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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러시아에 투자? "불구덩이에 기름지고 뛰어드는 격"

러시아 관련 경제지표 급락하자 오히려 투자 움직임…전문가들 "매우 투자에 유의해야" 경고

2022.03.02(Wed) 17:53:49

[비즈한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전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하게 출렁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특히 러시아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루블화 가치는 같은 날 달러 대비 30%가 급락했고, 러시아 주가는 이달 들어 30% 이상 하락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중앙은행은 현지시간 28일 기준금리를 9.5%에서 20%로 대폭 올렸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일부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러시아의 국제보유고 접근을 제한하는 등 금융 제제에 나서자 이에 대응하고, 외국 자본 이탈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여기다 러시아는 금융 시장 붕괴를 우려해 지난달 28일부터 증권시장과 파생상품 시장 거래를 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러시아에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물론 이런 상황에 러시아에 투자하는 것이 웬말이냐는 투자자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들도 있긴 마련이다. 러시아 통장이라도 만들어서 예금이나 적금을 들고 싶다거나 루블화에 투자하는 것은 어떻겠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아니, 이미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도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등 관계자들이 28일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 앞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즉각 중단, 평화적 해결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러시아 증시가 급락하자 발빠른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레버리지 ETF에 눈을 돌렸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손해볼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미국 ETF 운용사 디렉시온은 현지시간 2월 28일 러시아 지수를 2배 추종하는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러시아 2배 ETF(RUSL)’​을 상장폐지한다고 공지했다. 디렉시온은 “미국과 기타 국가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 증시 투자에 제약이 생겼다”​며 “​펀드 고문인 래퍼티 자산운용사의 권고에 따라 펀드를 청산하는 게 최선의 이익이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 투자자는 “​고점에 소액이 있는데 상폐문자가 왔다”​며 답답해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러시아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인 ‘KINDEX 러시아MSCI(합성)’ ETF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이 극적인 평화협정으로 마무리되면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일 것이란 판단때문이었다. 

 

하지만 해당 ETF의 괴리율은 지난달 28일 기준 30%를 넘어서며 적정 가치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급락세도 멈출 수 없었다. 23일만 해도 해당 상품은 2만 5000원 대에서 거래됐지만 28일 기준 1만 9000원까지 내려왔다. 국내에 있는 해당 ETF도 청산될지 모를 일이다. NH투자증권은 1일 “미국의 해외자산통제국(OFAC)기구 제재에 따른 매매 금지 조치로 러시아 소재 기업·ETF 매매 시 사전 예고없이 주문이 거부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공지했다. 불확실성이 너무 큰 상황이다. 

 

러시아도 외국인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의 러시아 내 자산 회수를 제한하는 극단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상황이 짙은 안갯속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 러시아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투자 불가능한 시장이 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러시아 투자는 매우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러시아에 투자하며 극한의 공포와 위험을 무릅쓰는 대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나은 선택일 것이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지수와 업종, 기업, ETF 등은 낙폭이 컸던 부분 위주의 반등이 나타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연초 이후의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대형주 위주의 접근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또 "지역별로는 유럽보단 미국을 선호한다"며 “정책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기업들의 실적 측면에서도 유럽이 미국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이센의 장군 클라우제비츠는 저서 ‘전쟁론’​에서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해서 수행되는 정치의 연장에 불과하다”​고 정의했다. 정치는 계속돼야 하지만, 전쟁은 계속돼서는 안된다. 한 명의 전쟁광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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