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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최초 유료멤버십 제주항공 J PASS '계륵' 위기 놓인 사연

특별 대우도 혜택도 부족…제주항공 "아직 도입 초기" 다른 LCC들 '관망'

2019.10.04(Fri) 15:33:20

[비즈한국] 지난 9월 23일, 인천에서 괌으로 향하는 제주항공 항공기를 이용한 A 씨. 그는 출국 4일 전 ‘우선 체크인, 우선 탑승’ 등의 혜택이 제공되는 제주항공의 유료 멤버십 ‘J PASS​(제이패스)’에 가입했다. 최근 지방으로 발령이 나 2주에 한 번씩 비행기를 타야 하는 터라 유용하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A 씨는 현재 제이패스 가입을 후회한다.

 

A 씨는 “출국 때 J PASS 회원이라고 밝히고 우선 체크인을 하게 해달라고 말했지만 직원이 일반 라인에서 기다리라고만 했다. 재차 문의한 후에야 별도 창구에서 체크인을 받을 수 있었다”며 “귀국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탑승 게이트에 있던 제주항공 한국인 직원에게 문의하니 ‘원래 외국에선 우선 탑승이 안 되지만 시켜주겠다’며 선심 쓰듯이 말했다. 직원조차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아서 정말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제주항공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 J PASS가 도입된 지 6개월이 흘렀다. 이 멤버십은 국내 LCC(저비용항공사)에 최초로 도입되는 유료 멤버십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아쉬움을 표하는​ J PASS 가입자들이 적잖다. 앞서의 A 씨처럼 담당 직원이 멤버십의 내용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고객이 종종 불편을 겪는 데다, 기존 멤버십과 비교해 크게 혜택 차이가 없다는 것. LCC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J PASS를 갑자기 중단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제주항공의 J PASS가 도입된 지 6개월이 흘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J PASS를 갑자기 중단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사진=제주항공 홈페이지


#부실한 직원 교육, 더 부실한 혜택

 

J PASS는 1년에 16만 원(할인가 8만 9000원)을 지불하면 우선탑승 등의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제주항공을 비롯해 국내 LCC가 시행하는 마일리지 제도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현재 LCC 중 마일리지 제도를 운용하는 곳은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인데, 모두 항공 이용 횟수에 따라 혜택을 차별적으로 제공한다. 이에 제주항공은 FSC(대형 항공사)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J PASS를 과감하게 도입했다.

 

그러나 도입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외 공항 직원이 멤버십의 내용을 제대로 몰라 J PASS 회원이 무안한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적잖다는 반응이 나온다. 제주항공이 J PASS 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앞서의 A 씨는 “외국에서는 보통 제휴된 타 항공사의 외국인 직원이 체크인이나 탑승 수속을 하는 경우가 많아 소통이 더욱 어려웠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공항에 있는 직원은 보통 항공사에서 외주로 뽑은 직원이어서 제대로 교육하지 않으면 멤버십 내용을 잘 모를 수 있다. 제주항공이 적극적으로 교육하지 않은 것이 근본적 원인”이라고 의견을 표했다.

 

J PASS 도입 6개월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해외 공항 직원이 멤버십 내용을 몰라 J PASS 회원이 무안해지는 경우가 적잖다고 한다. 사진=임준선 기자


‘혜택 자체가 비용 대비 크지 않다’는 의견도 적잖다.​ 장기여행을 자주 다니는 B 씨는 지난 4월 J PASS의 내용을 살펴보고 곧바로 구매를 포기했다. B 씨는 “제주항공은 위탁수하물이 무료가 아니라서 비슷한 혜택이 있나 해서 관심을 가졌다”며 “그런데 J PASS의 내용이 신용카드 제휴 멤버십이나 다른 마일리지 혜택과 중복됐고, 무엇보다 가장 쓸모 있는 위탁 수하물 면제 부분은 빠져 있어 8만 9000원은 낚시성 멤버십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J PASS 고객에게 제공되는 혜택은 기존에 제주항공 마일리지 제도에 따라 제공되던 혜택과 비교해 눈에 띄는 차별점이 없다. J PASS를 구매한 고객은 1년간 △찜특가 사전구매 △현장 좌석지정 △수하물 우선처리 1개 △우선 체크인 △우선 탑승의 혜택을 받는다. 문제는 제주항공의 SILVER+, GOLD, VIP 고객에게 주어지는 혜택과 대체로 중복된다는 점이다. 진에어와 에어부산도 마일리지를 쌓은 고객에게 항공권 구매 등 비슷한 혜택을 제공한다.

 

때문에 제주항공을 자주 이용하는 ‘충성고객’에게는 오히려 J PASS가 불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J PASS에 관심을 기울이는 소비자는 앞서의 A 씨와 B 씨처럼 LCC를 자주 이용하는 층이다. 따라서 굳이 제주항공의 유료 멤버십에 가입해 돈을 이중으로 쓸 필요가 없는 것. 다른 항공사를 자주 이용해 마일리지를 쌓으면 J PASS와 비슷한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돌 사진을 찍기 위해 국내선을 자주 이용하는 이른바 ‘홈마(홈마스터)’들도 “혜택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트위터에 올렸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딜레마’에 빠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부가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유료 멤버십이 LCC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임준선 기자


#격화되는 LCC 경쟁, 수익 모델 찾으려다 ‘딜레마’​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딜레마’에 빠졌다는 말도 나온다. 앞서의 항공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를 많이 모은 사람은 이미 자사 항공기를 자주 이용하던 충성 고객이므로, 유료 회원권을 구매한 고객에게 혜택을 더 줄 수도 없다”며 “저가 항공을 타는 사람들은 가격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유료 멤버십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제주항공이 이용률 추이를 살펴보다 유료 멤버십을 포기할 수도 있다. 다른 LCC는 관망하는 분위기”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이 당장 J PASS를 접기도 쉬운 상황은 아니다. 최근 일본 노선의 수요 둔화로 LCC 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는 데다, 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플라이강원 등 신규 LCC 세 곳이 취항을 앞두고 있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2분기 5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손실 274억 원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제주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3.6% 줄어든 24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혜택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J PASS 가입 고객이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는 지적은) 고객이 웹 카드를 보여주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경우 같다.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용률에 대해서는 “​현재 집계해서 알려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입자가 많지는 않다”​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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