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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첫 셀카'를 공개합니다!

별빛을 받으며 촬영한 첫 테스트 이미지…한 달 동안 거울의 초점 미세 조정 진행

2022.02.21(Mon) 10:41:57

[비즈한국]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드디어 첫 번째 인증샷을 보내왔다. 그런데 사진을 얼핏 보면 실망스럽다 못해 당황스러울지 모른다. 모두가 기대했던 우주 최초의 별과 은하들의 찬란한 모습은 전혀 없다. 그저 까만 배경 위에 작고 흰 얼룩이 이곳저곳에 아무렇게나 뿌려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허블 우주 망원경을 훨씬 뛰어넘는 성능을 자랑할 거라며 호들갑을 떨었던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미션이 결국 실패한 걸까?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드디어 첫 번째 인증샷을 보내왔다. 까만 배경 위에 작고 흰 얼룩이 아무렇게나 뿌려져 있는 것 같다고? 실망하기엔 이르다. 사진=NASA/JWST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다. 이 시시해 보이는 첫 번째 사진은 제임스 웹이 계획대로 잘 굴러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망원경은 아직 초점을 맞추지 않은 상태다. 이번 여름까지 계속 거울을 움직이고 조절하면서 흐릿한 초점을 맞춰 나가게 된다. 과연 아무도 없는 우주 한복판, 라그랑주 2 포인트에서 혼자 궤도를 돌고 있는 제임스 웹은 어떻게 초점을 맞추는 걸까? 그리고 이 허전해 보이는 사진에는 대체 무엇이 담겨 있는 것일까?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어떻게 초점을 조절할까?

 

지난 달 말 드디어 제임스 웹은 최종 궤도, 라그랑주 2 포인트 주변에 안착했다. 최종 궤도까지 가는 동안 가장 불안했던 주경과 부경, 그리고 태양빛 가림막도 모두 잘 펼쳐졌다. 그리고 지난 2월 2일 제임스 웹은 드디어 빛을 받아 보기 시작했다. 제임스 웹은 큰곰자리 방향으로 약 258광년 거리에 놓인 별 HD 84406​​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별은 주변 가까운 곳에 비슷한 밝기로 빛나는 별이 없기 때문에 제임스 웹의 첫 번째 타깃으로 선정되었다. 아직 망원경의 초점이 맞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주변에 비슷한 밝기의 다른 별빛이 찍혀서 헷갈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제임스 웹은 156번이나 조금씩 방향을 바꿔가면서 이 첫 번째 타깃 별 주변 방향의 하늘을 훑어봤다. 아직 망원경의 거울 초점이 완벽하게 맞춰지지 않아 망원경이 바라본 별이 정확히 어디에서 보일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제임스 웹은 타깃 별 주변의 보름달만 한 크기의 하늘을 훑어보면서 총 1560장의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54기가바이트, 20억 픽셀에 달하는 제임스 웹의 첫 데이터가 완성되었다. 

 

제임스 웹의 첫 연습 타깃이 된 별 HD84406은 큰곰자리에 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에 탑재된 다양한 촬영 장비들은 동시에 넓은 다양한 화각의 하늘을 담는다. 사진=NASA/JWST

 

제임스 웹의 주경은 하나의 커다란 단일경이 아니다. 육각형 모양의 작은 조각 거울들이 여러 개 모여 있다. 각 조각 거울의 크기는 1.3m다. 거울 여러 개를 모았을 때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벌집처럼 육각형 모양을 택했다. 육각형 모양의 거울 18개가 둥글게 모여서 전체 지름 6.5m인 커다란 거울을 완성한다. 그래서 제임스 웹이 선명하게 우주를 보려면 이 18개의 모든 조각 거울이 완벽하게 각도를 맞춰서 하나의 초점으로 맞춰져야 하다. 

 

아쉽게도 아직은 거울들의 각도가 미세하게 틀어진 상태다. 그래서 각 조각 거울에 반사된 별빛이 조금씩 다른 각도로 들어와 검출기에 도달한다. 바로 이것이 앞에서 본 제임스 웹의 첫 사진에서 점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가 이곳저곳에 찍힌 이유다. 이 사진 속 밝게 빛나는 작은 점들은 모두 하나의 별 HD 84406의 모습이다. 18개의 조각 거울의 방향이 조금씩 어긋나서 각 거울에 반사된 18개의 별빛의 이미지가 조금씩 다른 자리에 찍힌 것이다. 이제 제임스 웹은 앞으로 약 한 달 동안 18개의 밝은 점이 중앙의 한 점에 모이도록 조각 거울의 방향을 미세하게 조절을 하게 된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주경은 18개의 조각 거울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NASA/JWST

 

한편 사진을 잘 보면 사진에 담긴 18개의 밝은 점들이 흐릿하게 퍼져 보이는 정도도 조금씩 다른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조각 거울들의 곡률이 현재 미세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초점이 조금 더 빗나간 거울에 반사된 별빛은 좀 더 흐릿하고 퍼져 보인다. 천문학자들은 거울에 반사된 별빛의 이미지를 보고 각 거울의 곡률과 초점을 따로따로 미세하게 조절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별에서 온 빛이 완벽한 점광원(point source)의 형태로 보일 수 있도록 조절해 나간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각 조각 거울 뒤에 숨어 있는 액추에이터 장치. 사진=NASA/JWST

 

아무도 없는 우주 공간에서 외롭게 궤도를 돌고 있는 제임스 웹은 대체 어떻게 거울을 조절하고 초점을 맞출 수 있을까? 그 비밀은 바로 제임스 웹의 거대한 금빛 거울 뒤에 숨어 있다. 18개의 육각형 조각 거울 뒤에는 거울에 힘을 줘서 거울의 방향을 틀거나 거울의 곡률을 변형시키는 장치가 숨어 있다. 바로 ‘액추에이터(actuator)’다. 각 조각 거울 뒤에는 120도 간격으로 한 쌍씩 여섯 개, 그리고 거울 한가운데 하나 더 총 일곱 개의 액추에이터가 있다. 

 

이 액추에이터들은 총 일곱 가지 자유도로 거울을 변형하고 조절한다. 우선 120도 간격으로 한 쌍씩 붙어 있는 액추에이터들은 총 여섯 가지 자유도로 거울의 방향과 각도를 바꾼다. ①거울을 위아래로 기울이거나 ②거울을 오른쪽 왼쪽으로 기울이거나 ③거울을 회전시킨다. 또 ④거울을 수평 방향으로 이동시키거나 ⑤수직 방향으로 이동시키거나 ⑥앞뒤로 이동시킨다. 여기에 더해서 거울 한가운데 연결된 일곱 번째 액추에이터는 육각형 모양 거울의 여섯 꼭지점 끝에 버팀대(strut)으로 연결되어 있다. 가운데에 붙어 있는 액추에이터가 움직이면서 거울에 부하를 가하며 거울을 휘게 한다. ⑦거울 전체의 곡률을 바꾸면서 각 거울의 초점을 조절한다. 

 

각각 따로 노는 조각 거울들을 하나의 커다란 거울처럼 만들기 위해선 아주 정밀한 미세 조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제임스 웹은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만 분의 1 수준의 미세 조정을 수행한다. 

 

조각 거울을 하나하나 움직이고 휘면서 전체 망원경 거울의 초점을 맞추는 방식은 거대 지상 망원경에서도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런 거대한 망원경들은 육중한 망원경 거울 자체 중량에 의해 시간이 지나면서 구조물이 휘고 초점이 어긋날 수 있다. 또 높은 산 꼭대기에 있는 천문대의 특성상 강풍으로 인한 진동 때문에 구조물이 흔들릴 수 있다. 이런 오차가 발생할 때마다 거대 망원경의 거울 뒤에 숨어 있는 피스톤 같은 액추에이터들이 미세하게 움직이면서 휘어진 거울의 곡률을 다시 조절하고 어긋난 초점을 바로잡는다. 

 

액추에이터는 유압이나 전자석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동된다. 이렇게 망원경 중량이나 바람으로 인한 진동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틀어진 망원경 거울의 초점을 다시 조절하는 방식을 능동광학(Active optics)이라고 부른다. 제임스 웹의 경우에는 아주 작은 모터와 기어 장치로 돌아간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거대 지상 망원경에서 쓰던 방식을 땅이 아닌 우주 궤도에서 수행하는 엄청난 시도를 하는 셈이다. 

 

앞으로 한 달간 초점을 맞출 준비를 하기 위해 이번 첫 타깃을 촬영하면서, 제임스 웹은 한 가지 특별한 사진을 더 촬영했다. 18개의 조각 거울들이 아름답게 쫙 펼쳐지며 완성된 주경의 셀카를 담아냈다. 바로 아래 사진이다. 

 

제임스 웹이 촬영한 자신의 주경을 찍은 거울 셀카. 사진=NASA/JWST


이 사진은 제임스 웹 망원경에 탑재된 주요 장비 NIRCam 안에 들어 있는 특수 렌즈로 촬영했다. 이 장치는 밤하늘을 보지 않는다. 오직 제임스 웹의 거울만을 찍는다. 망원경이 관측을 하지 않고 쉬는 동안 거울들이 잘 정렬되어 있는지, 초점이 잘 맞춰져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들어간 장치다. 제임스 웹 망원경의 얼굴 자체가 커다란 거울이니, 어쩌면 거울 스스로가 찍은 ‘거울 셀카’라 할 수 있겠다. 제임스 웹의 거울 셀카를 보면 18개의 조각 거울 중에서 딱 하나만 눈부시게 밝게 빛나고 있다. 딱 이 거울의 방향이 타깃 별을 올바르게 바라보고 있어서 거울에 반사된 타깃 별의 별빛이 곧바로 부경을 거쳐 검출기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천문학자들은 계속 셀카를 촬영해 나가면서 앞으로 제임스 웹의 거울들이 잘 정렬되었는지, 초점이 모두 맞춰졌는지를 점검하게 된다. 

 

오늘 밤 하늘에 떠 있는 국자 모양의 북두칠성을 찾아보자. 그리고 그 북두칠성을 품고 있는 별자리, 큰곰자리를 그려보라. 밤하늘에 떠 있는 큰곰의 목덜미 부근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별 HD 84406의 방향을 눈에 담아보는 건 어떨까? 바로 그 순간 당신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과 같은 우주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참고 

https://webb.nasa.gov/content/observatory/instruments/nircam.html

https://webb.nasa.gov/content/observatory/ote/mirrors/index.html

 

필자 지웅배는? 고양이와 우주를 사랑한다.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를 보고 우주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및 근우주론연구실에서 은하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진화를 연구하며, 강연과 집필 등 다양한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고 있다. ‘썸 타는 천문대’, ‘하루 종일 우주 생각’, ‘별, 빛의 과학’ 등의 책을 썼다.​​​​​​​​​​​​​​​​​​​​​​​​​​​​​​​​​​​​​​​​​​​​​​​​​​​​​​​​​​​​​​​​​​​​​​​​​​​​​​​​​​​​​​​​​​​​​​​​​​​​​​​​​​​​​​​​

지웅배 과학칼럼니스트

galaxy.wb.z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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