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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특허 ①] "기회 또는 함정" 넥사테칸 파동이 제약업계 던진 과제

특허는 바이오기업 가치 평가 척도로 작동…차세대 기술 플랫폼 'ADC·mRNA·유전자가위' 분쟁 증가

2025.08.04(Mon) 15:20:31

[비즈한국] 기술이 곧 돈인 시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제약바이오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주도권 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기술 확보를 위한 각축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원천기술 특허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마주한 특허 현실과 향후 과제는 무엇일까.


항체·약물 접합체(ADC) 개발 기업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인투셀로과 맺은 ‘넥사테칸’ 기술 도입 계약을 해지했다. 중국 바이오기업이 관련 기술의 특허를 인투셀에 앞서 출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투셀의 기술을 계속 활용하면 특허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에이비엘바이오보다 앞서 인투셀의 기술을 도입한 삼성바이오에피스도 특허를 재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ADC 개발 기업 에이비엘바이오가 인투셀로부터 도입한 ‘넥사테칸’​ 기술 계약을 해지했다. 중국 바이오기업이 이 기술을 선출원해 특허 침해 우려가 제기돼서다. 사진=이종현 기자

 

ADC는 항체와 약물(페이로드), 이들을 연결하는 링커가 핵심기술인데 인투셀은 링커와 약물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기업이다. 인투셀은 주력 기술의 특허에는 문제가 없고, 문제가 된 특허도 수많은 페이로드 중 1종만이 관련됐을 뿐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주주들을 안심시켰다. 또 중국 바이오기업으로부터 문제가 된 기술도입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또 다른 국내 ADC 개발 기업 피노바이오의 특허도 침해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추가 제기되는 등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다. 인투셀 주가는 에이비엘바이오의 계약 해지(7월9일) 전날인 7월 8일 종가 4만 1250원에서 지난 1일 종가 2만 3500원으로 43% 이상 빠졌다.

 

이처럼 바이오기업에서 특허의 가치는 쉽게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요하다. 출원 중이거나 등록된 특허의 수는 기업의 R&D(연구개발) 역량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특히 개발 중인 의약품을 상용화하거나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하기 전까지 가시적 성과를 보일 수 없는 바이오기업에게는 특허의 양과 질이 곧 기업가치이자 경쟁력이다.

 

바이오 분야 국내 대표적인 벤처캐피털(VC)인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황만순 대표는 “특허를 보유하면 최대 30년 이상 독점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이오기업에게 특허의 가치는 절대적이다”면서 “자사의 주요 특허 청구항을 제대로 모르는 CEO가 있는 곳이라면 투자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ADC 외에 메신저 리보핵산(mRNA), 유전자가위 등 향후 성장기대감이 높은 분야 특허 싸움도 치열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4월 모더나를 대상으로 제기한 특허 무효소송에서 최종 승소해 향후 mRNA 백신 개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무효화한 특허는 모더나가 국내에 등록한 ‘변형된 뉴클레오사이드, 뉴클레오타이드 및 핵산 및 이들의 용도’로 mRNA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mRNA 백신 및 치료제 시장은 올해 638억 9000만 달러(88조 원)에서 2030년 1388억 8000만 달러(192조 원)로 연평균 16.8%씩 커질 것으로 글로벌인포메이션은 예측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 지원 아래 일본뇌염 백신 후보물질 ‘GBP560’, 라싸열 백신 후보물질 ‘GBP570’ 등을 개발 중이다. GBP560은 임상 1/2상, GBP570은 후보물질 선정 단계에 있다.

 

난치성 질환을 근본 치료할 것으로 주목받는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활용되는 유전자가위 주도권 경쟁도 뜨겁다.

 

유전자가위 기술 크리스퍼(CRISPR Cas9)를 보유한 국내 기업 툴젠은 미국 브로드연구소, CVC그룹과 특허 분쟁 중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지난 6월 일본 특허법원이 툴젠의 무효 청구를 기각하고 CVC그룹의 손을 들어줘 국가별로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랜드뷰리서치는 글로벌 유전자가위 시장이 올해 118억 4000만 달러(16조 원)에서 2030년 250억 달러(34조 원)로 연평균 16.1%씩 성장할 것으로 추산한다.

 

황 대표는 “특허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기업은 개별 변리사에게만 의존하는 것을 넘어 특허 예산을 제대로 확보해 여러 번 크로스체크를 하며 연구개발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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