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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R&D 투자' 약속 전에 '분야·부처·법률' 교통정리부터 해야

법률에서 정하는 첨단산업 분류 제각각…담당 부처도 달라 혼선

2024.01.12(Fri) 16:57:18

[비즈한국]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첨단기술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투자를 대폭 강화할 산업으로 인공지능(AI)과 바이오, 양자기술(퀀텀) 등을 지목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은 올해 전체 R&D 예산은 삭감하면서도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첨단산업 육성에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2024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향후 국가를 먹여 살릴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만든 법안들이 규정하고 있는 첨단전략산업이 각기 다르고, 산업 단지를 허가할 권한이 있는 장(長)도 다르고, 기술 유출 시 처벌 수위도 제각각이어서 예산 낭비와 혼선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에서 “제 임기 중에 R&D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R&D는 돈이 얼마가 들어가든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며 “건전재정 기조라고 하는 것은 꼭 써야 할 때 반드시 쓰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세계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AI, 첨단바이오, 퀀텀, 이 3대 게임 체인저 미래 전략 기술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강화하겠다”며 “R&D 예산과 세제를 패키지로 묶어서 확실히 지원함으로써 양질의 고소득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민생을 살찌우고 전·후방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는 1983년부터 매년 개최됐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지난해 7년 만에 행사에 참석했고, 올해 2년 연속으로 참석했다. 이는 첨단전략산업 기술을 키우는데 대한 의지가 남다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첨단전략산업 지원과 관련한 법률이 줄줄이 통과됐다. 2022년 8월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국가첨단전략산업법)’이 시행됐고, 2023년 6월 관련 후방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소재·부품·장비 산업경쟁력 강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소부장법)’이 개정됐다. 또 2023년 1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이 개정됐고, 2023년 3월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국가전략기술육성법)’이 제정됐다.

 

이들 법률은 첨단전략 기술을 지정해 육성하고, 보호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런데 국가가 육성·보호하려는 기술이 윤석열 대통령의 말과 법률에 차이가 있는 것은 물론 법률들끼리도 각각 다르다. 윤 대통령은 투자를 늘릴 산업으로 AI와 바이오, 양자기술 3가지를 규정한 반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은 육성 기술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를 지정하고 있다. 소부장법은 지원 대상으로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상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있는 핵심전략기술을 지정했는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는 있는데 바이오는 빠져있다. 대신 자동차·철도, 기계금속, 기초화학이 지원 대상으로 추가되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국가전략기술육성법은 육성 전략 기술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외에 첨단이동수단, 차세대 원자력, 우주항공·해양, 수소, 사이버 보안, AI, 차세대 통신, 첨단로봇·제조, 양자를 지정했다. 서로 규정하고 있는 지원 대상 첨단전략 기술이 겹치거나 엇갈려 자칫 중복 투자가 벌어지거나, 투자에 구멍이 생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셈이다.

 

또 특화단지 구성의 경우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은 산업통상부 장관이, 소부장법은 중앙행정 기관장이나 광역단체장이, 국가전략기술육성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정이나 신청 권한을 갖도록 하는 등 제각각이다. 특히 기술 유출이나 지식재산권 침해 시 처벌 규정도 각기 다르거나 아예 없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의 경우 유출·침해 시 5년 이상 징역 및 20억 원 이하의 벌금형이 주어지는데 반해 산업기술보호법은 처벌 규정이 이보다 낮은 3년 이상의 징역 및 15억 원 이하의 벌금형이었다. 소부장법이나 국가전략기술육성법에는 관련 처벌 규정이 없는 상태다. 

 

경제계 관계자는 “부처별로 첨단전략산업 관련 법률이 있어, 중복 규제와 중복 투자의 우려가 있다”며 “부처와 관계없이 국가 첨단전략산업 육성과 보호를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법률을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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