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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일모직 합병 수사 다음날 열린 삼성물산 주총 분위기는?

순이익 40% 감소에도 배당은 그대로…'부당 합병' 논란엔 "회계처리 적법하게 진행"

2020.03.20(Fri) 16:25:12

[비즈한국] 삼성물산이 20일 서울 강동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제56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방역이 강화된 가운데 열린 이번 주총에서는 2019년 재무제표, 자사주 소각,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의혹으로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과 임직원이 ​전일 소환 조사를 받은 가운데 혐의와 관련해 주주 질문이 이어졌다. 전자투표와 대리출석을 포함해 총 744명(9시 기준)이 참석한 이날 주주총회는 개회 1시간 15분 만에 막을 내렸다.

 

삼성물산이 20일 서울 강동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제56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사진=차형조 기자

 

#당기순이익 40% 감소, 배당 동결

 

​삼성물산도 앞서 주총을 연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주총장 방역을 강화했다. 주총장 앞 주주 확인 부스까지 다가서려면 문진표 작성, 비접촉식 체온 측정, 소지품 검사, 손 소독 등의 절차를 거쳐야 했다. 삼성물산은 이날 지정좌석제를 운용하지 않았지만, 주총장인 1층 국제회의장 좌석에 비해 ​참석자가 적어 주주 간 거리는 충분했다. 

 

이틀 전 개최된 삼성전자 주주총회와 동일하게 발언대엔 ​비말 전파를 막기 위한 투명 아크릴판이 설치됐다. 주주가 질문 시 사용하는 마이크에는 일회용 덮개가 씌워졌고, 발열 환자 발생을 대비해 간호사와 앰뷸런스가 인근에서 대기했다. 

 

주주총회장 입구 풍경(왼쪽)과 입구에서 작성하는 문진표. 사진=차형조 기자

 

삼성물산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2019년 재무제표 승인, △자기주식 소각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을 통과시켰다. 안건 상정에 앞서 의장을 맡은 이영호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이 주주에게 인사말을 한 뒤 영상으로 회사 경영 현황을 소개했다. 이어 감사·영업·내부회계 관리제도 운영실태 등을 보고했다. 모든 안건은 전자투표와 사전에 위임장을 통해 찬성 의사를 밝힌 의결권 수가 이미 의결 정족수를 넘어서 참석 주주의 의결권 행사는 의장이 반대 의사를 묻는 것으로 대체됐다.

 

삼성물산의 실적은 2019년 소폭 감소했지만, 배당금은 동결키로 했다. 삼성물산의 2019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30조 76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3941억 원), 당기순이익은 1조 479억 원으로 작년보다 40.0%(7004억 원) 줄었다. 반면 1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2000원, 우선주 2050원으로 2018년과 동일하게 책정됐다. 삼성물산은 오는 4월 17일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영호 사장은 인사말에서 “지난해는 미·중 무역 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 부진의 여파로 국내 경제도 침체되는 등 어려움이 지속됐지만, 삼성물산은 각 사업 부문의 핵심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해 당기순이익 1조 원을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건설 부문은 통합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한 성과로 기술혁신 분야 세계 최고권위의 ‘CIO(최고정보책임자) 100 어워즈’를 수상하였고 각 사업 부문에서도 다양한 국제 인증을 취득하는 등 사업 분야별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와 더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국내외 여러 평가기관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한 해였다”고 자평했다. 

 

#합병 때 취득한 자사주 280만 주 소각…“합병 비율에 문제없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따른 후속 조치도 이뤄졌다. 삼성물산은 이날 제일모직과 합병 당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자기주식인 보통주 280만 2962주와 우선주 15주를 무상소각했다. 자본금은 보통주 기준 186억 9000만 원으로 감자 전보다 2억 8000만 원 줄어들었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기업 합병이나 영업 양수도 결의에 반대한 주주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회사가 매수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5년 내 처분해야 한다. 감자기준일은 오는 4월 24일이다.

 

2020년 제56기 삼성물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영호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이 주주(왼쪽)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차형조 기자

 

이날 주총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 합병 의혹에 대해 “합병 관여 위원의 민·형사상 처벌과 관련해 대손충당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 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주총 전날인 19일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 비율을 끌어내기 위해 삼성물산이 합병 직전 회사 가치를 고의로 떨어뜨렸다고 의심한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월부터 김신 전 삼성물산 상사 부문 대표,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사장, 김종중 전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사장 등 삼성 전·현직 고위 인사를 소환 조사했다. 

 

이영호 사장은 “(삼성)바이오 회계 문제는 합작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바이오의 장부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회계적인 해석의 차이일 뿐이고, 의도적 분식회계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회계처리는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서 적법하게 진행됐고 여러 회계법인도 문제없다고 인정한 사안으로 알고 있다”며 “일부 주주들이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당사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합병 비율은 법에 근거해 양사 주가에 따라 적법하게 산정되었음으로 특정 주주가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국민연금의 경우에도 옛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의 주식을 비슷한 규모로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손실 가능성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총 결의로 제니스 리(JungSoon Janice Lee)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에쓰오일 사외이사​), 정병석 한양대 경제학부 석좌교수,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현대자동차 사외이사​)가 사외이사와 감사로 선임됐다. 2020년 이사 보수한도는 전년과 동일한 260억 원으로 확정됐다. 삼성물산이 2019년 이사에게 ​실제 지급한 보수는 87억 원이다.

 

이영호 사장은 “올해도 삼성물산은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뤄냄과 동시에 이사진 중심의 경영을 일관되게 실천함으로써 주주가치를 높이고 신뢰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가겠다. 더불어 사회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 이행이 우리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 여건임을 잘 알고 있기에, 환경·안전·인권·상생 등 사회·환경적 가치를 높여가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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