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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KF-21 기밀 유출 미스터리 "USB에 담아 빼돌려? 그건 불가능"

비인가 USB, KAI 내부에서 무용지물…단순 실수가 아닌 의도적 유출에 무게

2024.02.05(Mon) 17:50:38

[비즈한국]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개발에 공동 참여 중인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이 관련 자료를 유출하려다 적발됐다. 업계에선 방산기업 특유의 강력한 보안을 뚫고 비인가 이동식저장장치(USB)로 내부 기술을 빼돌리려고 시도했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어떻게 USB를 반입하고 자료를 담을 수 있었는지와 왜 유출을 시도했는지 역시 의혹으로 남는다. 

 

시험비행 중인 KF-21 5호기.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방산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파견된 기술자 한 명이 지난 17일 KAI 본사에서 USB로 자료를 유출해 퇴근하려다 적발됐다. 검색대를 통과하기 직전 USB가 발각됐다고 알려진다. 다수의 USB에 나눠 담긴 자료만 47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산 전문가들은 휴대용 저장장치인 USB를 통한 자료 유출 시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KAI에서 근무했던 전직 관계자는 “USB 메모리를 사용하기 위해선 위로부터 결재도 받아야 하고 보안팀에서 번호도 받는 등 복잡한 과정의 허가도 받아야 한다”면서 “직원들도 USB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만약 인니 기술자가 핵심자료를 유출할 때 USB를 사용했다면 너무나 어설픈 행동이라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KAI 전직 관계에 따르면 출입 인가를 받은 사람은 별도의 보안 검색을 거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보안 규정에 따라 보안 패스를 찍은 신분이 확실한 연구원이나 기술자의 경우 어떤 물품이든 반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규정대로라면 USB의 반입은 문제가 될 게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KAI 관계자는 “외부인에 대한 보안검사는 엄중히 진행되고 있다”며 “검색대에서 보안을 철저히 하고 있고 어떤 물품이든 확인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비인가 USB는 KAI 내부에서 무용지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무실 내부 PC에 USB를 삽입해도 인식이 안 된다. 또한 꽂은 즉시 보안팀에 통보가 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에 대해 보안 관련 전문가는 “비인가 USB 반입에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것 자체가 엄청난 문제”라며 “보안 요구되는 군부대, 연구소, 방산업체 등은 비인가 물건을 반입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기술자는 사용이 불가한 USB를 반입했고, USB에 어떻게 자료를 담을 수 있었는지도 의문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단 외부에서 작업한 파일이 담긴 USB를 실수로 가져갔을 가능성이다. 실제 USB에는 인도네시아 파견 기술자들 일일보고서를 통합·정리한 문건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숙소 등 외부에서 얼마든지 작성 가능한 내용이다.

 

단순 실수가 아닌 의도적 유출에 무게를 두는 의견도 나온다. 실수라고 하기엔 기술자의 행적이 수상하기 때문이다. 유출을 시도한 USB가 8개라는 점이 그렇다. 실수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유출을 시도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KAI 모든 시설에 접근 가능한 사람은 일부 본부장급 등 고위 임원 정도로 알려졌다. 10여 명이 머물고 있는 인도네시아 기술진들은 출입할 수 있는 곳이 KAI 임직원보다 훨씬 적다. 접근이 매우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의미인데 USB에선 상당한 분량의 자료가 나왔다. 이에 KAI 내부에서 조력하는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조력자가 정보 유출 시도에 얼마나 관여했는지도 알 수 없다. 

 

왜 유출을 시도했는지도 여전히 의혹으로 남아 있다. 인도네시아는 총사업비의 20% 수준인 1조 6245억 원을 부담하면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을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인도네시아가 KF-21에 대한 분담금 납입을 미루고 있어 지불할 능력 혹은 생각이 없다면 충분히 핵심 기술만 빼서 유출할 수도 있다. KAI는 KF-21 설계 단계서부터 인도네시아에 이전 가능한 기술과 그렇지 않은 기술을 구분했다. 이전 대상이 아닌 고급 기술을 빼내려는 시도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KAI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기술자가) 회사 밖으로 나갈 때 검색대에서 적발됐다”며 “보안이 뚫린 것이 아니라 절차를 잘 지켜 잡아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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