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순현금 100조 원 확보 'AI 성장 보험' 마련"

올 하반기 미국 증시 ADR 상장 목표…글로벌 기업가치 재평가 정조준

2026.03.25(Wed) 16:21:47

[비즈한국]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주주총회에서 ​중장기적으로 100조 원 이상의 순현금을 확보해 인공지능(AI) 중심 반도체 시장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재무 목표를 제시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주주 환원 규모와 순현금 목표에 대한 일부 주주 지적에는 지난해보다 약 5배 오른 현 주가를 언급하며 “단기적 등락에 상관없이 꾸준한 성과를 내기 위해 일정 규모의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한다는 점도 공식화했다. 

 

SK하이닉스가 100조 원 이상의 순현금을 확보해 인공지능(AI) 중심 반도체 시장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제7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소액주주 110만, 작년보다 40만 명 증가 

 

SK하이닉스가 25일 경기 이천 본사 수펙스(SUPEX) 센터에서 제78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 등 부의 안건 심의와 영업 보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곽 사장은 2025년을 “메모리 수요가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넘어 일반 D램과 낸드로까지 확대되며 수요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한 해”라고 진단했다. 특히 HBM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하고 시장 점유율 64%를 기록하며 리더십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97조 원, 영업이익 47조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7%, 영업이익은 101% 급증한 수치다.

 

곽 사장은 “D램의 경우 HBM이 수요 확대를 계속해서 이끄는 가운데 AI 및 데이터센터 산업의 성장이 고성능 DDR(더블 데이터 레이트)5, 저전력 LPDDR5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도 견인했다. 낸드는 AI 인프라에서 고성능 고용량의 엔터프라이즈 SSD 채용 확대가 수요 증가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퀄테스트 등 HBM4 진행 상황에는 자신감을 보였다. 곽 사장은 “작년 9월 세계 최초로 양산 체계를 구축했으며, 고객사의 요청 일정에 맞춰 원활하게 공급 중”이라고 설명했다. 

 

곽노정 사장이 25일 오전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주주총회 중계 캡처


이날 오전 10시 기준 현장 및 전자투표 등을 통한 출석 주주 수는 6163명으로,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 중 77.8%(5억 4597만 4904주)에 해당하는 주주가 참여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소액주주는 118만 6328명이다. 전년 말(78만 867명) 대비 약 40만 명이 증가하며 소액주주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넉넉한 현금, 자산이자 보험

 

미국 시장 상장 계획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전날(24일) SK하이닉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ADR 상장 신청서를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ADR은 외국 기업 주식을 미국 증시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증권이다. 

 

곽 대표는 “세계 최대 주식 시장인 미국에서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기 위한 결정이다. 주주 의견을 반영해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며 “규모와 방식 등은 확정되지 않았고, 상장 심사 절차가 시작된 만큼 국내외 법령에 따라 자세한 내용을 말씀드릴 수 없지만 올해 하반기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재무 구조 면에서는 순현금 100조 원 확보라는 중장기 목표를 공개했다. 곽 사장은 “최근 재무 건전성이 개선됐지만 AI 기술을 주도하고 메모리 수요를 견인하는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며 “충분한 수준의 현금은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적 자산인 동시에 시장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한 훌륭한 보험”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안정적인 현금 보유액을 기반으로 장기적·전략적 투자를 집행하고, 글로벌 고객사 주문에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 인프라 구축 등 글로벌 최상위 수준의 재무 체력을 갖춘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미국 인디애나 패키징 공장 등 대규모 설비 투자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조치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사진=비즈한국DB


#“배당 적다” 성토에 “성장 모멘텀 유지가 우선”

 

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총장 곳곳에서는 주주 환원 정책과 관련해 날 선 질의가 이어졌다. 한 주주는 “영업이익이 47조 원이 넘는데 배당금이 주당 3000원뿐이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100조 원을 모으겠다는 계획보다 주주 환원이 우선 아니냐”고 지적했다. 

 

곽 대표는 “그동안 회사는 빚을 갚는 데 주력했고 이제야 순현금으로 전환된 시점”이라며 “과거와 같은 업황 사이클 변동에도 흔들림 없이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현금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 “작년 대비 약 5배 상승한 주가는 적기 투자와 기술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주당 1500원의 특별 배당과 14.5조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등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했다. 향후 현금 흐름을 면밀히 살펴 추가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식 접근성 제고를 위한 액면분할 고려 여부에는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으나 거래량과 시장 전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SK하이닉스는 미국에 설립을 추진하는 ‘AI 컴퍼니(가칭 AI Co.)’를 통해 글로벌 AI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AI 핵심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투자와 사업 기회를 발굴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과거 투자한 키옥시아 지분은 자산 가치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최적의 활용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등), 이사 선임(차선용 사내이사, 정덕균·김정원·최강국 사외이사, 김정규 기타비상무이사), 이사 보수한도 승인(150억 원+자사주 3만 주), 자본준비금 감소,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 승인 등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핫클릭]

· 수십억 들인 서울시 스마트도서관, 시민들 "어디 있는지도 몰라"
· 대기업 실적 23.9% 늘었지만…삼성전자·SK하이닉스 빼면 7.3% 증가
· [극희귀질환 리포트] ② 약은 '그림의 떡'…경제성 잣대에 병 키우는 환자들
· SK하이닉스, 미국 ADR 상장 절차 착수…AI 메모리 호황 속 자본시장 넓힌다
· [현장] 셀트리온 주총 마이크 잡은 서정진 회장 "AI와 로봇 투입 확대"
· [현장] "삼성 이즈 백" 환호와 기대 가득했던 삼성전자 주주총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