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하반기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혔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 시공자 선정 입찰이 현대건설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압구정2구역은 압구정아파트지구에서 가장 먼저 시공자를 선정하는 정비사업장으로, 총공사비가 2조 7000억 원, 입찰보증금이 1000억 원에 달한다. 당초 시공자 선정 입찰에는 국내 양대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관심을 드러냈는데, 삼성물산이 조합 측 입찰 지침에 반발해 불참을 선언하면서 결국 수주전이 성사되지 못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에 마감된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 시공자 선정 입찰은 현대건설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조합은 향후 2차 입찰 공고를 내고 시공자를 선정에 나설 전망인데, 이마저 유찰되면 입찰은 수의계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은 경쟁입찰이 원칙이나, 유찰이 거듭되면 수의계약으로 시공자를 뽑을 수 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5월 “압구정 현대는 현대건설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역사적 유산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조합원들의 자부심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압구정2구역은 압구정아파트지구에서 처음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정비사업장이다. 현재 압구정아파트지구는 현대아파트(1~14차)와 한양아파트(1~8차), 미성아파트(1~2차) 등이 6개 구역으로 나뉘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압구정2구역은 현대 9·11·12차와 신현대가 포함된 곳으로, 조합은 지난 6월 지상 최고 65층 아파트 14개 동(2571세대)을 짓는 내용으로 시공자 선정 입찰 공고를 냈다. 총공사비는 2조 7489억 원, 입찰보증금은 1000억 원에 달한다.
당초 압구정2구역 시공자 선정에는 국내 양대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관심을 보였다. 이번 입찰에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 6월 주택사업본부 산하에 압구정사업소를 신설했다. 이후 압구정2구역 사업비와 대안설계를 마련하고자 시중은행, 해외 건축가 등과도 손을 잡았다. 현대건설도 지난 3월 압구정현대아파트 단지명을 상표로 출원한 데 이어 압구정 재건축 수주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압구정 재건축 영업팀으로 확대 개편하며 재건축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조합 측 입찰 지침에 반발해 시공자 선정 입찰에 불참했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조합이 △대안설계 범위 대폭 제한하고 △모든 금리 CD+가산금리 형태로만 제시하도록 하는 한편 △이주비 LTV 100% 이상 제안 불가 △추가이주비 금리 제안 불가 △기타 금융기법 활용 제안 불가 등 이례적인 입찰 지침을 관철했다는 이유였다. 당시 삼성물산은 “현 입찰 지침으로는 월드클래스 설계 및 디자인 등 당사가 구현하고자 하는 글로벌 랜드마크 조성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국내 도급순위 상위 10개 건설사가 수주한 정비사업의 97%는 수의계약 형태였다. 63개 정비사업장 중 61곳이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했다. 시공자 선정 입찰에서 수주 경쟁이 성사된 사업장은 현대건설이 따낸 서울 영등포구 한양아파트(7740억 원) 재건축과 DL이앤씨가 수주한 서울 강남구 도곡개포한신아파트(4385억 원) 재건축뿐이었다(관련 기사 '1조 원 규모' 용산정비창1구역 시공권 두고 현산·포스코 맞대결).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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