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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신세계] '잘 닦긴 한다만…' 유리창 청소로봇 '에코백스 윈봇X' 리뷰

강력한 흡입력으로 바깥 창문에 붙어 작동…1년에 몇 번 하자고 40만 원? '글쎄'

2019.01.31(Thu) 14:37:46

[비즈한국] 최초의 로봇청소기는 스웨덴 일렉트로룩스가 개발한 ‘트릴로바이트’다. 청소 혁명을 일으킬 듯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 우선 로봇청소기가 잘 지나가도록 물건을 미리 치워둬야 한다. 또 구석구석 깨끗하게 청소를 하지도 못하며 모터 흡입력이 약해 청소가 잘 안 된 부분은 다시 청소를 해줘야 했다.

 

로봇청소기가 청소를 잘하도록 먼저 세팅을 하고 다 못한 청소는 인간이 다시 해줘야 하니 어시스턴트가 된 느낌이었다. 최초의 로봇청소기 개발 이후로 19년이 지났지만 로봇청소기의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

 

LG전자나 삼성전자, 미국의 아이로봇, 다이슨 등도 로봇청소기를 꾸준히 내놓고 있지만 필요성에는 여전히 반신반의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로봇청소기보다 스틱형 청소기가 더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인간이 직접 하기 힘든 공간의 청소라면 얘기가 다르다. 예를 들어 아파트 유리창 같은 공간이다. 안쪽은 손쉽게 할 수 있지만 유리창 바깥쪽은 곤돌라를 동원해야 가능하다. 다행히 유리창 청소 로봇청소기가 발명되어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에코백스 윈봇X, 앞뒤 쪽으로 범퍼센서가 있고, 4방향에 센서가 붙어 있다. 사진=김정철 제공

 

에코백스의 ‘윈봇X’는 2019년 CES에서 첫선을 보인 유리창 청소용 로봇청소기다. 기존에도 유리창 로봇청소기를 내놓았지만 이번 제품은 배터리를 내장한 무선 제품이다. 직접 테스트하며 청소실력을 알아봤다.

 

윈봇X가 유리창에 붙어 안정적인 청소가 가능한 것은 흡입모터 덕분이다. 일반적인 청소기는 흡입모터로 먼지를 빨아들이지만 유리창 청소로봇은 흡입모터의 힘으로 유리창에 붙어 있는다. 윈봇X는 1회에 2만 번 회전하는 DC모터가 있어 3000kPA(킬로파스칼)의 진공흡입력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본체 무게는 약 1.8kg 정도인데 이 정도 힘이면 2배 무게까지 버틸 수 있다.  

 

먼저 안쪽 창문을 닦는 연습을 수차례 진행 후에 바깥 창문에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김정철 제공

  

이론상으로는 완벽하지만 실제 테스트 시에는 굉장히 스릴이 넘쳤다. 값비싼 윈봇X를 바깥 유리창에 붙여놓았다가 떨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겁 많은 리뷰어답게 안쪽 유리창에서 여러 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친 후에 바깥 유리창에 윈봇X를 놓고 청소를 시작했다. 윈봇X는 느리지만 충실하게 청소를 시작했다.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해묵은 먼지가 깨끗해지는 광경은 압권이었다. 특히 투명한 유리창이기 때문에 깨끗해지는 모습이 훨씬 더 잘 느껴진다. 유튜브나 넷플릭스보다 더 재미있었다. 넷플릭스를 해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세이프티 장치와 케이블로 연결되어 바깥 창문을 닦는 모습은 ‘미션임파서블4’​에서 톰 크루즈가 부르즈 칼리파의 창에 매달린 모습을 보는 듯한 긴장감을 안겨주었다. 사진=김정철 제공

 

그러나 청소시간이 30분을 넘어가자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넷플릭스를 해지하지 않길 잘했다. 다만 외출을 할 수는 없다. 유리창 청소 로봇은 유리창에 수직으로 붙어 있기 때문에 배터리가 떨어지면 모터 흡입을 멈춰 추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안전을 위해서는 유리창 곁에 붙어 있어야만 한다. 

 

물론 그냥 떨어지지는 않는다. ‘세이프티 테더’라는 안전장치가 있다. 윈봇X는 이 안전장치와 케이블로 연결되어 혹시 모를 추락 시에도 안심할 수 있다. 실제로 유리창 안쪽에서 윈봇X를 억지로 떼어내니 세이프티 테더 덕분에 바닥으로 추락하는 것을 피했다.

 

내부에는 센서가 있어 본체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케이블을 잠근다. 따라서 떨어지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겁 많은 리뷰어답게 유리창 근처에서 내내 지키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청소가 끝나거나 배터리가 다 떨어지면 청소를 시작한 곳으로 가서 멈춘다. 

 

청소기를 무사히 회수하고 나니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드론을 처음 날렸던 경험과도 비슷하다. 어쨌든 이렇게 흥미진진한 청소는 처음이었다. 윈봇X에는 3000mAh(밀리암페어)의 배터리가 들어 있어 약 50분간 청소가 가능하다. 하지만 추운 겨울날에는 배터리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30분 정도를 기준으로 회수한 후에 다시 청소하는 것을 추천한다.

 

청소 전의 창문 상태, 사진=김정철 제공


윈봇X가 지나면 창문이 눈에 띄게 깨끗해진다. 사진=김정철 제공

 

청소실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추운 겨울에는 때가 잘 지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예상외로 깨끗히 청소했다. 청소 패드가 이중으로 청소하고 고무밀대가 이물질을 제거하는 시스템이라 인간이 손으로 닦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이 훌륭한 청소실력을 보였다.

 

다만 아주 더러운 창문은 밀대 자국이 남는다. 따라서 오랜만에 청소를 했다면 3~4번 반복해서 청소를 하며 밀대 자국을 없애는 것이 좋다. 물론 유리창 구석까지 완벽하게 청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제품 구조상 유리창 구석에는 밀대가 닿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게 눈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청소가 된다.   

 

단점도 있다. 내부의 물 공급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패드에 뿌린 세정제가 마르면 청소효율이 떨어진다. 또 리모컨의 수신이 좋은 편이 아니다. 아무래도 윈봇X와 리모컨 사이를 유리창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조금 멀어지면 신호를 받지 못한다. 

 

구매 시 주의할 점도 있다. 제품의 높이와 손이 들어갈 공간을 생각하면 창문 틈이 20cm 정도 필요한데 주상복합 건물이나 빌딩은 창문 틈이 20cm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바깥 청소가 불가능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 또 창문에 물기가 있으면 바퀴가 헛돌기 때문에 청소가 불가능하고 회수도 어렵다. 비 오는 날에는 바깥 청소를 해서는 안 된다. 

 

에코백스 윈봇X는 인간이 청소하기 힘든 곳을 청소하는 로봇청소기라는 점에서 뛰어난 실용성을 가지고 있다. 청소실력도 나쁘지 않고 안전장치도 믿을 만하다. 하지만 일단 유리창이 깨끗해지면 쓰임새가 떨어진다. 바깥 유리창을 자주 닦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1년에 몇 번 청소하기 위해 40만 원을 투자하기는 망설여진다. 그럴 때는 주변에 창문이 더러운 지인들에게 빌려주는 것을 추천한다. 신기한 로봇청소기를 빌려주며 우정도 돈독하게 하고 청소가 진행되는 50분간 담소도 나눌 수 있다. 이거야말로 기술에 의한 인간관계의 복원이 아닐까.​ 

 

필자 김정철은? IT기기 리뷰 크리에이터. 유튜브 채널 ‘​기즈모’​를 운영 중이다. ‘팝코넷’을 창업하고 ‘얼리어답터’ ‘더기어’ 편집장도 지냈다. IT기기 애호가 사이에서는 기술을 주제로 하는 ‘기즈모 블로그’ 운영자로 더 유명하다. 여행에도 관심이 많아 ‘제주도 절대가이드’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돈은 별로 벌지 못했다. 기술에 대한 높은 식견을 위트 있는 필치로 풀어내며 노익장을 과시 중.

김정철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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