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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패션 앱' 격돌…'제2 쿠팡' 꿈꾸는 카카오·신세계·네이버

코로나19로 비대면 '패션 앱' 폭풍성장…유통공룡들 '알짜 매물' 찾아 인수​·투자·협업

2021.07.08(Thu) 14:26:02

[비즈한국] 비대면 온라인쇼핑이 확대되며 의류 시장에서도 온라인 유통 채널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패션업계가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반면 온라인 패션 플랫폼은 폭풍 성장세를 보였다. 주요 대기업의 패션 플랫폼 인수로 인해 온라인 패션 플랫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가 ‘지그재그’ 운영사인 크로키닷컴과 합병 절차를 완료하고 신규 법인 카카오스타일을 출범했다. ‘지그재그’, ‘패션 by Kakao(패션 바이 카카오)’ 서비스를 운영한다. 사진=지그재그 유튜브 캡처

 

#카카오, 신세계, 네이버…이커머스 기업과 패션 플랫폼의 만남

 

1일 카카오가 ‘지그재그’ 운영사인 크로키닷컴과 합병 절차를 완료하고 신규 법인 카카오스타일을 출범했다. ‘지그재그’는 서비스명을 그대로 가져가고, 기존의 ‘카카오스타일’은 ‘패션 by Kakao(패션 바이 카카오)’로 이름을 변경한다.

 

카카오가 지그재그를 인수한 것은 4월이다. 지그재그는 온라인 쇼핑몰, 패션 브랜드를 한데 모아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다. 지난달부터는 오후 9시 이전 주문 건에 대해 다음 날 배송을 완료하는 ‘직진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화제가 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그재그와 패션 바이 카카오 서비스는 별도로 운영된다. 패션 바이 카카오는 기존 카카오스타일에서 서비스명만 변경됐다”면서 “추후에는 서비스 면에서 변화가 생길 수 있으나 아직은 확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도 4월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을 인수했다. SSG닷컴은 인수 금액으로 2000억 원대 중후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W컨셉은 회원 수 500만 명 이상의 온라인 편집숍으로 작년 기준 연간 거래액이 3000억 원 규모다. 신세계는 지난달 신세계백화점의 뷰티편집숍 ‘시코르’를 W컨셉 내에 입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브랜디’에 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했다. 브랜디는 업계 최초로 조건 없이 이용 가능한 빠른 배송 서비스 ‘하루배송’을 도입하고, 패션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카테고리를 다뤄 고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5월에는 네이버와 브랜디가 ‘동대문 패션 산업 디지털 혁신을 위한 플랫폼-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네이버는 동대문 패션 소상공인의 스마트스토어 플랫폼 입점, 일본 시장 등 글로벌 시장 판로 개척을 위한 사업 확장을 지원한다. 동대문 풀필먼트 시스템이 정착되면 도매상의 재고 상품을 디지털화해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네이버와 협업 중인 브랜디 관계자는 “지난해 네이버 투자 유치 이후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대문 패션 클러스터의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도소매상의 온라인 판로 개척과 풀필먼트, IT 인프라 제공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을 인수하고 신세계백화점의 뷰티편집숍 ‘시코르’를 ​지난달 ​W컨셉 내에 입점했다. 사진=W컨셉 홈페이지


#‘제2의 쿠팡’ 노린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시장 누가 선점할까

 

대기업이 온라인 패션 플랫폼 시장에 적극 관심을 두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패션 시장에서 ‘제2의 쿠팡’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쿠팡, 네이버 등의 기업이 우위를 선점한 신선식품·생필품 부문 이커머스 시장과 달리 의류 시장은 아직 독보적으로 우세한 기업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안정적 플랫폼 기업을 인수해 지속적 투자를 진행할 경우 MZ세대의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새로운 이커머스 시장의 강자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는 5월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패션 시장에 대해 “다른 카테고리에서 장악력을 가진 경쟁 플랫폼도 아직 큰 성과를 내지 않은 영역”이라며 “카카오의 플랫폼과 기술력을 잘 이용한다면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나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온라인 패션 플랫폼은 패션업계가 불황을 겪는 상황에서도 급성장세를 보여 투자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지난해 패션업계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작년 국내 패션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2% 감소한 40조 8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LF·한섬 등 패션 대기업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5455억 원으로 전년(1조 7321억 원)보다 1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56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LF도 지난해 매출액이 1조 6104억 원으로 전년(1조 8518억 원) 대비 13% 줄었고, 영업이익도 875억 원에서 770억 원으로 12% 감소했다. 한섬 역시 2020년 매출액이 1조 1959억 원으로 5.1% 줄었고 영업이익도 1021억 원으로 4.1% 감소했다.

 

브랜디는 지난해 네이버로부터 100억 원을 투자 받고, 현재 다양한 사업에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브랜디 홈페이지

 

반면 온라인 패션 플랫폼은 고속 성장세다. 무신사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1조 2000억 원을 돌파했다. 매출액은 3320억 원, 영업이익은 456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4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W컨셉은 지난해 매출액이 717억 원으로 전년(526억 원)보다 3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56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에이블리는 2020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526억 원, 384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9%, 67% 상승했다. 

 

카카오, 신세계, 네이버의 패션 플랫폼 인수 및 협업으로 벌써 경쟁이 뜨겁다. 카카오는 지그재그를 인수하며 곧바로 업계 1위로 올라섰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5월 카카오스타일(현 패션 바이 카카오)과 지그재그 앱 합산 사용자는 355만 2672명이다. 여성 패션 앱 1위로 꼽히는 에이블리의 사용자 수(342만 5858명)를 넘어선 수치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그재그는 10·20세대의 충성 고객을 다수 보유하고, 테크 기반의 회사로 개인화 추천 서비스가 강점이다. 카카오와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지그재그가 카카오스타일이라는 합병 법인으로 출발하면서 기존에 패션만 다루던 것에서 뷰티, 리빙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런 측면에서 카카오와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협업 중인 브랜디는 일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브랜디 관계자는 “일본은 중국 다음으로 동대문 시장에서 옷을 사입해가는 금액이 많다”면서 “특히 90년대생 사이에서 K팝, K컬처 등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의류에 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와 협업해 일본에서도 동대문 K-패션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며 진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구체적으로 일본 진출 시기가 정해진 상황은 아니다. 네이버와 브랜디가 협업해 적극 추진 중이다”고 덧붙였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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