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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보다 더한' 윤석헌 신임 금감원장, 힘 받는 '장하성 라인'

장하성 실장과 경기고 동문…금융위 "특정 라인 확인 어려워"

2018.05.04(Fri) 17:22:31

[비즈한국]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4일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윤석헌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객원교수(70)를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윤석헌 금감원장 내정자는 폭넓은 식견을 바탕으로 금융위원장 직속 금융행정혁신위원회 및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 등 공공부문에서 활발히 활동했다”며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해 금융감독 분야의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갈 적임자로 평가해 금감원장으로 제청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16일 김기식 전 금감원장 사퇴 후 윤 내정자와 김오수 법무연수원장,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이 차기 금감원장 후보로 올랐다. 대관을 담당하는 한 금융사 관계자는 “5월 1일을 전후해 금감원 내부에서 김오수 원장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지만 그는 현직에도 있고 업무 관련성이 다소 떨어지는 게 흠으로 잡혔다”며 “정부에서 금융개혁을 하는 데 있어 윤 내정자를 더 확실한 카드로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내정된 윤석헌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객원교수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금융권에서는 다시 ‘장하성 라인’이 회자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금융권 요직에 오른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흥식 전 금감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다. 최종구 위원장은 장하성 실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과 함께 고려대 핵심 라인으로 꼽힌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은 김승유 전 회장의 하나금융 회장 재직 시절인 2010년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2012년 하나금융 사장을 역임했다. 또 이동걸 회장은 장하성 실장과 경기고 동문, 김기식 전 금감원장은 장 실장과 같은 참여연대 출신이다. 윤 내정자 역시 장 실장과 경기고 동문이다.

 

그간 야권에서는 장 실장이 학교 동문과 참여연대 출신들을 중용하는 것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무진 차원에서는 특정 라인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는 게 없다”고 전했다.

 

윤석헌 서울대 교수가 금감원장에 내정된 후 금융권에서는 다시 ‘장하성 라인’이 회자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임준선 기자

 

1948년생인 윤 내정자는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후 한국은행에서 근무했고, 1977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1983~1991년 캐나다 맥길대학교 조교수로 근무하던 그는 1992년 귀국해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1998~2010년 한림대 재무금융학과 교수, 2010~2016년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를 거쳐 2016년부터는 서울대 경영대학 객원교수로 활동 중이다.

 

그는 한림대 교수 시절 한국재무학회 회장과 한국금융학회 회장을 맡는 등 학계에서 인정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관가에서도 윤 내정자에게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8월 금융위는 금융위원장 직속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윤 내정자를 임명했다. 현재는 금융위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약력을 살펴보면 윤 교수는 실무보다는 학계에서 주목받은 인물로 보인다. 그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한미은행(현 한국씨티은행), 증권선물거래소(현 한국거래소), HK저축은행(현 애큐온저축은행), ING생명 등 다수의 금융사 사외이사를 맡은 바 있어 실무적인 감각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그는 사외이사를 여러 번 맡았음에도 현재의 사외이사 제도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이던 ​지난해 말, 윤 내정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권고안을 제출하면서 “CEO(최고경영자)가 사외이사들을 선임하고, 그 이사들이 또 CEO를 재선임하는 식으로 셀프 연임이 됐다”며 “그들만의 참호를 구축해 그 안에서 인사가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화폐)에 대해서는 정부와 입장차가 보인다. 지난 1월 그는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과 금융환경 혁신’ 심포지엄에서 “(암호화폐가) 화폐가 아니라는 부분은 가격 급등락에 비춰 수긍이 가지만, 금융자산이 아니라는 입장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투기 광풍이 걷히고 난 후 암호화폐 플랫폼으로 이용되는 블록체인 발전·활용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김기식 전 금감원장에 이어 윤 내정자를 제청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과 금융당국 간 충돌도 예상된다. 김 전 원장과 윤 내정자는 모두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이기에 금융위가 은산분리를 완화할 뜻이 없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나마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말 5000억 원의 증자를 완료했지만 증자를 앞둔 케이뱅크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일부에서는 윤 내정자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피감기관은 새로운 금감원장이 오면 거기에 맞춰갈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너무 개혁에 포커스가 맞춰져 금융산업 발전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며 “지난 정부 때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시켰고, 우리도 위기감을 느껴 핀테크를 개발해 좋은 소비자 반응을 이끌었는데 이번 정부는 금융산업과 관련해서는 공백기인 느낌”이라고 밝혔다.

 

다른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윤 내정자 성격상 기존에 생각하던 것을 시행할 수 있으면 시행하려고 할 것”이라며 “그가 공식적으로 취임해 취임사를 발표하면 개혁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니 우리도 그에 맞춰서 따를 수 있는 부분은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최흥식, 김기식 전 원장이 각종 비리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한 가운데 윤 내정자가 어수선한 금감원의 분위기를 바로 잡고 금융개혁에 나설 수 있을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된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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