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개인정보 유출 파문…박창훈 사장 평가에도 영향 갈까

[비즈한국] 신한카드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했다. 신한카드는 사태 수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내부 통제 불안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는 올해 초 취임한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렇지 않아도 박 사장 취임 후 신한카드의 실적은 악화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23일 개인정보 약 19만 건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유출된 개인정보는 신한카드 가맹점주 관련 정보들이다. 신한카드는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전화번호 18만 1585건 △휴대전화번호+성명 8120건 △휴대전화번호+성명+생년월일+성별 2310건 △휴대전화번호+성명+생년월일 73건 등 총 19만 2088건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신한카드 조사에 따르면 주민등록번호 등을 포함한 개인정보와 카드번호, 계좌번호 등 신용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 또 가맹점 대표자의 정보 외 일반 고객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은 해킹 등 외부 침투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라 내부 직원의 신규 카드 모집을 위한 일탈로 밝혀졌다.

신한카드는 현재 유출된 정보로 인한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이후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피해 보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신한카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하고, 가맹점 대표자들에게 본인 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일로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리며 고객 보호와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해당 사안이 목적 외 개인정보 이용인지 정보 유출인지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해야할 필요가 있으나 적극적인 고객 보호를 위해 정보 유출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한카드는 사태 수습에 적극적이지만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특히 내부 직원의 소행으로 벌어진 만큼 신한카드 내부 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안 그래도 최근 쿠팡 사태로 인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은 상태다.

이는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 사장은 지난 7월 ‘2025년 하반기 사업전략회의’에서 “모든 임직원이 고객 경험 혁신과 내부 통제 스캔들 제로를 실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역시 최근 연임을 확정하면서 내부 통제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박창훈 사장 취임 후 신한카드의 실적은 좋지 않다. 박 사장은 올해 1월 신한카드 사장에 취임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지난해 1~3분기 5551억 원에서 올해 1~3분기 3834억 원으로 30.93% 하락했다. 신한카드의 실적 부진은 신한금융지주의 올해 실적이 KB금융지주에 밀리는 원인 중 하나라는 평가도 나온다(관련기사 KB vs 신한, 3분기 승자도 KB금융…비은행 강화 전략 주효).

올해 카드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신한카드는 그 중에서도 하락폭이 크다. KB국민카드의 순이익은 지난해 1~3분기 3685억 원에서 올해 1~3분기 2817억 원으로 23.56%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의 순이익은 5315억 원에서 4973억 원으로 6.42% 감소했다. 현대카드는 오히려 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박창훈 사장의 임기는 내년 말까지다. 올해 부진한 실적과 개인정보 유출 등의 사고를 겪은 만큼 내년에 개선된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면 연임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신한카드의 내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지는 않다. 김석우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신한카드에 대해 “향후 경기 부진 및 대손비용 등의 수익성 하락 압력은 부담 요인”이라며 “과거 대비 높은 금리 수준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부진 지속이 예상됨에 따라 다중채무자 등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대출성 카드자산의 연체율이 상승할 우려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인지 박창훈 사장도 사태 수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신한카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박 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박 사장은 “유출 사실을 인지한 시점에 즉시 추가 유출을 차단하는 조치와 함께 관련 내부 프로세스 점검을 완료했다”며 “개인정보 유출로 고객님께 큰 걱정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신한카드 임직원 모두가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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