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롯데지주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96) 명의의 거처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를 지난 6일 ‘비즈한국’에 최초로 공개했다(관련기사 신격호 명예회장, 롯데월드타워 ‘전세’ 사는 까닭). 신 회장은 지난 1월 서울가정법원의 명령에 따라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로 옮겼는데, 개인 자격으로 레지던스를 분양받지 않고 한정후견인인 법무법인 선을 통해 임대차계약을 맺어 전세로 살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1월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천동 롯데월드타워로 거처를 옮겼다. 거처를 옮기기 전 신 회장이 공개한 롯데호텔 집무실 내부. 사진=연합뉴스](/upload/bk/article/201807/thumb/15945-32229-sampleM.jpg)
이와 관련해 롯데물산이 공정거래법의 허점을 이용해 신 회장에게 부동산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주목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회계전문가는 “사업자가 특수관계자에게 50억 원 이상의 부동산을 제공하면 배임에 해당된다. 그런데 롯데물산은 분양가가 60억~70억 원에 달하는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신 회장에게 전세로 제공했다”면서 “그러나 분양가가 100억 원이 넘더라도 전세로 제공하면 대규모내부거래에 해당되지 않는다. 공정거래법의 허점을 이용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49층에 거처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월드타워 49층에는 188.5~245.69㎡(57.02~74.32평) 크기의 레지던스 11개실로 구성돼 있는데, 분양된 2개실을 제외한 나머지 9개실은 롯데물산 소유로 남아 있다. 분양되지 않은 9개실 중 면적이 가장 넓은 49XX호실(245.69㎡, 74.32평)에서 신 회장이 전세로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예상 분양가는 69억 5500여만 원(분양된 2개실의 평당 평균 분양가 9358만 2985원)에 달한다.
롯데물산이 특수관계자인 신 회장에게 분양가가 70억 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제공했지만 대규모내부거래 대상에서 제외됐다. 롯데물산이 신 회장에게 사택을 제공해준 게 아니라 전세보증금을 받고 임대해줬기 때문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사업자가 특수관계자에게 50억 원 이상 부동산을 제공하면 대규모내부거래에 해당되며, 관련 내용을 이사회에 의결하고, 주주에게 공시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분양가가 100억 원 이상인 부동산을 제공하더라도 전세라면 대규모내부거래를 피할 수 있다. 전세보증금을 연간 임대료로 환산하면 50억 원 미만이 되기 때문”이라며 “일반적으로 전세보증금 1000만 원을 월세 5만~10만 원으로 계산하는데, 대규모내부거래 행위는 계산법이 다르다. 이보다 훨씬 액수가 적다”라고 설명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롯데월드타워 49층에서 전세로 살고 있다. 사진=롯데월드타워 페이스북](/upload/bk/article/201807/thumb/15945-32227-sampleM.jpg)
롯데물산과 신 회장 간 부동산 임대차계약에 대해 “사실상 사택 제공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른 회계전문가는 “신 회장은 전세 계약이 만료되면 보증금을 그대로 돌려받는다”며 “청소도 해주고 아침밥도 제공해주는 국내 최고 수준의 호텔 서비스가 제공되는 주거공간에서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사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롯데물산 측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법무법인 선을 통해 정상적으로 부동산 임대차계약을 맺었다”며 “분양가로 따지면 공시대상이 맞다. 하지만 전세라서 대규모내부거래에 해당되지 않으며, 공시할 의무도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이 롯데호텔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롯데월드타워에 거주하기로 계약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롯데호텔로 다시 돌아가지 않고 롯데월드타워에 계속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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