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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23년 걸친 민영화 숙원 달성, 유진PE가 쥔 키의 향방은?

예보 매각 지분 15.1% 중 유진PE가 4% 인수…예보 추천 비상임이사 대신 유진PE 추천 사외이사 이름 올릴 예정

2021.11.25(Thu) 17:12:46

[비즈한국]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소유한 우리금융지주 주식 9.3%를 민간에 매각하기로 하며 우리금융지주가 공적 자금 투입 23년 만에 민영화에 성공했다. 예보의 다섯 차례 시도에도 번번이 무산되던 매각이 여섯 번 만에 성공했다. 이번 매각 흥행 배경에는 은행의 이자 이익 개선, 금리 인상 등 인수에 매력적인 요소들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매각으로 23년 동안 원금 밖에 회수하지 못한 예보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영화 숙원을 이룬 우리금융은 그룹 성장을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그룹 본점. 사진=박정훈 기자


예보는 보유하던 우리금융 지분 15.1% 중 9.3%를 매각해 8977억 원 상당을 회수할 예정이다. 이 지분은 유진프라이빗에쿼티(유진PE) 4%, KTB자산운용 2.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 두나무, 우리금융사주조합이 각 1%를 매입한다. 이번 매각으로 예보는 우리금융의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우리사주조합이 1대주주로 올라섰다. 1주당 매각 가격은 1만 3000원 초·중반대로 알려졌으며 원금회수주가인 1만 2056원을 상회했다.

 

다만 23년 동안 원금밖에 회수하지 못한 예보에 대한 비판의 여론은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IMF 당시 대기업들의 줄도산과 함께 은행의 손실도 불어나며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합병에 이어 광주·평화·경남은행도 편입되며 2001년 우리금융지주가 설립됐다. 

 

2004년 이후 예보는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본격적인 지분 매각에 나서 2009년까지 43%를 매각했다. 2010년부터 보유한 지분 57% 통매각을 추진했으나 수차례 고배를 마셨다. 이후 지방은행과 비은행 계열사 등을 분리 매각하며 원금 일부를 회수했다.

 

이번 매각으로 예보는 우리금융에 투입된 공적자금 12조 8000억 원 중 12조 3000억 원(96.6%)를 회수하게 되며, 남은 5.8%의 지분을 주당 최소 1만 193원에 매각하면 투입된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하게 된다. 

 

한편 2019년 금융당국은 “직접적인 원금 회수뿐만 아니라 우리금융을 민영화함으로써 금융시장 발전에 기여하는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나머지 지분도 신속하게 매각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23년 숙원인 민영화를 성공하며 정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경영 자율성을 확보했지만 비은행 계열사 강화 등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다. 초저금리가 오랫동안 이어지며 비은행 부문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4대 금융그룹 실적 중 증권, 카드,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이 차지한 비율은 신한 46.9%, KB 45.2%, 하나 37.3%, 우리 18.5% 순이다.

 

우리금융이 비은행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지 못하는 까닭은 예보가 공적자금 회수 당시 2014년 4월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인 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우리금융저축은행 등을 패키지로 NH농협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우리금융은 꾸준히 비은행 부문에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우리금융은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보험사와 증권사가 없지만,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는 동안 공격적으로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을 추진하지 못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비은행 부문 역량 강화를 통해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비중을 최대 6대 4까지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은 최근 금감원에서 내부등급법을 승인 받아 최대 2조 원까지 출자여력이 생겨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을 위한 실탄까지 확보된 상황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총괄(CFO) 전무는 올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에서 “우리금융과 가장 높은 시너지가 기대되는 부문은 증권”이라고 밝힌 만큼 증권사 인수합병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유력 인수 후보로 SK증권, 유안타증권, 이베스트 증권 등이 언급되지만 증시 활황으로 증권사 몸값이 치솟고 있어 가격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금융 지분 4%를 인수해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한 유진PE의 영향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우리금융지주는 손태승 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5명, 비상임이사 1명 등 8명으로 구성돼 있다. 내년 주주총회에서 예보 추천으로 뽑혔던 비상임이사는 물러날 예정이며 유진PE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2019년 우리금융 배당성향은 27%였지만 지난해 금융당국의 배당성향 20% 제한 권고에 따라 19.86%까지 낮췄다.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2조 1983억 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2.8%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유진PE에서 추천한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포함되면 우리금융의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더욱 힘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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