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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한은·금감원 손잡고 금융 AI 선점…실익은 '글쎄'

전방위 제휴 나섰지만 서비스 출시한 곳은 적어…데이터 독점·보안 문제도 주목

2024.04.04(Thu) 15:17:18

[비즈한국] 인공지능(AI)을 새 먹거리로 택한 네이버가 AI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AI 중심의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자사 초대규모 AI인 하이퍼클로바, 하이퍼클로바X를 앞세워 전방위로 제휴를 맺고 있다. 네이버가 AI 시장의 핵심 분야로 꼽히는 금융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보안, 독점 문제 등을 해결하고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4월 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네이버와 금융감독원의 업무 협약식이 열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국내 AI 시장 선점을 목표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계열사인 네이버클라우드가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필두로 AI 서비스를 전개한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공개 이후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 러브콜을 보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10월 ‘파이낸스 데이 23’을 열고 하이퍼클로바X로 가능한 금융 특화 솔루션을 소개하기도 했다.

 

금융 산업은 AI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국내 AI 시장에서 금융 분야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 AI 시장 규모는 연평균 38.2%씩 성장해 2026년에는 3조 원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위원회가 2022년 8월 ‘금융권 AI 활용 활성화 방안 및 신뢰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정책적으로도 주목 받는다. 금융위는 올해 3월 28일 산·학·연·관이 모인 ‘금융권 AI 협의회’를 발족하고 실무 분과를 운영해 AI 활성화를 추진한다.

 

이 같은 흐름 속에 네이버는 감독 기관의 손을 잡는 데 성공했다. 3일 네이버는 금융감독원과 ‘AI 기반의 금융 감독 업무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AI 기술로 개선할 수 있는 금융 감독 업무를 발굴하고, 해당 분야에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등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금융 디지털화’를 위한 연구 협력과, 금감원 임직원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교육도 진행한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금감원보다 한발 앞섰다. 2023년 12월 네이버와 한국은행은 AI 기술 활용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한국은행의 자료와 통계 검색 기능을 고도화한 대국민 서비스를 확충하는 것이 골자다. 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 등의 기술을 업무에 적용하는 내용도 담겼다.

 

네이버는 3일 AI 기반의 성장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조직 개편안도 발표했다. AI 기술 흐름에 맞춰 회사 내 모든 기술 분야에 AI를 도입하고, 광고·쇼핑 등의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구체적으로는 5개 사내 독립 기업(CIC)을 12개 ‘전문 조직’으로 세분화했다. 전문 조직은 △프로덕트·플랫폼 △비즈니스·서비스 △콘텐츠 영역으로 나뉘며, 치치직·밴드·뮤직 등은 셀(Cell) 조직으로 운영한다.

 

현재 네이버 매출에서 클라우드(클라우드 플랫폼, B2B, 클로바 등)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주요 서비스에 비해 미미하다. 적극적으로 제휴사를 확보하며 ​시장 확대에 나선 이유다.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은 2022년 4029억 원에서 2023년 4472억 원으로 11% 늘었지만, 같은 기간 비중은 오히려 낮아졌다. 클라우드 분야의 매출 비중은 2022년 4.9%에서 2023년 4.6%로 감소했다. 지난 1년 동안 다방면으로 동맹을 만들어온 만큼 향후 매출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금융권 AI 시장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사진은 ‘파이낸스 데이 2023(NAVER Cloud Finance Day 2023)’ 무대에 선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사진=네이버 제공


다만 네이버와 손잡은 금융 기관이 언제 AI 서비스를 상용화할지는 미지수다. 당장 쓸 수 있는 건 2022년 7월 업계 처음으로 금융 특화 MOU를 맺은 미래에셋증권이 이듬해 7월 출시한 ‘어닝콜 읽어주는 AI’ 정도다. 어닝콜 읽어주는 AI는 미국 기업의 실적을 번역하고 요약해 속보 형식으로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한국투자증권은 2023년 5월 네이버클라우드, AI 마케팅솔루션 기업 오브젠과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지만 이후 별다른 소식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MOU는 의무도 없고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는 계약이 아니다 보니 결과물이 나오는 데 오래 걸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행과 구축한다는 대국민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테스트를 거치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외부에 공개할 만한 서비스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금감원의 활용 방안도 한참 후에나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선 관계자는 “금감원의 다양한 업무 영역 중 어디에 AI를 적용하는 것이 효율성·생산성 등에 도움이 될지 찾는 것부터 과제”라고 설명했다.

 

향후 금융 기관이 AI를 활용할 때 생길 문제도 눈여겨봐야 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023년 5월 ‘금융 산업의 AI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AI 활용의 역기능으로 △개인정보 유출 및 윤리적 문제 △자본력을 가진 초거대기업의 시장지배력 강화 △고위험 거래 확대 및 알고리즘 오작동을 꼽았다. 최근 해외에서도 중앙은행이 AI를 활용할 때 이점을 인정하면서도, 편향된 데이터가 은행 정책에 미칠 영향 등 장기적인 위험성을 지적하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장항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금융 분야는 수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대부분 민감 정보다. AI 학습 과정에서 민감 정보의 노출을 어떻게 막을지가 문제다. 정보를 비식별 처리해야 하는데 아직 적정 수준을 맞추는 기준이 없다”며 “민감 정보가 0.001%라도 위험에 노출되면 금융 시스템 자체가 망가질 수 있다. 금융권에 대한 도메인 지식과 컴퓨팅에 대한 이해를 갖춘 인재가 별로 없다는 것도 우려할 점이다. 편의성과 위험성 사이에서 정책적인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장 교수는 “지금은 네이버가 선점하지만 정보의 비식별 처리, 노출 문제를 해결하면 컴퓨팅 성능이 더 좋은 모델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성을 확보해야 한다”라며 “금융 데이터는 활용하기 좋지만 현재로선 리스크가 크다. 금융권에서 AI 도입을 두고 만지작거리는 데 그치는 이유”라고 말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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