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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최윤범 회장 판정승" 고려아연 주총서 '5인 선임안' 가결로 경영권 방어

표결 방식 두고 양측 간 고성 끝에 투표 이뤄져…영풍·MBK 이사회 진입,'불편한 동거' 본격화

2026.03.24(Tue) 18:37:50

[비즈한국]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사내이사직을 방어하며 경영권을 지켜냈다. 하지만 영풍·MBK 연합 측 후보들도 이사회에 진입하며 향후 경영권을 둘러싼 이사회 내 ‘불편한 동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선임 결과로 고려아연 이사회는 기존 11 대 4(최 회장 측)에서 9 대 5 체제로 재편됐다.

 

제52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가 3월 24일 서울 종로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진행됐다. 사진=고려아연 제공


제52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가 3월 24일 서울 종로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올해도 주총은 중복 위임장 문제로 시작 전부터 양측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에 따른 위임장 확인 절차로 오전 9시 시작 예정이었던 주총 개회는 3시간가량 지연된 낮 12시경 개회했다.

 

이번 주총의 가장 핵심적인 승부처는 제3호 의안인 이사 선임 건이었다. 임기가 만료되는 6명의 이사 자리를 두고 양측은 선임 인원수부터 치열한 수 싸움을 벌였다. 최윤범 회장 측으로 분류되는 유미개발은 5명의 이사만 선임할 것을 제안한 반면, 영풍·MBK 측은 6명 전원을 이번에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미개발은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임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5인 선출을 제안했다. 상법 개정에 따라 감사위원은 최소 2인 이상 분리선출해야 한다. 감사위원이 이번 주총에서 선임되지 않은 상태에서 6인 선임안이 가결될 경우 기존 이사 1인이 중도 사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복잡해질 수 있었다.

 

의결 결과 5인 선임안이 가결되면서 집중투표제에 따른 이사 당선 문턱이 높아졌다. 이 결과 지분 약 41.1%를 소유한 영풍·MBK 측이 3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2명의 이사만을 추천한 고려아연 측이 유리해졌다. 이사 선임 인원수 차이는 집중투표제 하에서 각 진영이 확보할 수 있는 의석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집중투표제는 1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부여하고 이를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는 제도로, 소수주주가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에 용이하다.

 

이어진 이사 선임 투표에서는 외국인 주주의 표결방식 적용을 두고 갈등이 불거졌다. 고려아연 측은 외국인 주주의 현지 투표 시스템이 집중투표제를 반영하지 못하는 과소표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주주가 보유한 총 주식 수에 비례해서 표결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측은 “보유 주식보다 적게 투표하게 되는 과소표결 문제가 있기에, 해당 방식은 주주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풍·MBK 측과 일부 주주들은 비례 적용 방식이 표결 결과에서 임의적으로 조작을 가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또한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받은 사전 전자투표 결과를 사측이 주총 표결 전에 공지하지 않기로 하면서 투표가 진행 중일 때도 일부 주주의 고성과 항의가 이어졌다.

 

이어진 이사 선임 투표 결과, 최윤범 회장 우호 지분 측이 3명, 영풍·MBK 측이 2명 선정됐다. 고려아연 측에서는 사내이사로 최윤범 회장, 사외이사로 황덕남 후보가 선출됐다. 여기에 미국 정부와의 합작 법인 크루시블 JV가 추천한 월터 필드 맥랠런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와 영풍·MBK 측인 최연석 기타비상무이사 후보, 이선숙 사외이사 후보가 선출됐다. 고려아연 측은 외국인 주주의 비례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선임 결과가 바뀌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이사 선임으로 최윤범 회장 측이 이사회 과반을 유지했으나 영풍·MBK 비중이 확대되면서 향후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갈등과 견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노동조합원들이 24일 진행된 주주총회장 앞에서 영풍과 MBK를 규탄하는 집회를 벌였다. 사진=김민호 기자


한편 주총이 진행된 코리아나호텔 앞에서는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고려아연노동조합이 영풍과 MBK를 규탄하는 집회를 벌였다. 고려아연 노조는 MBK의 홈플러스 인수 후 이어진 구조조정과 영풍의 경영 실패를 지적하며 고려아연에 대한 MBK의 적대적 M&A와 영풍의 경영권 간섭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goldmin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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