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이 삼성그룹 초기업노조를 탈퇴하고 독자 노선을 걷는다. 이번 탈퇴 투표에는 투표권이 있는 조합원 4005명 중 2479명이 참여했으며 참여자의 96.5%가 찬성했다.
박재성 노조 위원장은 28일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이번 탈퇴의 가장 큰 배경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의 독립적인 아젠다 확보를 꼽았다. 그동안 삼성전자 지부와 SK하이닉스 노조와 만남을 주선하는 등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외연 확장을 위해 앞장섰지만 정작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협상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판단에서다.
박 위원장은 “사측이 ‘다른 초기업노조 계열사는 이 정도 수준으로 타결됐는데, 왜 삼성바이오로직스만 안 되는 것이냐’며 다른 계열사의 타결 수준을 잣대로 삼아 협상을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우리는 타 계열사와 명확히 다르며 우리만의 독립적인 안건이 필요하다는 선을 긋는 것이, 내부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사측을 압박하는 데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털어놨다. 노조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2조 원을 돌파한 성과를 바탕으로 OPI(초과이익성과금) 지급 상한 폐지, 직무수당 신설, 교대근무자 처우 개선 등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 특수성을 반영한 보상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된 다른 계열사 노조와 갈등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위원장은 “다른 노조원들과 갈등이 있었던 것은 크게 없었으며 우리만의 요구안을 효과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초기업노조 탈퇴로 강경 노선 전환을 우려하는 시선에 대해서도 답변을 내놨다. 박 위원장은 “이미 1차 총파업을 통해 노조의 파급력을 충분히 보여준 만큼 2차 총파업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원만하게 대화로 푸는 것이 가장 좋다는 입장이며 내달 1~2일 예정된 사측과 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사 양측이 협상의 끈을 놓지는 않고 있지만, 당장 사태가 급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 중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법원의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결정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현재 진행 중인 이 가처분은 사측이 노조의 준법투쟁과 파업이 생산 차질을 유발한다며 제기한 것으로, 법원은 노조의 쟁의행위가 사측의 경영권과 생산 라인 유지 의무를 침해하는지, 아니면 정당한 노동권 행사인지 판단할 예정이다.
박 위원장도 “법원 가처분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협상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면서 “법원 가처분 결과에 따라 이후 행동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해 노조 역시 법원의 판단을 기점으로 노사 관계의 향방이 결정될 것임을 시사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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