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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MCU 꿈꾼다' 네이버·카카오·하이브·크래프톤·넷마블 IP경쟁

웹툰·웹소설 기반 영화·애니메이션 등으로 확장…포털·게임사·엔터사까지 가세

2022.02.11(Fri) 11:03:17

[비즈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콘텐츠가 꾸준히 흥행가도를 달리면서 게임사와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웹툰 사업에 발을 뻗고 있다. 플랫폼 양대 산맥 네이버와 카카오는 새해부터 웹툰·웹소설 분야로 전장을 옮겨 콘텐츠 경쟁에 나섰다. 이들이 주목하는 건 지적재산권(IP)의 확장성이다. 2021년은 ‘스위트홈’, ‘D.P.’, ‘지옥’, ‘유미의 세포들’, ‘경이로운 소문’ 등 웹툰 IP 기반 드라마가 ‘초(超)흥행’한 한 해였다. 현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지금 우리 학교는’이 바통을 이어받아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의 웹 기반 콘텐츠는 글로벌 OTT를 업고 전 세계에서 팔리는 원천 스토리로 자리잡았다. 단일 IP를 통해 ‘웹툰-영상’으로 부가가치를 폭발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롭고 강력한 IP 확보가 콘텐츠 관련 업계의 사명으로 떠오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사, 게임사 등 콘텐츠 업계가 웹툰 IP를 통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자사가 활용하고 있는 기존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접목해 수익 모델 다변화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 웹툰 공식 포스터와 등장인물 설명. 크래프톤의 웹툰 ‘100’. 사진=하이브, 네이버 웹툰 제공

엔터테인먼트사, 게임사 등 콘텐츠 업계가 웹툰 IP를 통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자사가 활용하고 있는 기존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접목해 수익 모델 다변화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 웹툰 공식 포스터와 등장인물 설명. 크래프톤의 웹툰 ‘100’. 사진=하이브, 네이버 웹툰 제공


#‘웹툰 IP’ 쏟아지는 성공담 속, 아이돌 세계관 웹툰도 통할까

 

최근 하이브는 소속 아티스트 IP를 기반으로 한 세계관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을 모티브로 한 웹툰·웹소설 ‘세븐 페이츠: 착호(7FATES: CHAKHO)’는 1월 15일 정식 연재 이후 이틀 만에 누적 조회 수 1500만 회를 돌파했다. 역대 네이버 웹툰 출시작 성적과 견줄 때 가장 빠른 기록이다. 조선 시대 범을 잡는 부대로 알려진 ‘착호갑사(捉虎甲士)’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 속 등장인물은 범 사냥꾼으로 분한 BTS 멤버들이다. 산하 레이블 소속 그룹 ‘엔하이픈’의 ‘다크 문(DARK MOON): 달의 제단’과 하이브 소속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터’의 ‘별을 쫓는 소년들’도 순차적으로 공개됐다. 

 

하이브는 새로운 IP를 구상하기보다는 스토리에 아티스트 IP를 입히는 방식으로 비교적 수월하게 웹툰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11월 설명회에서 하이브는 음악으로 팬을 만나는 기존 엔터 산업 구조를 넘어서겠다고 밝혔다. 고유의 스토리 IP를 직접 기획·개발하고, 이에 기반한 콘텐츠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이는 ‘오리지널 스토리’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

 

게임사도 IP 기반 콘텐츠 제작을 통한 신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하다. 게임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이나 기술력 확보와는 별개로 게임 외적 분야에서 체력을 쌓으려는 움직임이다.

 

크래프톤은 웹툰, 영화,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를 만들며 종합 콘텐츠사로서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2021년 11월 크래프톤은 자사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기반으로 한 웹툰 3편 ‘100’, ‘침묵의 밤’, ‘리트니츠’를 공개했다. 유명 웹툰 제작사 ‘와이랩’과 협업해 선보인 작품들은 네이버 웹툰 순위에서 중상위권을 차지하며 무난한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해 6월에는 마동석 주연의 ‘그라운드 제로’, 지난 1월 말에는 단편 영화 ‘방관자들’을 선보였다. 게임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도 영화화를 앞두고 내용 구상안을 결정지은 상태다.

 

넷마블은 1월 27일 연례 기자 간담회에서 애니메이션, 웹툰 전문회사에 대한 투자와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로 IP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카카오페이지, 타파스, 픽코마 등과 협력해 웹툰·웹소설 기반 게임 세계관을 묶은 유니버스 구축도 시도할 계획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넷마블은 기존 보유하고 있던 자체 IP를 활용한 신작뿐 아니라 타사와 함께 IP 공동개발 또는 간접투자를 통해 강력한 자체 IP 보유회사로 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증된 IP는 콘텐츠 업계의 사업 수명을 늘리고 동시에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성을 확보하는 수단이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박정훈 기자

검증된 IP는 콘텐츠 업계의 사업 수명을 늘리고 동시에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성을 확보하는 수단이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박정훈 기자


#​웹툰 IP의 저력 어디에서 나오나…​게임·엔터사가 뛰어드는 이유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021년 해외 드라마 시리즈 톱 10’에 이름을 올린 ‘D.P.’, 세계 160여 개국에 방영돼 사랑을 받은 ‘유미의 세포들’ 등 지난해 흥행을 거둔 드라마 다수는 원작 인기 웹툰의 2차 활용 콘텐츠였다.

 

글로벌 OTT 등 플랫폼 사업이 급속도로 덩치를 키우면서 콘텐츠 산업의 장르 간 경계는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IP가 출발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장르, 산업과 연계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엔터, 게임, 플랫폼 업계 등 콘텐츠 연계 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들이 ‘슈퍼 IP’ 발굴에 나서는 이유다.

 

여기에 관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불씨를 더했다. 웹툰 시장은 최근 지표에서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1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웹툰 산업 매출액 규모는 약 1조 538억 원으로 전년(약 6400억 원) 대비 64.6% 증가했다. 비교적 시장이 작은 웹소설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웹소설 시장 규모는 2014년 200억 원 규모에서 2018년 기준 4000억 원대로 20배 가까이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웹소설 시장의 규모를 6000억 원대로 추산한다. 웹 기반 콘텐츠가 해외 시장에 빠르게 침투한 데다 IP를 활용한 다양한 수익 모델을 창출해내며 시장 규모를 급속도로 키웠다. 

 

웹툰 콘텐츠의 ‘OSMU(One Source Multi Use)’는 업계의 공통 사업전략이다. OSMU는 특정 IP를 영화, 게임, 캐릭터 제품 등에 접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콘텐츠 활용 전략을 뜻한다. 최근에는 유사한 개념의 ‘미디어 믹스’라고도 불린다. 

 

웹툰이 핵심 IP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경에는 웹 기반 콘텐츠만의 특성이 있다. 웹툰은 기존 영상 콘텐츠보다 장르의 제약에서 자유롭고, 소설이나 만화보다 대중성을 확보하기 쉽다. 이 때문에 인기 웹툰은 ‘마이너’ 장르더라도 누적 조회 수를 통해 대중성을 입증하고 있다. 긴 연재 기간에도 큰 변동 없이 5점에 가까운 별점은 작품성의 지표이기도 하다. 

 

‘검증된 지식재산권’은 콘텐츠 업계의 최대 실적이자 목표다. 게임사와 엔터사 모두 자사의 주력 IP의 수명을 늘리고 동시에 웹툰을 토대로 드라마, 애니메이션, 영화 등을 제작해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이미 ‘세계관’과 ‘캐릭터’를 일부 가지고 있는 업계로서는 여러 조각을 조합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셈이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나 ‘신과 함께’ 등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슈퍼 IP’의 저력이 입증됐다. 특히 OTT 플랫폼의 등장 이후 잘 만든 IP의 성공이 이어졌다. 업계로서는 고정 팬층을 확보한 웹툰 IP을 통해 다양한 수익화 모델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양대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의 2022년 사업 계획에서도 콘텐츠 부문 투자 행보가 눈에 띈다. 방점은 해외 시장 확대에 찍혔다. 네이버는 지난해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고, 국내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며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카카오도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인수, 국내 오리지널 IP의 현지화와 함께 북미 오리지널 스토리를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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