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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아이랑 살펴보는 우리 금융의 역사, 한국금융사박물관

'한성은행' 본점 재현한 국내 첫 금융사 전문 박물관…옛 화폐 보고 교육 프로그램도 들을 수 있어

2022.10.18(Tue) 17:19:45

[비즈한국]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전 세계 경기 하강 등의 여파로 연일 금리와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뉴스에 관심이 있는 아이라면 이런 현상에 의문을 가질 터. 하지만 경제와 금융을 설명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서울 시내 한복판, 국내 최초의 한국금융사박물관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이곳에선 우리나라 금융의 역사를 생생한 유물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한국금융사박물관은 신한은행에서 설립한 국내 최초의 금융사 전문 박물관이다. 대리석과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은 1912년 지어진 한성은행 본점을 재현한 것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2022년 새 단장 마친 국내 최초 금융사 박물관

 

한국금융사박물관은 신한은행에서 설립한 국내 최초의 금융사 전문 박물관이다. 학생과 시민들이 우리 금융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1997년 문을 열었다가 전면 리모델링을 거쳐 신한은행 40주년인 2022년 7월 다시 문을 열었다. 

 

신한은행은 1897년 세워진 민족은행인 한성은행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성은행에서 조흥은행을 거쳐 신한은행에 이르는 동안 화폐와 고문서, 옛날 계산도구 등의 금융 관련 유물 수천여 점을 수집했는데, 그 중 일부를 한국금융사박물관에 전시했다. 여기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국채보상운동 유물도 포함되어 있다. 

 

근대문화유산을 연상시키는 대리석과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은 1912년 지어진 한성은행 본점을 재현한 것이다. 1943년부터 한성은행의 뒤를 이은 조흥은행 본점으로 사용되던 건물은 아쉽게도 1963년 전소되어 현재 남아 있지 않다. 

 

전시관 맞이방에는 거대한 벽면 둘을 가득 채운 애니메이션을 통해 화폐의 발생과 그 역사를 보여준다. 사진=구완회 제공

 

전시실은 3층 한국금융역사관에서 시작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금융이란 “금전을 융통하는 일. 특히 이자를 붙여서 자금을 대차하는 일과 그 수급 관계”를 뜻한다. 한마디로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일”이다. 그러니 금융의 역사는 화폐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국금융역사관이 화폐의 등장부터 시작하는 것이 그런 까닭이다. 전시관 맞이방에는 거대한 벽면 둘을 가득 채운 애니메이션을 통해 화폐의 발생과 그 역사를 보여준다. 전시실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금속 주조 화폐인 건원중보를 비롯해 조선의 상평통보, 모양이 아름다운 별전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금융이 화폐와 함께 시작되었다면 국가 차원의 금융 정책은 어려운 백성들을 구제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우리 역사상 최초의 국가금융정책은 고구려의 진대법으로 볼 수 있다. 국가가 춘궁기에 곡식을 빌려주었다가 가을 추수 후에 회수하는 제도인 진대법은 고려 시대의 의창, 조선 시대의 환곡으로 이어졌다.

 

#가상현실, 증강현실을 이용한 실감 전시

 

금융의 역사에 대한 설명과 함께 다양한 전시물도 눈길을 끈다. 옛날 계산기구인 주판과 산가지, 조선 시대 전표인 봉인과 어음 등도 실물을 볼 수 있다. 전시실 중앙에는 조선 시대 금융 기관의 역할을 했던 객주와 여각을 디오라마로 꾸며 놓았는데, 함께 설치된 태블릿 PC를 이용하면 당시 이곳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이 화면 속에 나타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이렇게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활용한 전시는 특히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국금융사박물관 전시실에서는 다양한 화폐 실물과 화폐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객주와 여각을 중심으로 금융이 발달했던 조선 후기를 지나 근대에 들어서면 우리 금융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근대식 은행이 들어서고 증권거래소와 선물거래소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일제강점기의 금융을 설명하는 부분에는 ‘독립운동과 금융’이라는 코너도 있다. 1919년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는 독립 운동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독립공채’를 발행하였다. 액면 금액이 100원, 500원, 1000원 세 가지 종류였던 독립공채는 총 500만 달러어치가 발행되었다고 한다. 독립공채 실물과 함께 일제가 침략 전쟁 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대동아전쟁 특별국고채권’이 전시된 모습이 흥미롭다. 

 

일제강점기에 본격화된 근대 금융은 해방 이후, 그리고 IMF 사태를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입구에서 오디오 가이드를 빌리면 시대별 금융 변화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한국금융사박물관에서는 초등학생과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금융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신청은 신한은행 사회공헌 홈페이지로 하면 된다. 

 

전시실 중앙에는 조선 시대 금융 기관의 역할을 했던 객주와 여각을 디오라마로 꾸며 놓았다. 태블릿 PC를 이용해 당시 이곳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이 화면 속에 나타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정보>


한국금융사박물관

△위치: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35-5 

△문의: 02-2151-7677

△관람시간: 10:00~18:00, 일요일 및 공휴일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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