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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 일해 7000원도 못 벌어…폐짓값 하락에 폐지수거인들 생계 위협

폐짓값 9개월 만에 3분의 1토막…올 초 1kg당 120원에서 현재 40원 수준

2022.11.15(Tue) 17:04:36

[비즈한국] 추워지는 날씨 속 수북이 쌓인 폐지를 담은 손수레를 이끄는 분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한다.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폐지수거인은 새벽부터 거리를 나선다. 

 

허리가 굽은 폐지 수거인이 100kg 남짓한 폐지를 들고 고물상에 방문했다. 사진=정동민 기자

 

이들의 노동 가치는 1시간에 900여 원, 현재는 폐지 가격이 더욱 하락해 이조차도 벌지 못하는 폐지수거인이 증가했다. 15일 기준 폐지 1kg 가격은 40원, 지난 2월 120원에서 3분의 1토막이 났다. 

 

15일 광진구 고물상 앞에서 만난 한 노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폐지 1kg당) 40~50원 사이였는데, 현재는 40원이 고정 가격이다. 새벽 4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약 100kg의 폐지를 회수했는데, 방금 4000원을 받고 나오는 길이다. 오늘은 폐지가 많이 나와서 100kg을 수거했지만 평소에는 이것보다 더욱 적게 수거한다”고 설명했다. 

 

성인 남성 키를 훌쩍 넘기는 폐지를 수거해 온 노인 B 씨는 “이틀 동안 170kg의 폐지를 수거했다. 이틀 동안 약 10시간 동안 주웠는데, 수중에 들어온 돈은 7000원이 채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있던 다른 노인들도 비슷했다. 5000원이 채 되지 않는 금액을 손에 쥐고 손수레를 끌고 거리로 다시 나섰다. 

 

폐지 120kg을 교환하고 받은 돈을 보여주는 노인. 사진=정동민 기자

 

불과 9개월 만에 폐지 가격이 3분의 1토막 나며 노인들은 폐지 수집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국내·외 경기 둔화까지 겹쳐 폐짓값은 더욱 낮아질 수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국회도 폐지수집 노인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입법조사처에 노인복지법·고령자고용법 개정 조사를 의뢰한 뒤 11월 중 발의할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법률 개정안은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런 상황 속 서울대학교와 엄백용 밸런스인더스트리 사장은 폐지수거인의 경제가치 창출에 대해 인식하고 여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대학교 끌림은 폐지수거인을 위한 경량화된 폐지수거용 손수레를 제작하고 광고판을 부착해 발생하는 광고 수익 일부를 돌려주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신유진 끌림 대표는 “경량화된 손수레를 제작해 광고를 부착하고 발생하는 수익 일부를 폐지 수거인 분들에게 되돌려주고 있다. 현재는 활동들이 많이 알려져 기업에서 먼저 광고를 해주는 경우도 생겼고, 발생하는 수익을 최대한 되돌려드리고자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진행되지 못했던 폐지수거인 설문조사를 재개해 자체적으로 폐지수거인과 관련한 여러 통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학교 끌림이 제작한 경량화된 손수레. 사진=정동민 기자

 

신 대표는 “뿐만 아니라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폐지수거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여러 물품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법 개정 등을 통해 폐지수거인들의 노동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모임을 줄곧 이끌고 있는 엄백용 밸런스인더스트리 사장은 “끌림과 함께 폐지수거인들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며 이들의 경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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