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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예산 65% 상반기에 몰았지만…하반기 저성장 우려에 추경 없어 '재정절벽' 우려도

6월 막판 예산 조기 집행 독려에도 경기 안 살아나…L자형 장기 불황 우려도

2023.07.14(Fri) 17:16:34

[비즈한국] 정부는 올해 경기를 살리기 위해 상반기에 예산 중 65%를 집행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최근 이러한 예산 조기 집행이 자칫 ‘상저하고(상반기 저성장·하반기 고성장)라는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산 조기 집행에도 올해 상반기에 경제가 살아나지 않은 데다 하반기에도 성장률이 눈에 띌 만큼 개선될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자칫 상반기에 예산을 조기 집행한 탓에 하반기에 경기를 부양시키는데 쓸 예산이 부족해 재정절벽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경제계 관계자는 “상반기에 재정을 몰아 쓴 탓에 하반기에 경기 부양보다는 재정절벽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점심시간 여의도 증권가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식당을 찾아 이동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특히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어 재정절벽 가능성이 높다. 경제연구기관들이 상반기 성장 전망치는 물론 하반기 성장률도 낮추고 있는 점도 이러한 우려를 키운다. 하반기에 예산 절벽 상황을 맞아 반등의 기회를 놓칠 경우 정부가 구상 중인 상저하고가 아닌 상저하저(상반기 저성장·하반기 저성장)에 빠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부는 올해 시작과 동시에 경기 침체 우려를 막기 위해 올 상반기 중 중앙 재정의 65%를 집행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월 4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거시 경제 안정과 서민·취약계층의 어려움 완화를 위해 재정을 상반기에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맞춰 정부는 속도감 있는 재정투입에 나서기로 하고, 중앙재정은 65%(156조 원), 지방재정은 60.5%(131조 3000억 원), 지방교육재정은 65%(16 조5000억 원)를 올 상반기에 집행하기로 했다.

 

중앙재정 상반기 집행 계획인 65%는 역대 최고 규모였다. 정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상반기 마지막 달인 6월에 전 부처에 예산 조기 집행을 독려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상반기에 엑셀을 강하게 밟아 경기 회복의 발판을 마련한 뒤 하반기에 도약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정부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상반기 예산 조기 집행에도 상반기 경제가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경제전문기관들의 상반기 경제에 대한 평가는 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반기 성장률을 1.3%로 예상했으나, 2월에 1.1%로 낮춘 데 이어, 5월 30일에 새롭게 수정한 경제전망에서는 올 상반기 성장률을 0.8%까지 하향 조정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낮췄다. KDI는 2월에 상반기 성장률을 1.1%로 봤지만 5월 11일에는 0.9%로 내렸다. 민간연구경제소 역시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 1월에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상반기 성장률은 1.6%로 봤지만 6월 12일에 다시 수정한 보고서에서는 0.9%로 하향조정했다. 

 


상반기 경제 부진 속에 하반기에도 성장률이 상저하고라 할 만큼 나아질 가능성도 높지 않다. 한은은 지난해 11월에 올해 하반기 성장률이 2.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5월 수정치에서는 1.8%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올 2월 2.4%에서 5월에 2.1%로 내렸다. 현대경제연구원도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올 1월에 2.0%에서 6월에 1.5%까지 하향 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 주체의 심리 회복이 지연되면서 하반기에도 경기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반기에도 수출 침체가 장기화되거나 소비가 더 이상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L’자형 장기 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보다 적극적인 경기 활성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재정투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7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분명해지면서 당분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능해진 점도 정부 재정 투입 필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가 예산을 상반기에 65% 투입하면서 하반기에 쓸 수 있는 돈이 35%만 남아 경기 활성화를 위한 재정 정책을 펼칠 여력이 줄었다는 점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상반기에 재정을 몰아 쓴 탓에 하반기에 경기 부양보다는 재정절벽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하지 않는 방침을 유지할 거라면 부처의 불용액(쓰지 않은 예산)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지방 재정이 적재적소에 투입되도록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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