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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개성 무인기 사건으로 본 우리 안보의 '3가지 구멍'

탐지 및 식별 기술 한계에 공격 치중한 드론 정책…안보 수사의 관점 전환 필요

2026.01.21(Wed) 14:28:16

[비즈한국] 지난 1월 10일 발생한 일명 ‘개성 무인기 침투 사건’의 전모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합동수사 TF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용의자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려 시도하고 있다. 이제 남은 수순은 공범 적발과 구체적인 범죄 모의 과정을 밝혀내는 것일 테다.

 

그러나 작금의 사태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와 언론의 시각에는 중대한 오류가 있다. 용의자의 신상이나 정치적 성향에만 매몰돼 이번 사건이 던지는 안보적 함의를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극우 청년들의 돌출 행동이 아니다. 민간인이 상용 기술과 자본만으로 국가 간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고 위기 상황을 초래할 수 있음을 증명한, 대한민국 안보의 ‘구멍’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지난 1월 20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북으로 넘어가는 무인기는 체크를 못 하느냐”고 질타했다. 뼈아픈 지적이다. 군과 경찰, 그리고 국방부는 이번 사태에서 기술·정책·판단이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총체적인 실패를 드러냈다.

 

개성 무인기 침투 사건은 단순한 개인 일탈을 넘어, 민간인이 상용 드론 기술만으로도 국가 간 군사적 긴장을 유발할 수 있음을 드러낸 중대한 안보 실패 사례다. 무인기와 독수리 크기 비교. 사진=김민석 제공

 

첫째, 탐지 및 식별 기술의 한계다. 이번에 개성과 여주에 추락한 것으로 알려진 ‘스카이워커 타이탄’은 폭 2.16m, 길이 1.2m급의 소형 고정익 드론이다. 드론작전사령부가 운용하는 군용 무인기에 비해 크기와 중량이 현저히 작다. 더 큰 문제는 이 무인기의 순항 속도가 약 60km/h로, 대형 조류의 비행 속도와 유사하다는 점이다.

 

현재 전방에 배치된 국지방공레이더(TRS-880K)는 훌륭한 탐지 자산이나, 레이더 반사면적(RCS)이 극히 작은 소형 드론과 맹금류를 구별하는 데에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특히 적이 전방에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아군 지역에서 북측으로 향하는 ‘이탈 표적(Pass-through)’에 대한 탐지 알고리즘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회전하는 프로펠러의 주파수 변이를 분석하는 ‘마이크로 도플러(Micro-Doppler)’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탐지 레이더와, 전자광학(EO/IR) 센서가 통합된 복합 탐지 체계의 조속한 배치가 필수적이다.

 

둘째, 방어보다 공격에 치중한 기형적인 드론 정책의 실패다. 2022년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이후 군은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하며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그러나 정부와 군의 관심은 ‘방어(Anti-Drone)’가 아닌 ‘공격’에만 쏠려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개최된 ‘대한민국 대드론 박람회’는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당시 국방부는 ‘50만 드론 전사 양성’과 같은 공격적 활용 능력 강화에는 막대한 관심을 쏟았으나, 정작 적 무인기 위협에 대한 방어 및 요격 체계 구축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다.

 

이러한 정책 기조 탓에 대드론 시스템을 개발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은 만성적인 자금난과 실증 기회 부족에 시달려 왔다. 방어 체계 없는 공격 능력 확충은 ‘갑옷 없이 창만 들고 전장에 나가는 것’과 다름없다. 이제라도 정부는 대드론 산업이 자국 영토와 국민의 생명을 수호하는 국방력의 핵심 요소임을 인식하고, 전략적인 관심과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

 

셋째, 안보 수사 및 방첩 역량의 부재다. 이번 사건은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필자의 취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여주 무인기 추락 당시 군과 합동조사반은 이미 용의자들을 특정하고도 ‘대공 용의점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사건을 종결했다. 이는 변화하는 안보 위협을 읽어내지 못한 명백한 판단 착오다.

 

과거 국군기무사령부 시절의 ‘대전복(對顚覆)’ 임무는 쿠데타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현대의 대전복 개념은 민간 영역에서 발생하는 ‘회색 지대(Gray Zone)’ 도발을 포함해야 한다. 개성 무인기 사건처럼 민간인이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거나 드론을 이용한 테러를 모의하는 행위 자체가 국가 전복을 꾀하는 위협이기 때문이다. 방첩 당국은 11월 사건의 부실 수사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민간 기술을 악용한 신종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수사 역량을 재정비해야 한다.

 

드론 기술의 발전은 멈추지 않는다. 내일은 북한산 마약이 드론을 타고 국경을 넘을 수도 있고, 민간 드론으로 위장한 테러 무기가 국가 중요 시설을 타격할 수도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대응은 이번 한 번으로 족하다. 정부와 군은 이번 실패를 거울삼아 공격과 방어가 균형을 이룬 진짜 ‘드론 강군’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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