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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서울 속 '남의 문화유산답사기' 이슬람 중앙성원

1976년 중동 지원 받아 설립…서울 외 부산 광주 등 전국 모스크 10곳

2018.09.05(Wed) 09:23:49

[비즈한국] 이슬람 중앙성원이 서울 이태원에 문을 연 것은 1976년. 한국 정부가 토지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이슬람 국가들이 건축비를 지원해 세워졌다. 열사의 땅에서 피땀으로 벌어들인 오일 달러에 그곳의 종교까지 섞여 들어온 셈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이슬람과 접촉한 게 이때가 처음은 아니다. 통일신라의 수도이자 동아시아 국제도시였던 경주나 고려의 국제 무역항이었던 벽란도에는 이슬람 상인들이 활보했다. 지금도 신라 왕릉이나 고려 가요를 보면 이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그 후 오랜 시간 우리에게는 잊힌 이웃이었다가, 1970년대 중동 건설 붐을 타고 다시 관계를 맺게 된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서울의 중앙성원을 비롯해 부산, 광주 등 전국적으로 모두 10개의 성원이 있다.

 

서울 이태원에 있는 이슬람 중앙성원. 현재 대한민국에는 서울의 중앙성원을 비롯해 부산, 광주 등 전국적으로 모두 10개의 성원이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코란’이란 거짓말

 

본격적으로 이슬람 중앙성원을 둘러보기 전에 이슬람에 대해 갖고 있는 오래된 오해부터 풀어보자.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코란’이라는 격언(?)은 이슬람교를 포교하는 과정에서 거부하는 사람들을 잔인하게 탄압했다는 뜻이다. 

 

이 말을 처음 한 사람은 영국의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1795~1881). 마치 속담처럼 인구에 회자되며 이슬람의 호전성과 최근의 테러리즘을 설명하는 말로 인용되는 이 문구는, 사실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이슬람은 이교도들을 탄압하지 않았다. 다만 세금을 조금 더 거뒀을 뿐이다. 이슬람으로의 개종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어떤 이슬람 왕조는 세금이 줄어든다며 이슬람으로의 개종을 금지했을 정도로. 

 

이슬람이 사막에서 생겨난 종교고, 사막의 유목민들이 자주 전쟁을 벌였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은 전쟁보다 평화를 훨씬 더 사랑했다. 척박한 사막의 환경은 서로 돕지 않으면 생존을 위협했으니까. 지금도 사막 유목민들의 손님 대접은 후하기로 이름이 높으며, 무슬림들은 ‘앗살라 말라이쿰(신의 평화가 당신과 함께하기를)’이라는 인사를 주고받는다. 

 

# 손을 잡고 모스크를 찾는 연인들

 

모스크는 성당이나 교회와 같은 예배공간이다. 이곳에서 무슬림들은 하루 다섯 번 기도시간에 맞춰 예배를 드린다. 이 시간만 피하면 누구나 모스크를 자유롭게 방문해 둘러볼 수 있다. 다만 다른 종교시설과 마찬가지로 경건한 마음과 태도를 갖는 것이 기본이다. 예를 들어 반바지나 짧은 치마를 입은 사람은 입구의 부속 건물에서 긴 치마를 빌려 입어야 한다. 

 

서울 이태원에 있는 이슬람 중앙성원은 다른 나라의 모스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슬람 특유의 둥근 돔 양 옆으로는 뾰족한 첨탑이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다. 이 첨탑의 이름은 미너렛(minaret). 옛날 스피커가 없던 시절에는 이곳에 사람이 올라가 큰 소리로 예배시간을 알렸다고 한다. 

 

가운데 특별히 화려한 아라베스크 문양이 있는 부분이 메카의 방향을 나타내는 벽장식 미흐랍이다. 메카 방향을 향해 사람들이 기도하고 있다. 모스크의 아라베스크 문양은 우상숭배를 엄격히 금지했기 때문에 생겨났다. 사진=박정훈 기자


본당 입구에는 멋진 아랍 글자가 쓰여 있다. 마치 한자의 서예나 중세의 영문 타이포처럼 한껏 멋을 부린 글씨의 내용은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은 없습니다. 무함마드는 그분의 사도입니다’라는 뜻이란다. 이슬람 신앙의 근본을 이루는 ‘다섯 기둥’ 중 첫 번째인 신앙고백의 내용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사방이 아름다운 아라베스크 문양으로 가득하다. 그 가운데 특별히 화려한 부분이 메카의 방향을 나타내는 벽장식(미흐랍)이다. 전 세계 무슬림들은 믿음의 중심인 메카 방향으로 예배를 드려야 하기 때문에 어느 모스크에나 미흐랍이 있다. 모스크의 아라베스크 문양은 이슬람이 우상숭배를 엄격히 금지했기 때문에 생겨났다. 사람뿐 아니라 동물의 모양을 그리거나 새기는 것도 우상숭배로 간주했기 때문에 기독교의 성상이나 성화와는 달리 아라베스크 문양이 발달한 것이다. 

 

모스크는 예배당이자 동네 사람들의 휴식처이기도 하다. 다만 무슬림이 아닌 방문자가 서울에 있는 이슬람 중앙성원의 실내로 들어가려면 홈페이지에서 미리 방문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다시 바깥으로 나오니 여기저기 둘러보는 방문객들이 많다. 그중에는 마치 함께 해외 여행이라도 온 듯 손을 잡고 기념 사진을 찍은 연인들도 보인다. 이들 또한 서울 속 ‘남의 문화유산’을 열심히 관람하고 있는 중이다. 

 

여행정보

▲위치: 서울시 용산구 우사단로10길 39

▲문의: 02)793-6908

▲관람 시간: 새벽 예배~밤 예배 시간(예배 시간은 계속 바뀌니 홈페이지 참고)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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