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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왱알앵알] 스타벅스 '코페라니' 사려다 '카티카티' 산 사연

둘 다 아이스커피용 원두에 포장도 비슷해 매장 배치 실수…스타벅스 "즉각 오류 수정"

2019.04.30(Tue) 17:28:33

[비즈한국] “하와이 카우 원두가 10% 함유되어 있는 최고 품질의 커피입니다.”​ “​‘천국의 커피’라는 이름을 가진, 고소한 견과류와 달콤한 캐러멜의 매력적인 풍미를 경험해보세요.”​

 

 

최근 스타벅스커피 매장에서 판매된 원두 ‘코페라니 블렌드(Kopelani Blend)’를 전시한 매대의 문구다. 스타벅스 마니아로서 구미가 당기는 원두지만, 기존에 사놓은 원두가 많이 남아 있어 구매를 미뤘다. 그러나 매력적인 문구 때문인지 품절되는 매장이 생기기 시작했다. 마침 기존에 산 원두가 소진됐다.

 

드디어 코페라니를 영접할 시간. 이벤트 매대는 비어 있었다. 낙담하던 찰나, 일반 매대에 파란 포장에 종이띠를 두른 원두가 발견됐다. 그것마저도 누가 먼저 채 갈라 마음이 급해진 나머지 주저 않고 구매했다.

 

의기양양하게 SNS에도 올렸건만. 사진=우종국 기자


SNS용 사진도 멋지게 찍고 의기양양하게 사무실에서 갓 분쇄한 원두의 맛깔난 향을 맡으며 시음에 들어갔다. ‘아이스커피’용이라 산미가 높은 원두였다.

 

시음 후 마음을 가라앉히고 원두포장을 유심히 봤다. ‘하와이 카우 원두 10% 함유라는 설명은 어디에 있지?’ 어디에도 없다. 뭔가 이상했다. 원두의 명칭은 ‘카티카티 블렌드(Kati Kati Blend)’였다. 어차피 새로 나온 원두 이름은 복잡해 외우기 힘들므로 포장의 색상을 보고 사게 마련이다. ‘내가 잘못 본 거겠지’라고 여겼다.

 

다음날 스타벅스 매장 방문 후에야 원래 사려던 원두가 ‘코페라니’임을 알게 됐다. 그러나 고객이 직접 일반 매대에 있는 다른 원두를 집은 것이므로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었다.

 

정상적인 코페라니 블렌드 판매 모습. 사진=우종국 기자


며칠 뒤, 동료들과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했다. 코페라니 이벤트 매대에 카티카티 두 봉지가 들어 있었다. 고객뿐만 아니라 파트너(스타벅스 매장 직원)도 두 원두를 헷갈린 것이다. 이 정도면 순수하게 구매자 잘못도 아니다. 스타벅스 본사에서도 고객 혼란이 일부 있다고 얘기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파는 원두는 상시적으로 판매되는 것이 있고, 일시적으로 판매되는 한정판매가 있다. 상시 판매는 로스팅 정도에 따라 색을 구분하므로 명칭과 그림을 보고 구분한다. 

 

한정판매는 색이 다양하다. 먹고 남은 원두 포장을 수집하는 재미도 있다. 지금까지 유사한 색상의 한정판매 원두를 동시에 판매한 적은 없었다. 코페라니와 카티카티 모두 아이스커피용으로 나온 원두로, ‘아이스커피 집에서 만드는 방법(How to make iced coffee at home)’이라는 띠까지 동일하게 둘러져 있다. 큰 하자는 아니지만, 착각할 수 있다는 점은 마니아에겐 아쉬운 부분이다. 

 

코페라니 원두 전용 매대에 카티카티 원두가 놓여 있다. 너무 자연스러워 이상한 점을 찾기 어렵다. 사진=우종국 기자


카티카티도 나쁜 원두는 아니다. 다만 지난해 마셔보았고, 올해 새로 나온 ‘천국의 커피’라는 이름을 가진 ‘하와이 카우 원두 10% 함유’라는 유혹적인 신제품을 시음하고 싶을 뿐이었다. 카티카티는 미디엄 로스트, 코페라니는 다크 로스트라는 차이가 있다. 가격은 동일하다.

 

스타벅스 본사에 문의하기 전 회사 주변 4개 매장을 돌아본 결과 타 매장에선 혼돈이 없었다. 스타벅스 측은 “(이벤트 매대에 다른 원두를 놓아둔 것은) 우리 잘못이다. 지역 매니저가 해당 매장의 오류를 정정했다. 원한다면 제품을 교환해주겠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뜯은 원두이니 다 먹은 뒤 새로 사겠다”고 답했다. 다만 코페라니가 품절될 수 있으니, 한 회분만 마신 카티카티를 다 마실 때까지 보관을 목적으로 분쇄하지 않은 코페라니를 미리 ‘사재기’ 해두어야 할 듯하다. 커피원두는 분쇄 직후 추출해야 최상의 맛이 나온다.

 

스타벅스 파트너의 실수는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지만, 스타벅스의 브랜드 정체성은 사소한 고객의 불만도 귀 기울이는 데서 나온다. 국내 커피 브랜드가 스타벅스를 이기고 싶다면 배울 부분이다. 동시에 곧 개장할 ‘블루보틀’의 서비스 품질 수준이 궁금해진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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