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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음악일기] 당신을 꿈속으로 데려다 줄 뮤지컬 영화 다섯 편

오즈의 마법사, 사랑은 비를 타고, 오페라의 유령, 시카고, 숲 속으로

2017.10.11(Wed) 18:14:15

[비즈한국] 우리나라 관객은 뮤지컬을 사랑합니다. 뮤지컬은 공연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르입니다. 지난해 대성공을 거둔 ‘라라랜드’를 비롯해 ‘레 미제라블’, ‘겨울왕국’ 등에서 보듯 뮤지컬 영화는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습니다.

 

영화 ‘라라랜드’는 특히 한국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애초 뮤지컬 영화는 영화계 주류였습니다. 최초의 유성영화라고 불리는 ‘재즈싱어’에는 뮤지컬적 요소가 있었습니다. 이후 디즈니의 초기작으로 대표되는 뮤지컬 영화들은 오랜 기간 할리우드를 지배했지요. 뮤지컬 영화는 리얼리즘이 강조되는 영화가 유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졌습니다. 21세기에 뮤지컬 영화가 부활하기 전까지 말이죠.

 

오늘은 가볍게 볼 수 있으면서 무대에서 뮤지컬을 보는 느낌을 주는 뮤지컬 영화 다섯 편을 소개해보겠습니다.

  

1. 오즈의 마법사

 

오즈의 마법사 주제곡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

 

‘오즈의 마법사’는 당대 최고의 히트작입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고 할 수 있지요. 모두가 아는 유명한 스토리, 화려한 특수 효과, 호화 출연진, 스타 감독. 지금으로 말하자면 마블 영화를 연상시키는 대작입니다. 1939년에 개봉한 영화라 지금 보기에는 좀 어려운 면이 있지만 말이죠.

 

당시 최신 기술이었던 컬러 촬영을 흑백 촬영과 병행합니다. 흑백 촬영은 지루한 현실, 컬러 촬영은 오즈 나라의 환상의 대륙을 표현하지요. 태풍​이 집​을 날리는 장면은 당시 가장 화끈한 특수효과였습니다. 컬러와 흑백 촬영을 병행한 이유는 오즈의 마법사라는 모두가 아는 이야기를 더욱 잘 전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뮤지컬 영화로서 노래로 인물의 감정을 표현한 것도 익숙한 이야기를 재해석하기 위한 장치였지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역마차’ 등 최고의 영화를 쏟아내며 할리우드의 최전성기로 불리는 1939년, 가장 성공적이던 대작이 뮤지컬 영화였을 정도로 당시 뮤지컬은 각광받던 장르였습니다. 주제곡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는 영화의 주제와 완벽하게 연결된 노래였습니다. 음악 자체도 영화 못지않은 성공을 거두었고, 최근까지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리메이크되는 영원불멸의 팝송이 되었습니다. 

 

2. 사랑은 비를 타고

 

진 켈리가 부른 ‘사랑은 비를 타고’.

 

‘​오즈의 마법사’​가 당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였다면 ‘사랑은 비를 타고’는 당대를 대표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였지요. 당시 로맨틱 코미디조차 뮤지컬 형식을 택할 정도로 뮤지컬은 인기 장르였습니다.

 

이 작품은 노래실력이 없는 스타 대신 얼굴 없는 배우로 성우 역할을 맡은 여배우와 사랑에 빠진 남자 주연배우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이 작품의 대책 없는 로맨틱함은 뮤지컬의 비현실성과 잘 어우러지며 대표적인 뮤지컬 영화가 되었습니다. 진 켈리가 연인과 헤어지고 빗속에서 사랑을 표현하는 장면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며 뮤지컬의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이 영화가 등장한 1950~1960년대에는 ‘오클라호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사운드 오브 뮤직’ 등 훌륭한 뮤지컬 영화들이 등장했습니다. 미국 뮤지컬 전성기에 뮤지컬 영화까지 함께 전성기를 구가한 셈이죠. 이후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흐름으로 대표되는 ‘졸업’,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등 사실주의 영화가 유행하면서 뮤지컬은 점차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3. 오페라의 유령

 

‘오페라의 유령’을 화려하게 시작하는 여주인공 크리스틴의 노래 ‘싱크 오브 미(Think Of Me)’.

 

앞서 소개한 뮤지컬들은 한국 뮤지컬 팬들에게는 낯설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유행한 뮤지컬은 1960년대 로큰롤이 대중음악을 정복한 이후 등장한, 영국 웨스트엔드의 뮤지컬이기 때문입니다. 웨스트엔드 뮤지컬의 대표주자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캐머런 매킨토시의 대표작이 바로 ‘오페라의 유령’입니다.

 

클래식 발성으로 노래하는 오디션 프로의 제목이 ‘팬텀싱어’일 정도로 ‘오페라의 유령’의 인기는 압도적입니다. ‘지킬 앤 하이드’ 등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뮤지컬은 한국 정서에 특화되어 있지만 해외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요, ‘오페라의 유령’​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 히트 작품 입니다. 브로드웨이에서도 최장기간 공연 등 기록을 계속해서 갱신하고 있지요.

 

그 인기에 힘입어 할리우드에서 대형 자본을 투입해 만든 영화도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노래 실력이 뛰어난 배우를 섭외하고, 무대에서는 표현하기 어려웠던 장면을 넣는 등 영화만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원작의 아우라가 압도적이라 ‘영화로 뮤지컬을 재현한’ 평범한 영화 이상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평이 많았지요. 뮤지컬의 대명사로 통하는 최고의 작품을 무대가 아닌 극장에서 부담 없이 볼 수 있었다는 데서 의의를 찾아야 할 듯합니다.

 

4. 시카고

 

영화 ‘시카고’의 ‘위 보스 리치드 포 더 건(We Both Reached For the Gun)’. ‘왜 사실주의 영화가 필요한 이 시점에 뮤지컬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해 답해주는 장면이다.

 

영화도 유행을 탑니다. 예전의 과장된 영화보다는 사실적인 상황과 감정을 표현하는 영화가 유행하는 요즘, 태생적으로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뮤지컬 영화는 유행에 뒤떨어져 보였던 게 사실입니다. 현실에서 갑자기 노래를 하며 감정을 표현하는 상황은 없으니까요.

 

21세기 할리우드에서는 ‘왜 뮤지컬인가’를 잘 보여준 영화가 두 편 등장합니다. 하나는 화려한 물량공세와 과잉감정 그 자체를 주제로 뮤지컬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감성을 보여준 영화 ‘물랑루즈’입니다. 또 하나는 현실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뮤지컬의 형식미를 적극 활용한 ‘시카고’입니다.

 

미니멀한 세트, 창의적인 무대, 그리고 이 모든 음악과 춤이 록시의 상상이라는 설정. 이런 장치를 통해서 뮤지컬 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현실과 상상의 괴리감, 쇼 비즈니스 세계의 냉혹함을 잘 표현했습니다. 현실적인 영화 속에서 상상 속의 세계를 뮤지컬 장면을 통해 보여주는 형식은 이후 ‘라라랜드’에도 영향을 줬지요. 뮤지컬 형식으로 현실을 오히려 더 잘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단 점에서 큰 가치가 있는 영화라 볼 수 있겠습니다.

 

5. 숲 속으로

 

영화 ‘숲 속으로’에 등장하는 ‘어고니(Agony)’. 신데렐라와 라푼젤의 왕자가 서로 자신의 사랑이 더 불행하다며 경쟁하는 재치 있는 가사를 보는 묘미가 있다.

 

뮤지컬은 왜 뮤지컬이어야 하는가. 이를 잘 보여주는 작곡가이자 작사가가 스티븐 손드하임입니다. 그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시작으로 수많은 뮤지컬을 쏟아내며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지배했습니다. 그의 뮤지컬은 1950~1960년대 낙천적이고 낭만적인 미국 뮤지컬과 달랐습니다. 1990년대 이후 어두운 소설의 분위기에 강렬한 고음 팝을 활용했던 영국 뮤지컬과도 그 궤를 달리합니다.

 

보통 뮤지컬은 음악을 즐기기 위해 스토리를 최소한으로 줄입니다. 손드하임은 거꾸로 여느 연극 못지않은 복잡한 플롯과 어두운 주제의식을 가미한 뮤지컬을 만들었지요. 음악은 철저히 스토리 진행을 위해 활용됩니다. 라임을 갖춘 가사는 철저하게 스토리를 전달하지요.

 

‘숲 속에서’는 그림 형제의 동화를 섞어서 비틀어 만든 뮤지컬입니다. 1부는 그림 형제의 다양한 주인공들이 좌충우돌 끝에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 결국 문제가 해결되는 해피엔딩입니다. 2부에서는 동화가 갑자기 어른들의 이야기로 돌변합니다. 왕자는 신데렐라를 두고 빵집 주인의 아내와 바람을 피우고, 죽은 거인의 아내는 지상으로 돌아와 사람을 죽이기 시작하죠. 그 속에서 어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숲 속에서’는 작품성을 인정받아 메릴 스트립, 조니 뎁 등 초호화 출연진을 바탕으로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동용 영화로 홍보한 탓에 수많은 아이들의 동심을 파괴한 영화로 지목돼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요. 하지만 작품성만은 영화화된 뮤지컬 중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됩니다. 깊이 있는 뮤지컬을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김은우 아이엠스쿨 콘텐츠 디렉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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