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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강공원 다회용기 반납함 1년…배달존 북적여도 이용은 저조

시민·배달기사 모두 "처음 알았다"…앱마다 다른 주문 방식에 반납 절차까지 복잡

2026.04.13(Mon) 16:18:49

[비즈한국] 서울시가 뚝섬·여의도 한강공원 배달존에 다회용기 전용 반납함을 설치한 지 1년이 지났다.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을 위해 반납함을 설치했지만, 현장에서는 실제 이용 사례를 찾기 어려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11일 점심시간 뚝섬 한강공원은 나들이를 즐기는 시민들로 붐볐다. 배달존에는 음식을 받으려는 시민들이 몰렸고, 배달 오토바이들도 쉴 새 없이 드나들었다. 붐비는 현장과 달리 다회용기 이용자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11일, 여의도 한강공원 배달존 2에서 시민들이 배달을 기다리고 있다. 현장에서는 다회용기 주문 이용자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진=정원혁 인턴기자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뚝섬 한강공원 배달존 1·2를 관찰한 결과, 다회용기로 주문한 이용자는 기자를 제외하면 1팀뿐이었다. 다회용기 전용 반납함을 확인했을 때도 기자가 반납한 용기를 제외하면 반납된 용기는 보이지 않았다.

 

이날 만난 시민들 다수는 다회용기 전용 반납함의 존재는 물론 배달앱에서 다회용기 주문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잘 알지 못했다. 뚝섬 배달존 1에서 만난 문 아무개는 “최근 1년 사이 한강에 자주 와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었는데, 다회용기 반납함은 오늘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안내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배달존에는 다회용기 주문을 독려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으며, 주문 방법을 알리는 안내 배너도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시민들의 시선을 끌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뚝섬 배달존 2에서 배달음식을 받아가던 20대 여성 A씨는 안내 배너 옆에서 음식을 받았음에도 배너 사진을 보여주자 “처음 본다”고 말했다.

 

배달기사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이날 만난 배달기사들은 “다회용기로 배달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배달의민족에서 다회용기 배달을 이용하려면 ‘다회용기 사용’ 항목을 선택해야 한다. 사진=배달의민족 캡처


오후 3시께 찾은 여의도 한강공원 배달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곳 역시 배달 음식을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지만 다회용기 배달 이용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여의도 한강공원 배달존 1·2·3의 반납함을 확인한 결과, 반납 사례는 배달존 3에서 확인한 1건이 전부였다.

 

기자가 직접 다회용기 배달을 이용해보니 주문과 반납 절차가 번거롭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이용한 ‘배달의민족’의 경우, 검색창에 ‘다회용기’를 입력해 주문 가능한 매장을 찾은 뒤, 주문 단계에서 가게 요청 사항을 통해 다회용기 사용을 따로 설정해야 했다.

 

반납 절차도 간단하지 않았다. 식사 후 다회용기를 함께 배송된 반납 가방에 넣고, 가방에 붙은 QR코드로 주문자와 반납 정보를 등록한 뒤 전용 반납함에 다시 넣어야 했다. 이용자가 식사를 마친 뒤 반납함이 있는 배달존까지 다시 가야 한다는 점도 불편했다.

 

11일, 뚝섬 한강공원에서 다회용기로 주문한 음식. 메인 메뉴를 제외한 일부 구성품은 일회용품으로 제공됐다. 사진=정원혁 인턴기자


앱마다 다회용기 주문 방식이 다른 점은 이용 장벽으로 작용했다. 배달의민족은 가게 요청 사항에서 다회용기 사용을 따로 설정해야 하지만, 쿠팡이츠는 ‘다회용기’라고 적힌 메뉴를 장바구니에 담아야 한다. 배달존 안내 배너에는 앱별 이용 방법이 간단히 적혀 있었지만, 구체적인 주문 절차까지 담지 않아 실제 이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선택 가능한 메뉴와 매장이 다양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드러났다. 다회용기 주문이 가능한 메뉴는 마라탕, 찜닭, 김치찌개 등 일부에 집중돼 있어 선택폭이 제한적이었다. 또한 한강공원에서 많이 찾는 치킨이나 프랜차이즈 떡볶이 등은 다회용기로 주문할 수 없었다. 이날 여의도에서 만난 강 아무개는 “최근 배달앱에 다회용기 배달 배너가 떠서 써보려 했는데, 원하는 메뉴를 주문할 수 없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여의도 배달존 3에 설치된 다회용기 전용 수거함. 이날 확인된 반납 용기는 1개뿐이었다. 사진=정원혁 인턴기자


다회용기로 주문해도 모든 구성품이 다회용으로 제공되지는 않았다. 주문한 메인 음식은 다회용기에 담겨 있었지만, 밥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왔고 수저와 젓가락도 일회용으로 제공됐다.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겠다는 취지와 달리 일부 구성품은 여전히 일회용품에 의존하고 있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반납함 도입 첫해인 2025년 4월부터 12월까지 한강공원 내 다회용기 주문은 221건, 다회용기 회수는 212건으로 집계됐다. 배달 수요가 몰리는 한강공원의 분위기와 비교하면 이용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시 관계자는 “아직 도입 초기 단계인 만큼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감축이라는 정책 취지는 분명했지만, 현장에서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는 좀처럼 자리 잡지 못한 모습이었다. 시민 다수가 서비스 자체를 모르고 있었고, 주문과 반납 과정도 간편하다고 보기 어려웠다. 다회용기 반납함이 보여주기식 설치에 그치지 않으려면 시민 인지도를 높이고, 주문 절차를 개선하는 한편, 참여 매장 확대 등의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정원혁 인턴기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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