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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어쩌나…'코로나 거품' 꺼지자 드러난 '8대 연금' 취약성

최근 2년 수익률 높았지만 미국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금융시장 불안에 우려 커져

2022.04.29(Fri) 16:01:45

[비즈한국]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난, 포스트 코로나 흐름에 따른 수급 불균형 등이 겹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러한 금융시장 변화가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더욱 취약해진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8대 사회보험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대선 때부터 연금 개혁 문제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최근 금융시장 상황 악화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내각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개혁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 20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국민연금공단에서 열린 현안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인수위사진취재단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집은 연금문제와 관련해 ‘국민 모두를 위한 상생의 연금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담지는 않았다. 윤 당선인도 대선 후인 3월 21일 6개 경제단체장과 회동한 자리에서 “노동과 연금개혁은 중장기적으로 진행하겠다”며 당장 연금 개혁에 시동을 걸지는 않을 뜻을 보였다. 연금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는 거리를 둔 표현이었다.

 

국민연금은 현재 수준이 유지되면 2042년 적자로 돌아서고 2057년에는 기금이 바닥을 보이게 된다. 공무원·군인 연금은 노무현 정부에서 공무원 일자리를 대폭 늘리면서 정부가 향후 부담해야 할 연금 충당 부채가 1113조 2000억 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그럼에도 윤 당선인이 연금개혁에 미온적 자세를 보인 것은 당장 눈앞에 다가온 6·1 지방선거 문제도 있지만 국민연금 등 8대 사회보험 수익이 최근 들어 대폭 늘어난 데 있다. 

 

각 정부 부처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8대 사회보험의 수익은 코로나19 기간을 겪으면서 오히려 대폭 증가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확장적 재정·통화 정책을 쓴 덕분이었다. 시중에 유동성이 급증하자 주식·채권·부동산 가격이 뛰면서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정부 각 부처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익 증가율은 2018년에 전년 대비 4.5%에 그쳤지만 코로나19에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확장 정책을 본격화한 2020년 9.3%로 뛰더니 지난해에는 29.9% 급증했다. 건강보험도 2018년 7.1%였던 수익 증가율이 지난해 9.6%를 기록했고, 사학연금은 같은 기간 -2.1%로 마이너스였던 수익증가율이 22.2%로 뛰었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수익증가율이 낮기는 했지만 8대 사회보험 전체 수익증가율은 2017년 6.1%에서 지난해 16.3%까지 상승했다. 

 


특히 해외주식와 채권 수익률이 높았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 수익률은 29.5%나 됐다. 해외채권 투자 수익률은 7.1%에 그쳤지만 국내주식 투자 수익률(6.7%)이나 국내채권 투자 수익률(-1.3%)보다는 높았다. 공무원 연금도 해외주식 투자 수익률이 29.4%였고, 군인연금은 30.0%나 됐다.

 

사학연금도 해외주식 투자로 27.1%의 수익을 올렸고,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둘 모두 30.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주식 투자 수익률이 4~6%, 국내채권 투자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였던 점에 비하면 높은 수익률이다. 높은 수익으로 연금 재정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게 되면서 개혁 이야기가 수그러든 셈이다. 

 

하지만 최근 연준과 한국은행은 물론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긴축에 들어가면서 올해는 이러한 투자 수익을 얻기는 사실상 어렵다. 수급 불균형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속 물가 상승) 우려도 걸림돌이다.

 

이러한 악재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채권 금리는 오름세(채권 가격 하락)를 기록하면서 올해 주식과 채권 투자 수익률은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 원 달러 환율도 크게 오르면서 외국인 투자자 유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역시 예고된다. 개혁을 마냥 미루고 있다가는 수익률이 떨어진 연금의 소진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이러한 금융시장 흐름을 의식한 듯 최근 들어 인수위와 내각 후보자들이 연금개혁에 시동을 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18일 인수위 출범 한 달 기자간담회에서 “빠른 시간 내 연금개혁을 할 수 있는 사회적 대통합기구를 만들어서 모든 관계자들이 모여 논의 시작하는 것까지 저희 인수위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개정부 장관 후보자도 4월 25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연금 개혁이 없으면 연금의 재정 안정성이 훼손되고 청년세대의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며 공적 연금 전반에 대한 개혁 방안 마련을 공언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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