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롯데칠성음료(롯데칠성)는 2021년 3월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전무)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롯데칠성에서 전무급 인사가 대표로 취임한 것은 처음이었다. 박 대표는 취임 후 외형 확장, 해외 시장 개척 등의 성과를 거두며 2023년, 2025년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다만 박 대표는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취임 후 롯데칠성의 부채가 꾸준히 증가한 데다 올해는 실적도 부진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칠성의 부채총액은 △2020년 말 2조 1612억 원 △2021년 말 2조 1518억 원 △2022년 말 2조 2838억 원 △2023년 말 2조 7208억 원 △2024년 말 2조 7941억 원 △2025년 6월 말 2조 7820억 원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박윤기 대표가 취임한 2021년 3월 이후 롯데칠성의 부채는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 부채총액이 소폭 줄었지만 2020년대 초반에 비하면 여전히 많다. 여기에는 2023년 필리핀 법인 PCPPI를 자회사로 편입해 부채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롯데칠성은 최근 2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겠다고 공시했다. 현금을 확보해 전액 채무 상환에 쓴다는 계획이다. 조만간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나 기업어음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칠성이 보유한 부동산이나 롯데그룹의 지원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단기에 롯데칠성에 재무 위기가 닥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지금 같은 재무 상황이 이어지면 다음 만기 때 또 회사채를 발행해야 한다. 회사 입장에서 지속적인 회사채 발행이 달가운 일은 아니다.
황종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롯데칠성의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단기성차입금은 8112억 원이며 이는 총차입금 중 약 46%에 해당한다”며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은 기업어음 1800억 원을 포함해 단기차입금 3558억 원, 유동성 장기차입금 495억 원, 유동성사채 3699억 원, 리스부채 360억 원으로 구성됐으며 이는 롯데칠성의 현금성자산 1756억 원을 상회해 단기적인 상환부담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롯데칠성은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 9월에는 용인 물류거점센터 구축에 121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시했다. 지난해에는 미얀마 생산라인도 증설했다.

문제는 롯데칠성의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2조 361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 9976억 원으로 1.89%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70억 원에서 874억 원으로 9.91% 줄었다.
하반기 실적이 개선돼 현금이 유입되면 재무에 대한 우려도 덜 수 있다. 하지만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에 대해 “내수 부진 및 비우호적인 날씨에 기인해 국내 실적은 예상보다 더 부진했다”며 “소비쿠폰 발행으로 전반적인 소비 심리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나 음료 및 주류로 낙수 효과가 발현될지는 다소 의문”이라고 전했다.
박윤기 대표는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양새다. 박 대표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어려움 속에서도 브랜드 경쟁력 강화, 미래사업 발굴,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은 2028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45%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상반기 매출 1조 9976억 원 중 해외에서 발생한 매출은 39.15%인 7820억 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6943억 원이던 해외 매출이 올해 상반기 7820억 원으로 늘어난 것은 고무적인 부분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에는 내수 시장에서의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재무 개선 계획에 대해 “현재 시장 금리가 계속 하락하는 상황”이라며 “과거 이자율이 높았던 차입금을 낮은 금리로 차환하고 있어 올해는 이자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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