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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라이벌 열전] '인앤아웃' 대우건설 송문선 vs 대림산업 박상신

건설업 경력 전무 송문선 대우 대표 곧 하차…박상신 신임 대림 대표 안정 성장 해법 주목

2018.04.10(Tue) 18:44:14

[비즈한국] 건설업계가 건설경기를 둘러싼 대내외 악재들을 어렵게 헤쳐 나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국내 부문의 실적을 뒷받침하던 주택시장은 침체가 전망되고 있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도 악재로 떠오른다. 해외시장을 지탱해 온 중동시장은 저유가 장기화, 발주 물량 급감, 저가 수주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송문선 대우건설 대표(왼쪽)와 박상신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문 대표. 사진=각 사


이런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3, 4위인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은 최근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됐거나 교체해야 하는 어수선한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전·현직 대표들이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대표이사 교체 절차가 진행 중이다. 대림산업은 신임 대표가 ‘​수주절벽’​이란 악재를 딛고 안정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 송문선, 건설 경험 전무한 금융전문가…결국 하차 운명 

 

전임 박창민 사장이 ‘최순실 낙하산’ 논란으로 중도하차한 후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한 최대주주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인 송문선 부사장이 대표를 맡으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박창민 전 사장은 대우건설 창립 이래 첫 외부 출신 CEO 였다. 대우건설은 2016년 사장공모 과정에서 ‘해외수주 능력을 갖춘 자’를 공모조건에 포함했다. 박창민 사장은 해외사업 경력이 거의 없음에도 CEO가 됐다. 

 

박창민 사장은 박영수 특검팀 수사에서 취임 과정에 ‘최순실 씨가 연루돼 있다’는 의혹에 휘말리며 2017년 8월 사퇴했다. 박창민 사장이 재임하던 2016년 대우건설은 해외사업 부문의 부실로 연결기준 4672억 원이란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서울 종로구 소재 대우건설 사옥. 사진=임준선 기자


박 사장 중도하차 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송문선 부사장이 2017년 8월부터 대우건설 대표를 맡고 있다. 송 대표는 2017년 대우건설 CFO로 취임하기 전까지 줄곧 산업은행에서만 경력을 쌓아 부행장으로 임기를 마친 금융 및 재무 전문가다. 건설업 경험이 전무해 낙하산 인사 아니냐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송 대표는 대우건설에 CFO로 영입됐다. CFO는 기업의 경리·자금·원가·심사 등을 총괄하며 업무 특성상 기업 인수·합병(M&A), 주가관리 등과 떼놓을 수 없는 자리다. 그럼에도 CFO인 송 부사장이 대표를 맡은 이후 대우건설은 매각 불발과 주가하락이라는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송 대표 취임 후 처음 한 큰일은 2016년 해외사업 부실 책임을 물어 대우건설 해외사업 임원들을 경질한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올 들어 대우건설 매각 불발의 결정적 이유였던 해외 부실 문제를 뒤늦게 발견하는 원인이 됐다. 산업은행은 올 1월 31일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확정했다. 그러나 모로코 사피 화력발전소에서 3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손실이 발견됐고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했다. 

 

대우건설의 주가가 높을 때 매각을 완료할수록 ​산업은행은 ​투자한 공적자금 등을 더 많이 회수할 수 있다. 그러나 매각불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송문선 대표 취임 당시 3조 원에 달했던 대우건설 시가총액은 4월 10일 종가기준 2조 2901억 원으로 7000억 원 이상 빠졌다. 

 

산업은행은 송문선 부사장이 박창민 사장 사퇴 이후 유일한 대우건설 사내이사라는 점을 이유로 송문선 대표 체제를 유지해야 했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당초 대우건설 매각 후 새 CEO를 새로 뽑을 것을 고려해, 매각 전까지 송문선 대표 체제를 유지하려 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새로운 대우건설 CEO 선임 절차에 들어가 차기 대표를 통해 재매각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지난 5일 신임 사장 모집 공고를 내고, 6일부터 19일까지 사장 공모 신청을 받고 있다. 대우건설 사추위는 서류 접수 후 후보 검증과 면접을 거쳐 6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차기 사장을 최종 선임한다. 송문선 대표 역시 취임 1년도 안 돼 대표에서 물러나게 된다. 

 

새로운 대표가 선임돼도 대우건설의 재매각을 위해선 실적 호조와 주가 상승 등이 필요해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대우건설 안팎에선 차기 사장이 외부 인사일 경우 재매각을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에 유리한 반면, 조직안정과 실적향상을 위해선 내부인사가 적합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박상신, 주택사업 전문가…수주 절벽 악재 묘수는? 

 

지난 3월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문 대표로 박상신 부사장이, 석유화학사업부 대표에는 김상우 사장이 선임됐다. 이해욱 부회장과 김재율 사장, 강영국 부사장, 3명이 한꺼번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발탁된 인사다. 

 

회사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건설부문을 이끌 박상신 대표는 대림산업의 계열사이자 상장사인 건설사 삼호와 고려개발을 거치며 분양 및 개발사업 등을 수행해 온 주택사업 전문가다. 대림산업은 박 대표 발탁 배경에 “건설부문의 주력 사업인 주택, 건축 분야의 성장을 책임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박 대표는 국내 주택사업에서 일감을 따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정부가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려는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하면서 신규 수주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 종로구 소재 대림산업 사옥. 사진=박정훈 기자


박상신 대표는 1985년 삼호에 입사해 분양·개발·주택사업 담당 상무와 경영혁신본부장 전무를 거쳐 2016년 8월 고려개발 대표이사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7년 8월 대림산업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건축사업본부장을 거쳐 올해 1월 주택사업본부장 발령을 받은 후 이번에 건설부문 대표로 전격 선임됐다. 

 

지난 2009년 삼호가 지방 사업장 손실로 워크아웃에 들어가 2016년 말 졸업할 당시 그는 삼호의 경영혁신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박 대표는 우선 대림산업의 급감한 신규수주에 대한 해법을 찾아 안정적인 성장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림산업은 2017년 말 기준 보유 수주잔고가 25조 7272억 원으로 전년대비 15.7% 줄었다. 특히 신규 수주가 부진했다. 대림산업의 2017년 말 기준 연간 신규수주액은 6조 1123억 원으로 전년 10조 4380억 원에 비해 41.4% 줄었다. 플랜트부문 부진이 두드러졌다. 이 부문 수주잔고는 전년 대비 55% 급감한 3조 8695억 원이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 안정적인 일감 수주를 바탕으로 내실 있는 성장을 추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해외 부문은 공격적인 수주를 자제하면서 수주 규모가 줄었다. 박상신 대표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약세를 보이는 대림산업의 주가 회복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 주가 약세는 플랜트부문 수주잔고 급감으로 인한 매출 감소 전망에 영향을 받고 있다. 올 1월 주당 9만 원에 육박하던 대림산업 주가는 4월 10일 종가기준 7만 5900원으로 떨어졌다. 

 

대림산업 직원들로 인해 불거진 하도급 갑질 논란에 대한 기업 이미지 회복도 과제다. 경찰은 지난 3월 하청업체로부터 금품 등을 챙긴 혐의로 대림산업 임직원 9명을 무더기로 구속 입건했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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