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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11] 허찬-만화적 상상력을 회화로

2025.06.10(Tue) 10:10:51

[비즈한국] 오롯이 작가를 지원하기 위한 기획으로 시작한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가 10년을 이어왔다. 처음 마음을 그대로 지키며 230여 명의 작가를 응원했다. 국내 어느 언론이나 문화단체, 국가기관에서도 시도한 적이 없는 유일한 일이었다. 그 10년의 뚝심이 하나의 가치로 21세기 한국미술계에 새겨졌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10년의 역사가 곧 한국현대미술 흐름을 관찰하는 하나의 시점’을 만들었다고 평가받는다. 이제 시즌11에서 한국미술의 또 하나의 길을 닦으려 한다.

 

허찬 작가는 애니메이션의 본질인 만화적 상상력을 회화 표현 언어로 채택한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사진=박정훈 기자


예술의 동력은 상상력이다. 예술이 보여준 상상력은 인류의 생각을 무한히 넓혀주었고, 현실적 결실로 과학의 진화를 이루어냈다. 인류 문명이 이처럼 발전하고 인간 삶의 질을 업그레이드 시켜준 것도 예술이 일궈낸 상상력 덕분이다.

 

전통적으로 상상력 확장에 첨병 역할을 해온 것은 회화였다. 그러나 지난 세기에 들어서는 만화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만화적 상상력은 모든 예술의 다양한 발전에 모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가 이처럼 혁신적 발전을 이루게 된 데에도 만화의 역할이 크다. 만화가 제공한 상상력의 세계는 오늘날 과학의 힘으로 현실화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만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영역을 확고하게 구축한 것은 일본이다. 1950년대 일본에서 생각해낸 로봇 인간 ‘아톰’은 현재 현실에서 실용화되고 있다. 

 

철인28호: 50×40cm 고급무광아트페이퍼 파인아트블랙액자

 

1970년대 우주 공간을 달리는 열차를 생각해낸 ‘은하철도 999’의 만화적 상상력은 지금 시작 단계로 들어선 우주여행을 예견했다. 여기에 등장한 기계의 몸과 인간 정신을 결합한 인간들은 현재 화두가 되고 있는 AI 세계를 예측한 만화적 상상력이었다.

 

만화가 순수 예술로 대접받고 현대미술의 한 영역을 차지하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다. 만화를 현대미술 언어로 정착시킨 것은 팝아트였다. 

 

미국의 팝아트 작가들은 대중적 이미지의 힘을 보여준 만화에 주목했고, 만화적 어법을 현대미술의 한 방법으로 받아들였다. 가장 대표적인 작가가 로이 리히텐슈타인이다. 그는 자신의 아이들이 디즈니 만화에 열광하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 만화적 표현 기법을 미술 언어로 만들어냈다. 지난 세기의 일이었다.

 

21세기로 들어서서 만화적 표현기법은 팝아트뿐만 아니라 회화 전반에서 하나의 방법론으로 통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만화적 기법으로 미술 시장의 스타가 된 작가도 등장했다. 

 

드럼: 40×50cm 고급무광아트페이퍼 파인아트블랙액자


 

애니메이션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젊은 작가 허찬 역시 만화적 기법으로 자신의 회화를 개척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기존의 만화적 방법을 단순히 기법으로 활용하는 작가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준다. 

 

그는 만화적 표현 기법 위주로 회화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의 본질인 만화적 상상력을 회화 표현 언어로 채택한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대표적 시리즈 ‘디노와 라이언’은 허찬이 개발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다. 단순한 선과 색으로 표현한 이 시리즈에서는 만화적 상상력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공룡이 멸종되지 않고 진화해 인간처럼 고등 동물로 살아가는 가상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사자를 반려동물로 기르며 캠핑을 하거나 여행하는 상황을 자신의 만화어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만화적 상상력을 회화 언어로 개척하는 허찬의 작업이 주목받는 이유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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