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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까지 진출, 더마 코스메틱 시장 성공의 조건

당장 성과 가능한 수익 다변화 창구 절실…경쟁 치열해 차별화 여부가 관건

2019.04.25(Thu) 16:29:36

[비즈한국] 2000년 ​회사 설립 이후 줄곧 보톡스와 필러 시장에만 집중해온 메디톡스가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어 이목이 집중된다. 이미 화장품 시장에 발을 들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업을 이어간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만큼 어떤 전략을 가지고 나올지도 관전 포인트. 제약·바이오​ 업계가 화장품 사업에 탐을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메디톡스는 내년 중 첫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지난 19일 밝혔다. 사진=메디톡스 홈페이지 캡처


메디톡스는 자회사인 메디톡스코리아가 글로벌 코스메틱 유통 전문 기업인 하이웨이원의 지분 58.3%를 인수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하이웨이원은 폴란드의 국민 화장품으로 불리는 브랜드 ‘지아자(Ziaja)’와 프랑스의 유·아동 화장품 ‘비올란(Biolane)’ 등의 브랜드 판권을 소유한 국내 중소기업이다.

 

메디톡스의 화장품 사업 진출은 특이한 점이 많다. 메디톡스는 이미 국내 보톡스와 필러 시장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공시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대표 제품인 보톡스 ‘메디톡신’과 필러 ‘뉴라미스’의 매출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 1219억 원, 2017년 1691억 원에 이어 지난해 194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유동자산만 해도 연결 기준 1164억 원으로 자금 여력도 풍부하다. 이러한 실적은 고스란히 높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25일 15시 기준 메디톡스의 주가는 57만 2000원. 대웅제약은 20만 1000원, 유한양행은 24만 7000원이다.​

 

일단 유통망을 확보한 메디톡스가 출시할 화장품은 내년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아직 연구 초기라 명확한 윤곽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메디톡스는 색조 화장품이 아닌 마스크팩 등 기초라인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색조로 강한 ‘맥(MAC)’과 게임할 수는 없다. 따라서 기능성 화장품 위주로 접근하려고 하는데 (제품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화장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메디톡스는 국내 바이오 기업인 휴젤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젤은 메디톡스보다 1년 늦게 설립된 바이오 기업. 흔히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제품과 히알루론산 필러에 주력한다는 점에서 메디톡스와 유사점이 많다. 휴젤은 자사 화장품 브랜드 ‘웰라쥬(WELLAGE)’를 통해 히알루론산 성분의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휴젤의 화장품 판매 수익은 237억 원으로 2017년 21억 원에 비해 10배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 당장 성과보다 미래를 위한 투자

 

메디톡스와 휴젤처럼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꽤 많다. 동국제약은 2015년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 동화약품은 ‘활명’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더마 코스메틱’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된 상태다. 더마 코스메틱은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의 합성어로, 의약품에 적용되는 엄격한 규정을 적용해 피부과학의 전문성을 더한 화장품을 말한다.

 

휴젤을 비롯한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휴젤의 히알루론산 성분 화장품. 사진=휴젤 인스타그램 캡처


제약·바이오 기업이 더마 코스메틱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수익 창구를 늘리기 위해서다. 새로운 시장인 만큼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향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임동락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약사의 경우 연구·개발(R&D)을 강화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는 게 목표인데, 상용화되기까지 허들(장애물)도 많고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든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화장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수익성을 높일 방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메디톡스 이후로도 더마 코스메틱 시장에 진출하는 제약·바이오 기업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 탓에 본업인 각종 치료제 시장의 전망 자체는 밝지만 그만큼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확실하게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또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임상을 거쳐 해당 의약품을 시판하기까지 소요되는 자본이 크게 줄어들지 않는 이상 기업들은 당장 수익을 창출할 통로도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제약·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더마 코스메틱 시장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한 시장조사기관 관계자는 “미적인 니즈보다도 안전성에 포커스를 맞추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따라서 피부에 자극을 덜 주는 더마 코스메틱 제품들을 향한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케팅 조사 기관 인사이트 코리아에 따르면 더마 코스메틱 시장 규모는 2015년 3857억 원에서 지난해 8000억 원으로 크게 성장하는 추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메디톡스가 화장품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려면 기존의 더마 코스메틱 제품과는 다른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화장품의 경우 시장이 요구하는 트렌드를 읽어내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유통 파트너가 중요한데 (메디톡스는) 이번에 좋은 파트너를 구축했다”며 “큰 그림에서 보면 에스테틱이 뜨고 있는 만큼 화장품이 중요한 아이템이다. 이 분야에서 리딩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화장품 사업을 겸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은 기존의 화장품 기업과도 경쟁해야 한다. 화장품 로드숍 매장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고성준 기자

 

# 시장 크고 있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

 

제약·바이오 기업이 내놓은 화장품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효과가 확실하다’며 입소문은 탔지만, 아직 유의미한 실적을 내지는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선 기존 화장품 전문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게다가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늘어나면서 모두가 비슷한 아이템으로 소비자를 공략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체로 제약·바이오 기업은 마스크 팩이나 스킨케어 제품 등 기초 라인에만 집중한다.

 

일각에서는 더마 코스메틱 시장이 성장하지만 제약·바이오 기업이​ 화장품 시장에서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2008년 경남제약은 미백 기능성 화장품 ‘블랑씨’를 출시했다가 6개월 만에 철수했다. 더마 코스메틱 등 기능성 화장품의 경우 기능을 입증받는 게 가장 중요한데 이 과정도 만만찮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성분이 추출되고 농축되고 분리되는 과정에서 매번 구조가 바뀐다”며 “기능성 화장품의 경우 정말 기능이 있는지 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의약품만큼 철저히 관리한다. 그래서 이 과정을 통과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대형 및 중견 제약사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한 의약품을 개발할 기반을 조성할 여지가 있지만, 중소제약사는 그것마저 어렵다.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려면 그만큼의 인력과 자본을 투입해야 하지만 쉽지 않아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시장성이 크다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할 경우) 영업이익이 훼손돼 오히려 약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동락 애널리스트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화장품 사업) 성과가 썩 좋지는 않다”며 “기존의 (일반화장품)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무언가 보여주기 쉽지 않고, 제약사들에게는 자체적 파이프라인을 갖고 하는 고유 사업이 아닌 전혀 새로운 사업이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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