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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호 DB그룹 회장 '명예회장' 추대 두고 뒷말 나오는 까닭

80대 고령 신임회장 선임에 부친 김준기 명예회장과 갈등설…DB그룹 "경영권 분쟁 없어"

2025.09.08(Mon) 11:21:28

[비즈한국]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최근 DB그룹 명예회장으로 추대​되자 재계에서 뒷말이 나온다. 김남호 명예회장 추대가 부친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며 두 부자가 경영 방식을 두고 갈등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사진=DB그룹 제공


DB그룹은 지난 6월 김남호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고, 이수광 전 DB손해보험 사장을 DB그룹 회장에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DB그룹은 이수광 회장 선임 이유에 대해 “글로벌 무역전쟁 격화, 급격한 산업구조 변동과 인공지능(AI) 혁명, 경영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경영 능력이 검증된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과 생존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DB그룹의 행보를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다. 김남호 명예회장은 1975년생으로 만 50세다. 반면 이수광 회장은 1944년생으로 81세다. DB그룹은 급격한 산업구조 변동과 AI 혁명, 경영 패러다임 변화 등을 회장 교체 이유로 들었는데, 정작 신규 선임된 이수광 회장은 김남호 명예회장보다 30세 이상 많다.

 

DB그룹의 최근 실적이 나쁜 것도 아니다. 지주사인 DB Inc의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2725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2920억 원으로 7.16%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2억 원에서 262억 원으로 52.94% 늘었다. DB그룹 핵심 계열사인 DB손해보험과 DB하이텍의 올해 상반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남호 명예회장 추대에 부친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추측한다. 이수광 회장은 김준기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김남호 명예회장이 DB하이텍 매각을 추진했지만 김준기 창업회장이 이를 반대해 갈등이 불거졌다는 소문도 있다. 

 

김준기 창업회장은 DB Inc 미등기임원으로 역할은 ‘경영자문’이다. DB그룹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다. 다만 김준기 창업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 여론의 뭇매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준기 창업회장은 2017년 가사도우미와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자 DB그룹 회장에서 물러났다. 이후 2021년 DB Inc 미등기임원으로 ​조용히 ​복귀했다.

 

서울시 강남구 DB금융센터. 사진=박정훈 기자


김남호 명예회장이 회장에서 물러난 후 재계 시선은 김주원 DB그룹 부회장에게 쏠린다. 김주원 부회장은 김준기 창업회장의 장녀이자 김남호 명예회장의 누나다. 김준기 창업회장이 김주원 부회장을 지지하면 DB그룹 후계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현재 DB Inc의 주주는 △김남호 명예회장 16.83% △김준기 창업회장 15.91% △김주원 부회장 9.87% 등이다. 김남호 명예회장이 최대주주지만 김준기 창업회장과 김주원 부회장의 지분을 합치면 김남호 명예회장의 지분을 뛰어넘는다.

 

눈에 띄는 점은 DB Inc와 DB하이텍이 올해 들어 DB손해보험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DB손해보험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다. 현재 DB손해보험 최대주주는 지분율 9.01%의 김남호 명예회장이다. 김준기 창업회장의 DB Inc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DB Inc의 DB손해보험 지분 의결권도 김준기 창업회장의 뜻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DB Inc의 DB손해보험 지분 매입을 놓고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DB그룹은 DB손해보험 지분 인수는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재계에서는 DB그룹​에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재계 관계자는 “김준기 창업회장이 회장에서 물러난 후 DB그룹은 전문경영인과 오너 일가가 돌아가며 회장을 맡고 있다”며 “부자간 갈등은 있을 수 있지만 김남호 명예회장이 이미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큰 싸움으로 번지면 서로에게 상처만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남호 명예회장을 둘러싼 소문은 무성하지만 그가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이거나 공식 입장을 내비친 적은 없다. 이수광 회장이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남호 명예회장​이 수년 내 DB그룹 회장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DB그룹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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