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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신통기획' 탈락 자양1·2구역, '현금청산비율' 놓고 옥신각신 속사정

서울시 "현금청산자 반대하면 사업 차질"…주민들 "공모기준에 없어, 미리 알았다면 관리했을 것" 반발

2022.01.17(Mon) 11:41:45

[비즈한국] 정부와 서울시가 정비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투기성 거래를 막기 위한 ‘현금청산’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현금청산은 입주권이나 분양권을 포기하는 대신 주택의 가치를 돈으로 정산 받고 소유권을 넘기는 것을 말한다. 정비사업마다 기준일이 제각각인 데다,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매매한 경우도 현금청산 대상으로 분류돼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최근에는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에서 제외된 일부 지역이 서울시가 현금청산자 비율을 탈락 근거로 내세운 것이 불합리하다며 단체 행동에 나섰다.​

 

사진=강은경 기자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선정 이후 ‘현금청산’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다. 신통기획 후보지에서 탈락한 자양2구역 주택가의 모습으로, 노후한 주택이 많지만 일부 구역은 신축 빌라가 넓은 면적에 자리잡고 있었다. 사진=강은경 기자

 

#자양1·2구역 “기존 평가기준에 없는 항목, 납득 어렵다”

 

지난 7일 광진구 자양1구역과 2구역 소유주는 서울시청 앞에 모여 신통기획 후보지 미선정 규탄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신통기획 선정지에서 탈락한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재심의를 요구했다. 광진구 자양2구역은 신통기획 정량 점수 80점대를 받아 광진구 1순위로 서울시 최종 심사에 올랐다. 노후도는 89%, 노후 연면적 약 80%, 접도율 32.4% 등 감점 사항이 없고 재해위험, 주차난 등으로 오히려 가점이 적용된다는 게 자양2구역의 설명이다.

신통기획은 민간이 주도하는 정비사업에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단계부터 개입해 사업추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업 주체는 민간이지만 서울시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절차적으로 지원해 사업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서울시는 자양1·2구역의 현금청산비율이 높아 향후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있다고 탈락 이유를 밝혔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현금청산자 비율은 자양1구역과 2구역이 각각 18%, 13%, 강남 대청마을 B·C구역은 8%대였다.

주민들은 사전 공모기준에 없던 항목을 탈락 근거로 삼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9월 23일자 서울시의 공모 공고안에 따르면 후보지 선정은 정량적 평가에 자치구 여건 및 구역의 정책적 요건을 더해 후보지를 선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노후 동수와 노후 연면적, 과소필지, 접도율, 호수밀도 등의 기본점수에 주민 반대율과 사용비용보조, 구역면적 등이 감점 요인으로 반영된다.

현금청산 대상자를 구분하는 권리산정 기준일은 후보지 선정 기준이 아니라 선정 이후 투기 방지책에 포함됐다. 후보지로 선정된 구역은 지분 쪼개기, 비경제적인 건축행위, 갭투자, 분양사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공모 공고일인 9월 23일을 권리산정 기준일로 삼고 선정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건축허가 제한을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자양2구역은 현금청산자 비율의 기준이나 언급이 미리 있었다면 추진위원회에서 지속적인 건축허가 관리를 요청했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공공재개발 및 공공주도 3080 등 앞선 정비사업 선정 과정에서 현금청산자 비율을 고려한 사례가 전무하고, 현금청산자 비율이 탈락 유무를 판가름할 만큼 중요한 항목이었다면 사전에 고지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시가 산정한 현금청산자 비율에 오류가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아직 준공조차 되지 않은 건물에 과도하게 산출한 수치라는 것이다.​

 

서울시는 자양1·2구역의 현금청산자 비율이 높은 만큼 이들의 반대가 클 경우 사업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고 미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자양 2구역 인근에서 주택재건축 정비사업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강은경 기자


#서울시 “구청의 관리 미비, 현금청산자 반대로 사업 차질 가능성 높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시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신통기획을 통한 재개발·재건축사업 현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광진·강남·중구 등) 탈락지역은 지분 쪼개기, 주민반대 때문에 제외됐다”며 “5월 26일 공모계획을 발표했음에도 그 뒤에 (자치구가) 신축 허가를 내줬고 권리산정일 이후에도 허가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건물 신축 허가권을 쥔 관할 구청이 유의해서 관리했어야 하는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광진구의 경우 구청의 관리 미비로 지분 쪼개기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서울시는 추후 현금청산 대상자가 사업 추진을 반대하고 나서면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신속성’에 무게를 둔 신통기획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권리산정일 이후에 산 주택은 분양권이 나오지 않는다.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개발 이익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시세보다 낮은 금액을 받고 나가야 할 수 있어 현금청산자가 많을수록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다.

현금청산을 둘러싼 잡음은 지난해 정부가 2·4공급 대책을 발표한 이후 어느 정도 예견됐던 문제다. 추진 주체별로 정비사업이 다양해지고 권리산정일 기준도 제각각이라 시장에서는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신통기획의 경우 이번에 선정된 구역은 2021년 9월 23일이 권리산정일이다. 미선정 구역을 포함, 향후 공모를 신청하는 구역은 올해 1월 28일이 기준일로 적용된다. 이 밖에도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2021년 6월 29일, 공공재개발 2차는 지난해 말일이 기준일이다.

현금청산 제도 자체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현재는 예측 불가능성이 커졌다는 문제도 있다.

지난해 정부는 2·4공급 대책을 통해 대책 발표일 이후 매입한 주택이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또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대상지에 포함될 경우 현금청산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이른바 ‘딱지’를 얻기 위해 유입되는 투기 세력을 차단한다는 취지다. 현금청산 기준일은 국회가 근거 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6월 29일로 조정됐다.

기존 정비 사업의 경우 사업 지역이 정해지더라도 일정 단계까지는 거래가 허용됐다. 주택을 살 경우 자신이 현금청산 대상자인지 살펴본 뒤 거래를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예측에 의존해야 한다.

권리산정일 기준만으로는 실거주와 투기 유입을 구분하기 어렵다. 자양2구역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갑자기 생긴 잣대에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해까지도 신축 빌라 허가가 나왔다”며 “청담, 삼성, 강북으로의 직주 근접이 좋아 실거주 목적으로 매매한 사람들도 많은데 차후에 사업에 선정되더라도 기준일 안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투기로 분류돼 현금을 받고 나가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개발을 원하지 않고 투기 목적이 아닌 권리자의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보완책 요구도 거세다. 인근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재개발 지정이 된다고 해도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후보지 지정을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거래를 막아버린 것과 다름없다. 투기 거래를 막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현장에서는 답답하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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