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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회생 '연장 vs 폐지'…MBK 1000억 원이 흔든 판

회생금융(DIP) 3000억 조달이 분수령…담보권자·임대인·납품사·노조 셈법이 다시 짜인다

2026.02.26(Thu) 10:48:11

[비즈한국]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연장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가운데,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긴급 운영자금 1000억 원을 회생금융(DIP)으로 우선 집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막판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겉으로는 “1000억 수혈”이지만, 실상은 회생을 더 끌고 갈지, 절차가 폐지돼 청산 국면으로 넘어갈지의 갈림길에서 이해관계자들의 판단이 어디로 쏠리느냐가 핵심이다.

 

MBK파트너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에 긴급 운영자금 1000억 원을 우선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최준필 기자


법원이 던진 질문은 단순하다.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오는 3월 4일)을 앞두고, 회생절차를 지속할지 폐지할지에 대한 의견을 주요 이해관계자들에게 요구했고, 지속을 원한다면 자금 조달 방안과 새로운 제3자 관리인 추천까지 제출하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생 ‘연장’은 가능하지만, 법원은 “버틸 의지”가 아니라 “버틸 돈”이 실제로 마련되는지부터 보겠다는 의미다.

 

#‘1000억’은 시작일 뿐…법원이 보는 건 ‘3000억 조달’의 현실성

 

홈플러스가 제시한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 초안의 뼈대는 비교적 명확하다. 긴급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3000억 원 규모 회생금융(DIP) 조달, 슈퍼마켓 사업부문(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부실 점포 41곳 정리, 인력 효율화 등이다.

 

홈플러스는 구조혁신이 “계획”에 그치지 않고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4월까지 3474명을 감축하고 인건비 절감 효과가 약 1600억 원으로 추산된다는 주장도 내놨다. 정리 대상 41개 점포 가운데 19개는 연내 영업 종료 계획이라고 밝혔다.

 

MBK의 1000억 원 선집행 시사는 이런 시간표를 맞추기 위한 ‘응급 처치’ 성격이 짙다. MBK가 “관리인 변경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내고, 변경이 이뤄지면 1000억 원을 먼저 집행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이 1000억 원이 곧바로 연장을 보장하진 않는다. 법원이 보려는 것은 첫 단추(1000억)가 아니라, 나머지 자금까지 포함한 3000억 원 조달이 실제로 굴러가는지, 그리고 자금 투입이 곧바로 영업 정상화로 연결되는 설계가 있는지다.

 

#담보권자 메리츠의 ‘두꺼운 담보’…회생의 가장 큰 변수가 되다

 

회생 국면을 ‘연장 vs 폐지’ 게임으로 만드는 건 이해관계자들의 손익계산서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담보를 쥔 채권자와 현장에서 현금이 필요한 주체들의 시간감각이 다르다.

 

보도에 따르면 홈플러스 총 채권은 2조 6078억 원 규모로 거론된다. 이 가운데 1조 2396억 원의 선순위 신탁담보를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이 보유하고 있고, 전국 62개 점포가 담보로 설정돼 있으며 평가액이 약 2조 8000억 원대로 언급된다. 단순 계산으로는 담보 가치가 채권 규모를 상회하는 구조다. 회생이 무산돼 청산으로 전환돼도 원금 회수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이 구조는 역설적으로 회생금융(DIP) 조달을 더 어렵게 만든다. 회생을 계속하려면 신규 자금이 필요하지만, 담보권자 입장에선 추가로 위험을 늘리기보다 기존 담보권을 활용해 회수하는 시나리오가 더 합리적일 수 있다. 실제로 “메리츠는 묵묵부답”이라는 시장 관측과 함께, MBK의 선투입이 ‘배수진’ 성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현장의 현실은 다르다. 자금 경색이 길어지면서 임금 지급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납품대금 지연 여파로 매장 진열대가 비는 사례가 늘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회생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길어질수록, 그 시간 동안 영업 기반이 무너져 회생 가능성이 오히려 낮아지는 역설이 커진다는 뜻이다.

 

이 지점에서 1000억 원의 ‘사용처’가 다시 중요해진다. 같은 1000억이라도 임금·납품대금·임차료 중 어디를 먼저 안정시키느냐에 따라 점포 운영 정상화 속도와 협력업체의 납품 재개, 임대인의 협상 태도가 달라진다. 결국 MBK가 꺼낸 1000억 원은 ‘연장을 위한 명분’이 아니라 ‘현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집행’이어야 다음 자금을 부를 수 있다.

 

홈플러스 회생 국면은 이제 숫자 싸움이 아니라 구조 싸움으로 넘어갔다. 법원은 3월 4일 시한을 앞두고, 3000억 원 회생금융(DIP)이 실현 가능한지, 담보권자와 현장 이해관계자들의 충돌을 조정할 최소한의 합의가 가능한지, 그리고 관리인 교체 카드를 포함한 지배구조 변화가 실질적 정상화로 이어질지까지 한꺼번에 판단하게 된다. MBK의 1000억 원은 판을 흔들었지만, 회생 ‘연장’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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