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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법인세 인하, 한국은 인상…정권 바뀔 때마다 널뛰기

미국,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등 서방 선진국 법인세 인하…큰 흐름에서 단계적으로 낮추는 추세

2025.08.01(Fri) 13:26:18

[비즈한국] 정부가 윤석열 정부에서 낮췄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다시 올린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이 앞서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 ‘세제 정상화’ 차원이라고 설명한 바 있지만 세계적인 법인세 인하가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투자 위축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세계 4대 회계법인인 딜로이트와 KPMG의 세계 법인세 보고서를 보면 최근 10년 사이에 법인세를 낮춘 국가는 30개국인데 반해 올린 국가는 그 절반 정도인 17개국이다. 특히 미국,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등 서방 선진국들은 대거 법인세를 인하하고 있다. 반면 법인세를 높인 국가들은 국가 재정에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남미에 상당수가 몰려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이 7월 29일 정부세종청사 민원동 브리핑실에서 2025 세제 개편안 상세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조만희 조세총괄정책관, 이 차관, 박금철 세제실장.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7월 3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법인세율 인상을 골자로 한 ‘2025년 세제개편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4개 과표구간 중 △2억 원 이하는 9%→10% △2억 원 초과 200억 원 이하는 19%→20% △200억 원 초과 3000억 원 이하는 21%→22%로 1%포인트씩 오른다. 최고세율인 3000억 원 초과에 적용 중인 24%의 법인세율은 25%로 인상된다.

 

이보다 이틀 앞선 7월 29일 당정회의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이번 법인세 세율 인상은 2022년 시기로 (세제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정부·여당은 법인세율 인상을 세제 정상화로 설명했지만 세계적으로는 법인세 인하 흐름이 우세하다. 딜로이트와 KPMG에 따르면 최근 10년 사이 법인세를 변경한 국가는 47개국인데 이 가운데 63.8%인 30개국이 법인세를 낮췄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법인세 인하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법인세율(이하 최고세율 기준)은 2017년까지 35%로 우리나라(2017년 기준 22%)보다 무려 13%포인트나 높았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1기이던 2018년 대규모 세제 개혁 법안 통과로 법인세율을 21%로 무려 14%포인트 낮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집권하자마자 감세법안을 통과시켜 올해 종료예정이던 법인세율 인하를 무기한으로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서 더 나가 21%인 법인세율을 15%까지 낮춘다는 방침이다.

 

프랑스도 법인세를 계속해서 낮추고 있다. 프랑스 법인세율은 10년 전인 2015년에 33.3%였으나 2018년에 33%로 낮춘 데 이어 2019년에는 31%, 2020년에는 28%, 2021년에는 26.5%로 내렸다. 이후 2022년에는 25%까지 인하한 상태다. 벨기에는 2015년 34%였던 법인세율을 2018년에 29%로 내린 데 이어 2021년에 25%까지 인하했다. 이탈리아는 2015년 31.4%였던 법인세율을 2017년에 24%로 낮췄다.

 

노르웨이는 2015년 27%였던 법인세율을 매년 1%포인트씩 낮춰 2016년 25%, 2017년 24%, 2018년 23%, 2019년 22%까지 인하했다. 오스트리아도 25%였던 법인세율을 2023년 24%, 2024년 23%로 매년 1%포인트씩 내렸다. 벨기에는 34%이던 법인세율을 2018년에 29%로 5%포인트 내린 데 이어 2021년에 25%로 다시 4%포인트 깎았다. 그 외에도 △룩셈부르크 29.22%→27.08%(2017년)→26.01%(2018년)→24.94%(2019년)→23.87%(2025년)△스웨덴 22%→21.4%(2019년)→20.6%(2021년) △스페인 28%→26%(2016년) △크로아티아 20%→ 18%(2018년) 등도 법인세를 낮췄다.

 

우리나라 이웃인 일본도 법인세를 인하하는 흐름이다. 일본은 2015년에 35.64%였던 법인세율을 33.86%로 낮춘 데 이어 2016년에는 30.86%로 내렸고, 2019년에는 이를 다시 30.62%까지 인하했다. 대부분의 국가가 법인세 인하를 큰 방향으로 정하고 단계적으로 낮춰간 것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법인세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널뛰기를 하면서 기업들의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 법인세율은 이명박 정부였던 2009년에 25%에서 22%로 인하됐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에 25%로 다시 올라갔고, 다시 윤석열 정부에서 24%로 재인하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다시 법인세 인상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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