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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해제됐는데…은행만 단축영업 유지하는 이유

은행 관계자 "노조-사용자 교섭 사안" 금융노조 "조만간 입장 밝힐 것"

2022.12.20(Tue) 17:11:00

[비즈한국]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단축된 은행의 영업시간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이 악화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비대면 금융 거래로 인한 피해가 늘어난 데다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가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정상 영업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인데, 올해 안에 관련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지난해 서울시 중구 은행에 붙은 영업시간 변경 안내문. ​은행들은 2020년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따라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이 영업점 운영시간을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로 기존 대비 1시간 줄이면서 금융소비자의 불편도 일상이 됐다. 은행 단축 영업은 2020년 코로나19 발생 후 확산 방지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기로 금융노조와 사용자의 합의로 등장했다. 하지만 올해까지 은행의 단축 영업이 끝나지 않으면서 영업 정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19일과 20일 은행 영업 종료 시간에 맞춰 서울 시내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의 영업점을 찾았다. 먼저 19일 오후 3시 20분경 용산구의 한 은행을 방문했다. 영업 종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져 대기인원은 7명에 달했다. 3시 30분이 지나자 입구가 닫히고 셔터가 내려갔다. 금융 업무를 마친 고객은 안에서 열리는 별도의 출구를 통해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영업 종료 후 약 10분이 지나자 한 중년 여성이 은행으로 달려왔다. 여성은 내부에 있던 고객이 밖으로 나오자 다급하게 진입을 시도했지만 결국 들어가지 못했다. 아쉬운 듯 은행 앞을 서성이는 여성에게 ‘단축 영업으로 문을 빨리 닫더라’고 말을 걸자 여성은 “바쁜데 또 와야 한다”라며 빠른 걸음으로 건물을 떠났다. 

 

20일 자영업자가 많은 동대문구의 한 은행에서도 비슷한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영업 종료 20분 전 찾은 이 영업점은 5개 창구에서 업무를 보는데도 대기 인원이 10명이 넘었다. 영업점이 문을 닫기 전까지 줄어든 인원은 3~4명에 그쳤다. 3시 30분이 지나 찾아온 이들은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리거나 ATM 기기로 향했다.

 

금융사가 앱이나 키오스크로 비대면 금융을 확대하고 있지만 대면 업무를 대체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계좌 개설, 카드 발급 등 단순한 업무라도 비대면으로 하기 어려워하는 소비자가 있는 데다 통장 재발급, 대출 상담, 서면 신고 등 직원을 거쳐야 하는 업무가 적지 않다. KB국민은행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영업점을 늘리는 등 일부 은행에서 영업시간이 긴 특화 점포를 운영하지만 수도권 외 지역은 그마저도 적다.

 

은행의 단축 영업으로 불편을 겪는 건 비대면에 익숙한 젊은 층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중소기업에 취업한 황 아무개 씨(27)​는 신용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은행 방문에 실패했다. 황 씨는 “연차는 다른 직원과 겹치지 않는 정해진 날에 쓸 수 있고, 점심시간에는 대기 인원이 많아 복귀할 때 늦을 것 같더라”라며 “대출 받을 은행이 회사 근처라 외근할 때 방문하려 했지만 담당 직원이 한 명이라 시간을 맞춰야 한다. 서류 때문에 두 번 이상 가야 하는데 ‘눈치 게임’이나 다름없다”라고 하소연했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확산하고 은행 영업시간이 줄어들면서 불편을 겪는 소비자가 많다. 사진=연합뉴스


비대면·온라인 금융거래가 보편화했다지만 문제도 많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비대면 금융거래 민원은 2017년 415건에서 2021년 1463건으로 5년간 252.5% 증가했다. 2017~2022년 발생한 민원 중 은행 관련이 2472건으로 전체의 절반(48.8%)에 달했다. 특히 은행 민원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513건, 658건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7년(205건) 대비 급증했다. 

 

은행 점포와 임직원을 줄이는 것도 악영향을 미친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은행 영업점 수는 2020년 6월 6008개에서 올해 5417개로 감소했고, 임직원 수는 10만 5070명에서 10만 935명으로 줄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은행 통폐합으로 인한 영업점 축소와 영업시간 단축으로 디지털금융 취약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한다”라며 “은행이 영리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공공성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은행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별 은행에서 단축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발생 이후 금융노조와 사용자의 교섭으로 정한 사안이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다”라며 “특화 점포를 찾는 고객이 적지 않다”라고 전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거리두기가 완화하면서 대부분 업종이 정상 영업을 하는데 은행권만 단축 영업을 고집한다. 정부 정책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강 사무처장은 “한 지역에 3개 지점이 있다가 2개를 폐쇄하거나, 인근 지역의 지점과 통폐합해 지역민이 은행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었다. 은행은 코로나19로 수혜를 입었는데 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나. 공공성을 이유로 정책 지원도 받는 만큼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금융노조 측은 은행 영업시간에 관한 입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이 19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2단계(1단계 일부 유지, 2단계 전면 해제)에 걸쳐 해제하는 방안을 두고 논의에 들어갔기 때문. 금융노조 관계자는 “실내 마스크 착용을 해제해도 코로나19가 종식된 건 아니기 때문에 신중하게 보고 있다”라며 “선별 교섭에서 영업시간 관련 논의를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답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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