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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비법] 다단계판매는 왜 강력한 규제를 받을까

대인·연고 판매 의존 소비자 피해 발생하기 쉬워…업계 종사자들 "부정적으로만 비쳐" 억울

2019.09.11(Wed) 15:32:39

[비즈한국] 일반적인 상품 구매 방식은 점포에서 판매자와 대면해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외의 경우, 우리나라 법과 제도는 소비자 보호의 필요성이 높다고 보고 가중해서 규제하고 있다.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음에도 업태 자체가 부정적으로 간주되는 점을 억울해하는 경우가 많다. ​

 

소비자기본법에 따르면 방문판매·다단계판매·할부판매·통신판매·전자거래 등은 특수한 형태의 거래, 즉 ‘특수거래’로 정의된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특수거래에서 소비자 권익을 위한 정책을 모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에서는 소비자정책국 산하 특수거래과·전자거래과 등이, 서울시에서는 민생경제과 등이 판매업자를 지도하고 감독한다. 

 

특수거래에서는 소비자의 피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애당초 구매 의사가 없던 소비자가 성급하게 구매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판매업자가 소비자에게 방문해 구매를 권유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온라인을 통한 다단계판매와 같이 매번 새로운 형태의 특수거래가 등장함에 따라 예상치 못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두 번째 이유다.

 

점포에서 판매자와 대면해 상품을 사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이외의 경우 우리나라 법과 제도는 소비자 보호의 필요성이 높다고 보고 가중해서 규제하고 있다. 한 매장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이종현 기자


그중 ‘다단계판매’를 살펴보자. 다단계판매는 다른 판매원의 거래실적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는 판매조직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법률상 용어인 다단계판매보다 ‘네트워크 마케팅’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불법적인 다단계판매를 표현하고자 할 때는 ‘피라미드’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다단계판매에서는 판매원이 소비자에게 사업 기회를 소개해 자신의 하위 판매원으로 등록시키는 일이 단계적으로 반복된다. 회사는 판매조직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판매원들에게 분배하면서 판매조직의 확대를 꾀한다. 이를 ‘하방 확장성’이라고 한다. 

 

하방 확장성 자체가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업이 조직을 확장하려는 것은 경제적으로 당연하다. 그러나 다단계판매는 주변 사람을 상대로 한 판매에만 그치지 않는다. 더 나아가 그 사람을 판매조직에 가입시켜 자신의 하위 판매원으로 활동하게 하는, 매우 적극적인 판매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대인 판매나 연고 판매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소비자의 피해가 발생하기 쉽다.

 

과거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던 피라미드 사례는 이렇다. 판매업자는 상품 품질에 비해 가격을 고가로 책정한다. 그리고 판매원이 되고자 하는 자에게 금품을 요구하고, 판매원에게 상품 구매나 하위 판매원 모집을 강요한다. 그 결과 판매원 수입은 상품 판매가 아니라 오로지 하위 판매원의 모집에서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사행성의 폐해가 문제시된다.

 

공정거래위원회나 지자체가 다단계판매업자에 대해서 여러 규제를 두지만 소비자 분쟁은 적지 않다. 사진=비즈한국 DB


방문판매법은 소비자 피해에 대한 신속한 보상을 위해 공정위 인가를 받아 공제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특판조합과 직판조합이 설립돼 있다. 다단계판매업자는 반드시 이 조합 중 한 곳을 선택해 공제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특판조합과 공제조합은 가입기준과 상금 지급 한도 등에 차이가 있지만, 주요 업무는 비슷하다. 따라서 적어도 위 두 조합 중 한 곳과 공제계약을 체결한 곳이라면 관련 법령을 준수하는 최소한의 요건은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다단계판매업자에 대해서는 방문판매법 적용을 전제로, 공정위나 지자체 등의 관리·감독·공제조합 가입 강제 등 여러 규제가 이뤄진다. 그럼에도 소비자 분쟁은 적지 않다. 2016년 9월 A 씨는 다단계판매원으로 가입하고 건강기능식품 13개를 330만 원에 구매했다. 그 후 수당으로 약 42만 원을 받았는데, 같은 해 11월 소비한 물품을 제외하고 남은 260만 원 상당의 물품의 반품과 환불을 요청했다. 다단계판매업자가 반품을 거절하자 A 씨는 조정을 신청했다. 결국 다단계판매업자가 A 씨에게 약 200만 원을 환급하는 조정이 이루어졌다.

 

다단계판매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좋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업계 종사자들은 업태가 부정적으로만 비치는데 억울함을 표한다. 방문판매법상 주요 규제 조항과 최근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자세히 정리하기로 한다.

 

기업들은 때론 돈만 가지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결정을 한다. 그 속에 숨어 있는 법이나 제도를 알면 더욱 자세한 내막을 이해할 수 있다. 새로 시작하는 ‘아두면 모 있는 즈니스 률’은 비즈니스 흐름의 이해를 돕는 실마리를 소개한다.  

정양훈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변호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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