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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뉴페이스] '단명 징크스 이번엔?' 박기환 동화약품 신임 대표

매출 늘리고 전문의약품 경쟁력 강화 '숙제'…'CEO 단명 기업' 오명 벗을까도 관심

2019.03.12(Tue) 15:29:39

[비즈한국] 올해 121주년을 맞는 동화약품의 대표가 ‘또’ 바뀐다. 동화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최장수 기업’을 자랑하는 동시에, ‘CEO 단명 기업’이라는 오명도 함께 안고 있다. 2008년 동화약품이 회장과 전문경영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이후 10년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난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만 7명에 달한다.

 

지난 6일 박기환 전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대표가 동화약품의 새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동화약품은 21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박 내정자를 임기 3년의 신임대표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선임된 지 한 달 만에 사임 의사를 표한 이설 전 대표의 뒤를 이은 인사다. 이설 전 대표는 한국지엠 인재관리시스템 부장을 지내고 동화약품 인사실 임원으로 근속해온 ‘내부 인사’라는 점에서 화제를 낳기도 했다.

 

지난 6일 동화약품은 박기환 전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대표를 새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박기환 신임 대표 내정자는 1963년 10월 출생이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이후 박 대표는 제약업계 외길을 걸었다. 1993년부터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를 시작으로 2003년부터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마케팅 총괄 상무와 한국유씨비제약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에서 대표직을 맡았다.

 

네 번의 글로벌 제약기업에서의 경험은 박 대표의 분명한 강점이다. 제약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자체 개발기술을 수출하는 상황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의약품 시장은 전 세계 의약품 시장 중 2%에 불과하다.

 

게다가 동화약품은 미국 시장 진출에 실패한 아픔이 있어 더욱 박 대표의 경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2007년 동화약품과 미국의 P&G 자회사인 P&G제약은 5억 달러 규모의 골다공증치료제 수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2년 뒤 P&G사가 워너칠콧사에 인수된 이후 해당 제품의 개발하지 않겠다고 밝혀 수출계약은 무효화됐다.

 

동화약품은 미국 시장 진출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따라서 박 대표가 지닌 글로벌 제약회사에서의 경험이 와닿았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동화약품 제공


동화약품이 실패를 겪은 것처럼 박 대표 또한 순탄치만은 않았다. 박 대표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대표직에서 2018년 3월 중도 사퇴했다. 임기 만료 6개월을 앞둔 때였다.

 

그 배경에는 ‘실적 악화’와 ‘노조와의 갈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박 대표가 재임 시기인 2017년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70억 1200만 원을 기록해 2009년 이후 8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또 경영상의 이유로 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프로그램을 진행해 노동조합과 갈등이 격화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그가 ‘모든 것을 떠안고 물러났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박 대표를 기다리는 과제는 산적하다. 우선 매출 신장을 이끌 필요가 있다. 12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장수 기업이지만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탓이다. 유한양행, 한국콜마, GC녹십자, 한미약품, 광동제약, 5대 제약사가 연 매출 1조 원을 기록하는 반면, 동화약품은 2010년부터 약 10년간 매출 2000억 원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간신히 3000억 원을 넘었다.

 

동화약품은 장수 기업이지만 매출 규모가 크지 않다. 2010년부터 약 10년간 매출 2000억 원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처음 3000억 원을 넘어섰다. 사진=동화약품 2018년 9월 반기보고서 캡처


전문의약품을 개발하는 데도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은 크게 일반의약품(OTC)와 전문의약품(ETC)로 구분되는데 의약분업 이후 전문의약품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고령화 사회에서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가 늘어나며 그에 맞는 약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재 동화약품은 다른 제약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문의약품 경쟁력이 약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동화약품의 ‘까스활명수큐액’는 생산실적 상위 30위 일반의약품 중 16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상위 30위 전문의약품 중 동화약품의 제품은 없었다.

 

물론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필요도 있다. 동화약품은 지난 2월 ‘모가프텐’이라는 인후염 증상 완화 치료제 신약을 출시했다. 이는 활명수 등 일반의약품의 견고한 성장에 힘입어 미세먼지 특수를 누리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동화약품은 올 상반기 중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을 강화한다고 공시했다. 유광렬 전 동화약품 사장이 ‘2018년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강화 선포식’을 하는 모습. 사진=동화약품 제공


동화약품은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지난 1월 상반기 중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CP)’를 강화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제약 산업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소비자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힘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화약품은 리베이트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지난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는 20전국 1125개 병·의원에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동화약품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8억 9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제약업계에서는 박 대표가 이 같이 해묵은 과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을 기울인다. 박 대표의 역할에 따라 동화약품의 대외 이미지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화약품의 전문 경영인들 모두 임기 도중 사임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CEO가 자꾸 바뀌는 데는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하다. 이와 관련해 동화약품 관계자는 “대표 사임 등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 이와 상관없이 전년도와 똑같이 각 부서가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상시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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