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저출산과 디지털 전환으로 문구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전통 문구 기업들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모닝글로리는 최근 가구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며 변신을 시도하는 분위기인데, 그동안 이어진 신사업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구 기업 모닝글로리, 가구 시장 승부수 통할까
문구업체 모닝글로리가 가구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 모닝글로리는 직장인과 학생을 겨냥한 사무용·학습용 의자 2종을 선보였다. 현재 제품군은 의자에 한정돼 있지만, 향후 책상과 책장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모닝글로리 관계자는 “문구용품을 사용하는 학생과 직장인의 학습·업무 환경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고 판단해 가구 시장 진출을 검토하게 됐다”며 “비슷한 사양의 타사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모닝글로리는 문구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2018년 알뜰폰 유심(USIM)과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고, 2024년 12월에는 미용 티슈를 선보이며 위생용품 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자체 캐릭터 ‘뭉스판다’를 활용한 굿즈 사업도 확대하는 한편, 올해는 가구 제품군까지 추가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만 이러한 신사업 확대가 뚜렷한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는 모습이다. 2018년 시작했던 화장품 사업은 1년 만에 철수했고, 알뜰폰 사업 역시 현재는 사실상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앞서의 관계자는 “신사업 매출 비중이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위생용품의 경우 신사업 가운데 가장 반응이 긍정적이다. 현재 제품군이 8종까지 확대됐으며 계속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실적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모닝글로리의 2023 회계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 매출은 429억 원이었으나, 2024 회계연도에는 407억 원으로 감소했고 2025 회계연도에는 381억 원까지 줄었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2025 회계연도 기준 모닝글로리는 7억 7000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도 영업손실(4억 9000만 원)보다 57%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사업 다각화로 돌파구 찾지만…과제는 산적
실적 부진의 배경에는 문구 시장 전반의 침체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출산 여파로 학생 수가 줄면서 문구류 수요가 과거에 비해 감소했다. 학습 환경이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종이 노트나 필기구 사용이 줄어든 것도 시장 위축을 가속화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당시 등교가 중단되며 문구류 사용이 급격히 줄었고, 이후 디지털 학습 환경이 확대되면서 문구 시장의 침체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문구업계 전반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서는 분위기다. 국내 문구업계 1위로 꼽히는 모나미 역시 사업 다각화에 나서며 2019년 코스메틱 시장에 진출했다. 60년 넘게 축적해 온 필기구 잉크 배합 기술과 색조 노하우가 아이라이너와 브로우 등 색조 화장품 제조와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한 전략이었다.
다만 진출 7년 차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코스메틱 사업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장품 전문 자회사 모나미코스메틱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8억 4000만 원에 그쳤으며,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34억 7000만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문구 기업들이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배경으로 ‘문구 전문 브랜드’로 굳어진 이미지가 영향을 미친다는 시각도 있다. 오랜 기간 필기구와 노트 등 문구 제품을 중심으로 형성된 브랜드 인식이 새로운 제품군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문구 브랜드가 만든 의자나 화장품을 기존 전문 브랜드 제품만큼 신뢰하거나 매력적으로 느끼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새롭게 진출한 시장 자체가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라는 점도 지적된다. 화장품이나 가구 산업에 뒤늦게 뛰어든 문구 기업들이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확보나 공격적인 마케팅이 불가피하지만,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이러한 투자를 지속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 가구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에 있는 만큼 이번 진출이 적절한 전략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며 “의자뿐 아니라 가구 소품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하는 방식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 이미지”라며 “기존 문구 브랜드가 가진 올드한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해서는 안 되고, 소비자에게 신선하고 새로운 브랜드라는 인식을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모닝글로리 측은 신사업을 꾸준히 확대하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한편, 핵심 사업인 문구 사업의 경쟁력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문구 사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는 신사업 발굴을 위해 여러 방향의 시도를 이어가는 단계”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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