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Story↑Up > 라이프

이소 개인전 '바람의 숲' 22일까지 8번가갤러리에서 열려

보이지 않는 바람을 겹겹의 돌가루로 표현 "일상에 지친 사람들, 휴식하는 시간 되길"

2025.06.12(Thu) 11:02:55

[비즈한국] ‘바람을 그리는 작가’ 이소가 개인전을 연다. 이소 작가 개인전 ‘바람의 숲’이 오는 22일까지 서울 경희대 앞에 위치한 8번가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을 포함한 회화 25여 점이 소개되며, 작가 특유의 음각 페인팅 기법과 정서적 미니멀리즘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중심을 이룬다.

 

‘바람을 그리는 작가’ 이소의 개인전이 22일까지 서울 경희대 앞 8번가갤러리에서 열린다. 사진=이소 제공

 

이소 작가의 작품은 시간을 켜켜이 쌓아올린 오랜 노력의 결과물이다. 돌가루를 두껍게 올린 캔버스를 조각하듯 음각으로 깎고, 그 위에 여러 겹의 색을 덧칠하고 다시 갈아내는 반복 작업을 거친다. 완성 단계에서는 화면 전체를 옅은 흰색으로 덮어 마무리한다. 그 아래에는 수십 겹의 색채와 흔적이 쌓여 있다. 빛의 방향에 따라 색들이 미세하게 드러나면서 단순해 보이지만 밀도 높은 조형성을 만들어낸다.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마치 바람이 부는 것처럼 풍경이 움직여 보인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캔버스 위에 ‘보이지 않는 바람’을 조형적으로 시각화하려는 시도다. 얼핏 보면 차분하고 절제된 미니멀 회화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층층이 쌓인 시간과 감정의 흔적이 고요하게 드러난다.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상당하기에 작가에게 그 과정은 수행의 시간이다. 동시에 치유의 시간이기도 하다. 

 

이소 작가는 왜 ‘바람’을 그릴까. 작가는 종종 숲을 산책하며 바람을 느끼고, 바람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만든다. 그 바람은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어릴 적 추억, 혼자 있는 시간, 쌓인 걱정이 씻겨 나가는 순간과 닮아 있다. 그런 바람을 통해
사람들이 잠시 멈추고 숨 쉴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다.
작가는 “일상에 지친 누군가도 나의 ‘바람 숲’에서 숨이 트이고 휴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La Brise 250207: 116.8×31.8​​cm Acrylic and stone powder on linen 2025


La Brise 250208: 162.2×45.5​cm Acrylic and stone powder on linen 2025


그의 그림은 무언가를 강하게 주장하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바라보게 만든다. 보는 사람에게
‘잠시 쉬어도 괜찮다’는 기분을 선사한다.


 

‘바람의 숲’은 단순히 자연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과 감정을 축적하고 환기하는 회화이다. 조형적 실험과 감각의 절제 속에서, 작가는 서정적 추상과 정서적 미니멀리즘의 현대적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감각과 사유가 교차하는 조용한 미술의 시간으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이소 작가는 프랑스 파리8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조형예술학을 전공했고, 제47회 프랑스 몽루즈 현대미술대전에 입선했다. 지금까지 수십 차례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열었으며, ‘화가가 사랑한 파리 미술관’ 등을 출간했다. 현재 수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회화과 특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김남희 기자

namhee@bizhankook.com

[핫클릭]

· [K컬처 리포트] '어쩌다 해피엔딩' 토니상 수상…제2 토니상 나오려면
· [유럽스타트업열전] 미국-유럽 가교 '테크크런치' 유럽 철수가 남긴 것
· [정수진의 계정공유] 누군가를 잘 안다고 착각하는 당신에게 '미지의 서울'
· 정수경 개인전 '스며들다 떠오르다' 개최
· '옻칠 버드나무 작가' 정회윤 "기억의 강가, 감정의 메아리" 전시회 개최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