

국회는 오는 5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넷플릭스 측을 증인으로 불러 망 무임승차에 대해 질의를 할 계획이다. 망중립성 논란 속에 SK브로드밴드와 소송까지 벌였지만 패소한 뒤 항소심을 진행 중인 넷플릭스. 일단 국정감사를 앞두고 ‘한국 콘텐츠 생태계에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감 공세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가 ​지난 2019년 11월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 행사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넷플릭스 측은 ‘한국 콘텐츠 생태계에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흥행에 더더욱 도마 위에 오른 넷플릭스

 

문재인 정부 마지막이자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 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플랫폼 독과점, 5G 이동통신과 함께 국내에서 막대한 트래픽을 일으키고도 사용료 한 푼 내지 않는 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제공사업자(CP)들이 망 이용대가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김상희 국회 부의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대상으로 이날 국감에서 “망 트래픽 폭증을 일부 사업자들이 유발하고 있는데 상위 10개 사업자 중 해외 사업자가 6개”라며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실질적으로 80% 이상이다”라고 넷플릭스와 구글(유튜브) 등을 지적했다. 또 “트래픽 1% 이상을 차지하면서 이용자 100만 이상인 5개 사업자에게 망 안정성 의무를 부과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다. 해외 CP가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국정감사에 넷플릭스도 ‘비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점을 미리 언급한 셈이다.

 

사실 넷플릭스의 망 이용료 무임승차 전략은 갈등으로도 불거진 바 있다. SK브로드밴드와는 소송전이 진행 중이다. 망 중립성 논란이 불거지던 지난해 초, 넷플릭스는 먼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년이 넘는 재판 끝에 패소했다. 1심 법원은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인터넷망 연결이라는 유상의 역무를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 넷플릭스가 이에 대한 대가 지급의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넷플릭스의 패소를 결정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항소했고, SK브로드밴드 역시 반소를 제기했다.

 

하지만 넷플릭스처럼 OTT(온라인 동영상 사업자)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기업들은 망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웨이브는 지난해 169억 원, 티빙은 61억 원, 왓챠는 126억 원 수준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CP들도 연간 수백억 원 수준의 망 사용료를 인터넷서비스제공자에게 내고 있다.

 

넷플릭스는 ‘못 내겠다’고 한국에서 맞서고 있지만, 정작 해외에서 망 이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컴캐스트, 버라이즌, AT&T 등 해외 인터넷서비스사업자들에게는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네·카·쿠·배(네이버·카카오·쿠팡·배달의민족)’ 국감이 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넷플릭스 역시 질타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는 이유다. 오는 5일에는 국회 과방위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넷플릭스서비스코리아 측의 일반 증인 출석도 예정돼 있다. 레지날드 숀톰슨 넷플릭스코리아 대표와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스코리아 팀장이 명단에 포함돼 있는데, 5일 열릴 국감에서는 이들을 상대로 넷플릭스의 망 중립성 무임승차 논란에 대한 공세가 예상된다. 

 

#‘오징어게임’ 대박 이유 삼아 위기 넘어갈까

 

‘오징어게임’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등 재미를 톡톡히 본 넷플릭스. 국정감사 등을 앞두고 ‘한국 콘텐츠 생태계 조성에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만 5500억 원의 투자를 통해 K-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밝혔던 넷플릭스는 최근 파트너데이 미디어 온라인 행사에서 파급효과를 거듭 강조했다.

 

‘킹덤’, ‘스위트홈’, ‘D.P.’, ‘오징어게임’ 등을 잇따라 제작한 넷플릭스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7700억 원, 올해만 5500억 원 투자를 약속했다”며 “지난 5년간 투자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5조 6000억 원, 일자리 창출효과는 1만 6000명”이라고 홍보했다. 구체적인 기준이나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는데, 국정감사에서도 이와 같은 ‘K-콘텐츠 생태계 조성 이바지’를 강조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오징어게임’으로 넷플릭스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국내의 콘텐츠를 해외에 판매해서 주된 이득을 얻어가는 콘텐츠 사업자일 뿐”이라며 “이번 국감 때 넷플릭스가 기존처럼 망 무임승차 전략을 내세운다면,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각종 규제 법안들이 더 탄력을 받고 입법화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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