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꿈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알약 형태로 출시된다.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복용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먹는 비만약’ 등장으로 글로벌 비만약 시장의 판도가 다시 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노보노디스크는 22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위고비 알약(세마글루타이드 25mg)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가 경구용으로 FDA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고비 알약은 성인 비만 환자 및 과체중 환자의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해 승인받았는데 1일 1회 복용하면 된다.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적응증도 포함됐다. 노보노디스크는 내년 1월 초 미국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유럽의약품청(EMA)에도 위고비 알약 허가를 신청했다.
#주사 대신 알약…체중 16.6% 감량 효과 입증
비만치료제 시장은 위고비,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등 GLP-1 계열 주사제가 주도하고 있다. 다만 주삿바늘에 대한 공포나 보관의 번거로움이 진입 장벽으로 꼽히며 먹는 약에 수요가 높았다. 그동안 화이자, 암젠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GLP- 계열의 비만약 개발에 도전해 왔지만 주사제 대비 낮은 생체이용률, 부작용 등에 발목이 잡히며 번번히 실패해 왔다.
위고비 알약은 유효성과 안전성 모두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FDA 승인의 근거가 된 임상 3상 ‘OASIS 4’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 알약을 복용한 환자군은 64주 차에 체중의 평균 16.6%를 감량했다. 기존 주사제형 위고비(2.4mg)의 감량 효과와 유사한 수준. 임상 참가자 3명 중 1명은 20% 이상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안전성도 기존 주사제와 유사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장애가 보고됐다.
마이크 두스타 노보노디스크 CEO는 “이번 승인으로 환자들은 위고비 주사제만큼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알약을 1일 1회 복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다른 경구용 GLP-1 치료제로는 위고비 알약의 체중 감량 효과에 근접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라이릴리 주도 시장 판도 흔들까
업계에서는 이번 승인이 노보노디스크가 일라이릴리와 비만약 대전에서 앞서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가 양분하고 있는데 최근 젭바운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올 3분기 위고비 글로벌 매출은 29억 5000만 달러(4조 3775억 원)인 반면, 젭바운드는 36억 달러(5조 3420억 원)에 이른다.
노보노디스크가 먹는 알약 시장을 선점하게 되면서 주사제 투여를 꺼리는 신규 환자 유입은 물론, 주사제로 치료를 시작했다가 유지 요법으로 경구제를 선택하는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리아릴리는 지난 18일 FDA에 ‘오포글리프론’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는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승인받고 하반기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2035년 1200억 달러(17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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