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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포스코홀딩스 '2차전지소재연구소' 명칭 변경…포스코퓨처엠에 연구 기능 넘길까

'에너지소재연구소'로 '2차전지' 용어 빼…포스코홀딩스 "단순 명칭 변경, 기능은 동일"

2025.05.26(Mon) 09:24:40

[비즈한국]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산하 조직 일부가 이름을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름에 2차전지 대신 에너지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 것. 이를 놓고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관련 연구는 담당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이 집중하고, 포스코홀딩스는 보다 넓은 범위의 에너지를 연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포스코홀딩스는 단순한 명칭 변경일 뿐, 역할은 동일하다는 입장이다. 포스코홀딩스는 뉴욕 증시에, 포스코퓨처엠은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으로, 연구 및 사업에 대한 변경은 주주들에게 민감한 사항이 될 수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3월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홀딩스 제공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에는 지난해 2차전지소재연구소, AI로봇융합연구소, 수소저탄소연구소 등의 연구 조직이 있었다. 이 중 2차전지소재연구소가 올해부터 에너지소재연구소로 명칭을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2차전지소재연구소 산하 조직은 △2차전지연구기획그룹 △LiB(리튬이온배터리)소재연구센터 △LiB원료연구센터 △LiB리사이클링연구센터 △연구인프라그룹으로 구성돼 있었다. 하지만 올해 에너지소재연구소로 변경된 후 산하 조직도 △에너지소재연구기획그룹 △LiB소재연구센터 △LiB리사이클링연구센터 △연구인프라그룹으로 변경됐다.

 

변경된 부분을 살펴보면 2차전지소재가 에너지소재로 이름을 변경했다. 2차전지소재는 에너지소재에 포함되므로 에너지소재가 광범위한 개념이다. 이 때문에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이 2차전지 연구에 집중하기보다는 에너지 전반을 연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iB원료연구센터​도 조직도에서 사라졌다.

 

나아가 포스코그룹이 포스코퓨처엠에 2차전지 연구를 일임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언급된다.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안 그래도 포스코퓨처엠은 올해부터 기술력 확보 및 연구개발(R&D) 기능 강화를 위해 에너지소재연구소와 기초소재연구그룹을 통합해 사장 직속으로 이관하는 등 연구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명칭 변경에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단순 명칭 변경이고 기능은 동일하다”며 “명칭 변경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조직 개편 때 종종 이름이 바뀔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포스코홀딩스가 최근 포스코퓨처엠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포스코홀딩스는 5월 13일 2차전지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에 총 9226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포스코퓨처엠 5256억 원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3280억 원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690억 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으로 투자 사업을 완결해 2차전지 소재 제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강남구 포스코센터. 사진=비즈한국DB

 

이는 지난해와 사뭇 비교되는 분위기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다수의 2차전지 관련 프로젝트를 지연·철회했다. 포스코퓨처엠은 포항시에 인조흑연 음극재 제조설비를 건설 중이다. 포스코퓨처엠은 당초 이 공정에서 연간 1만 8000톤(t)의 음극재를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8월 생산 규모를 1만 3000t으로 낮췄다고 공시했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중국 화유코발트와의 전구체 합작공장 계획을 철회했다.

 

포스코퓨처엠은 2022년 미국 GM과 합작해 미국 현지에 양극재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합작공장은 지난해 9월 완공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장은 완공되지 않았고, 예상 완공일자도 정해진 바가 없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9월 “현지 여건으로 완공 일정 조정 중에 있다”고 공시했다.

 

포스코퓨처엠은 또 올해 2월 피앤오케미칼 지분 전량을 OCI에 매각했다. 피앤오케미칼은 포스코퓨처엠과 OCI가 2020년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포스코퓨처엠이 지분 51%, OCI가 49%를 갖고 있었다. 피앤오케미칼은 과산화수소 제조업체지만 피치 생산도 추진하고 있다. 피치는 음극재 표면을 코팅하는 데 쓰이는 물질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미래 먹거리로 줄곧 2차전지를 언급해왔다. 장 회장은 취임 당시 “2차전지 소재 사업은 시장가치에 부합하는 본원 경쟁력을 갖춰 확실한 성장엔진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스코그룹의 지난해 행보는 2차전지 사업 강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 투자 계획을 지연·철회할 때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인한 속도 조절”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올해 들어서는 포스코퓨처엠이 연구 조직을 재정비하고, 유상증자까지 진행하는 등 분위기가 다르다. 장인화 회장 입장에서도 임기 내 성과를 위해서라면 투자를 더 늦추기는 어려워 보인다. 장 회장의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포스코홀딩스는 “캐즘 이후 시장의 본격 성장에 대비해 사업회사 투자 사업을 완결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그룹 2차전지 소재 사업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핵심 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유상증자 참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의 지원에도 포스코퓨처엠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은 2020년 11월에도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당시에는 투자 확대와 함께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면서도 “현재는 완성차·배터리·소재 업체들의 투자 축소와 낮은 가동률로 인해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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