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인터뷰] 음식점 마감 세일 앱이 '윈-윈-윈'이 되는 법

오경석 라스트오더 대표 "버려질 음식물이 판매자와 구매자, 환경 모두에 좋게 작용"

2018.06.22(Fri) 16:59:15

[비즈한국] 1만 2000원 일식집 모둠초밥이 7000원, 1만 5000원짜리 간장치킨이 7000원, 1만 6000원 하던 국물닭발이 7000원. 퇴근길 늦은 밤 우연히 마감할인을 만나면 없는 식욕도 샘솟는다. 횡재한 기분에 일단 집어 들게 된다. 문제는 언제 어디서 마감할인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것. 

 

평균 할인율 40%, 최소 30%에서 최고 70%까지. 매일 저녁 우리 동네 마감할인 상품을 알려주는 스타트업이 있다. 라스트오더는 팔리지 않으면 버려야 하는 음식을 할인 가격에 내놓는 음식점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가게 주인은 손실이 수익으로 바뀌는 효과를 보되고, 소비자는 마트 식품코너가 아닌 전문식당에서 만든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어 ‘윈-윈’이다.

 

왼쪽부터 이성재 디렉터, 오경석 대표, 황현지 디렉터. 지인으로 인연을 시작해 현재는 함께 회사를 키워가는 중이다. 사진=최준필 기자

 

오경석 라스트오더 대표(33)는 유럽여행에서 애플리케이션(앱) 투굿투고(TooGoodToGo)를 써본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8월 창업했다. 투굿투고 또한 마감할인 중개 서비스다. 음식물쓰레기 감소 효과까지 불러오면서 유럽에선 이미 인기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1만 5340톤. 그 중 70%가 가정과 소형 음식점에서 나오고 연간 처리비용으로 20조 원이 든다.

 

“앱을 썼을 때 편리하고 음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것도 좋았지만 음식물쓰레기를 줄인다는 취지가 와 닿았어요. 저의 어머니도 식당을 운영하는데 버리는 음식물이 많거든요. 우리나라에도 이 모델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버려질 음식이 판매자와 구매자, 환경 모두에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니까 일석삼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스트오더는 지난 5월 한 달간 관악구 음식점 30여 곳을 두고 시범 운영을 마쳤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홍보한 게 다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고객이 늘었다. ​처음 주당 10만 원에 불과했던 거래액이 주당 100만 원으로 늘었다. ​저녁 6시 마감할인 상품이 뜨면 결제를 하고 직접 가게를 찾아가 수령하는 방식이다. 이용하는 요일은 주말보다 평일이 많다. 저녁 퇴근길에 할인 상품을 사는 행태를 보였다.

 

오경석 대표가 라스트오더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휴대전화를 들어 보여주고 있다. 유럽 여행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써본 경험이 그를 창업으로 이끌었다. 사진=최준필 기자

 

‘마감할인 시작을 30분만 앞당겨 달라’, ‘동네 맛집을 알게 돼 정가로도 방문할 것 같다’, ‘우리 동네에도 만들어 달라’ 등 소비자 반응이 뜨거웠다. 가격, 양, 맛, 위생, 구매과정 등 자체 만족도 조사에서 5점 만점에 평균 4.6점을 얻었다. 저녁 6시부터 11시 30분까지 마감할인 푸시 알림을 보낼 때 재미있는 소개 글을 덧붙이는 전략도 효과를 봤다. 마감할인 제품을 내놓으면 ‘장사 잘 안 되는 식당’이라는 인식이 박힐까 우려했던 판매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동네 주민에게 가게를 알리는 계기가 되고, 소비자는 할인 상품을 사러 갔다가 다른 제품을 정가에 사기도 하니 부가 수익이 나는 거죠. 긴가민가 했던 판매자들도 좋아했어요.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더 팔아 달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라스트오더는 음식점에 월 가맹비 2만 5000원을 받아 수익을 낸다. 그 밖에 배너광고와 친환경 용기 판매 사업으로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아직은 시험 단계라 매출보다는 투자받은 돈과 개인 돈을 들여 회사를 운영하는 상황이다.  

 

오 대표는 업장 확보가 잘 되지 않을 때 음식물 폐기량을 줄이고 손실이 수익으로 만들자는 라스트오더 가치를 강조해 판매자 마음을 산다. 사진=최준필 기자

 

업장 확보가 사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다. 처음 시도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보니 판매자가 낯설어하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라스트오더가 추구하는 가치를 강조한다는 고 대표는 업장 100여 곳을 확보한 상태다. 연내 서울 6개 구,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 전역으로 서비스를 늘리는 것이 1차 목표다. 6월 중 앱을 출시해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

 

“제살 깎기가 아니라 손실을 이익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에요. 라스트오더에 입점한 가게는 당일 생산품을 당일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안 팔린 음식을 다음 날 양념에 버무려 파는 가게도 있다고 알고 있어요. 소비자가 라스트오더를 통해 양심 있는 가게를 믿고 이용할 수 있게 만들 겁니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핫클릭]

· [CEO 라이벌 열전] '농·어민 자금줄' 농협은행 이대훈 vs 수협은행 이동빈
· [현장] 연이율 365%, 강원랜드 주변 '대출 무법지대'를 가다
· [인터뷰] 농부가 투자를 받으면 생기는 놀라운 변화
· [인터뷰] 사무실 집밥 배달 스타트업 차린 20대 자취생의 꿈
· '무술로 우울증 치료' 사회적기업, 장은하 CTOC 대표 '체험' 인터뷰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