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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자율주행 통큰 베팅 정의선, '게임 체인저' 등극

기술력 세계 3위 '앱티브'와 합작법인 설립…15위 현대차 단숨에 3위로 도약

2019.09.24(Tue) 17:46:36

[비즈한국] “자율주행 기술을 2020년 말쯤 완성차에 장착해 시범운영을 시작, 2024년 본격 양산하겠다. 성능뿐만 아니라 원가 측면에서도 만족해야 한다. 우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뛰어나다면 다른 완성차 메이커들이 이 조인트벤처(합작법인)​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모빌리티 전문기업 앱티브(APTIV·옛 델파이)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었다. 현대차그룹 투입 금액만 2조 4000억 원. 그간 외부업체에 투자한 사례 중 최대 규모다. 설계·제작 기술을 가진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손잡으면서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차 시대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지며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케빈 클락 ​앱티브 ​최고경영자가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골드만삭스 본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와 앱티브의 합작법인 가치는 총 40억 달러(4조 7756억 원), 지분은 양측이 절반씩 나눠 갖는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에서 현금 16억 달러(1조 9100억 원)와 자동차 엔지니어링 서비스, 연구개발 역량, 지적재산권 공유 등 4억 달러(4800억 원) 가치의 비현금성 자산을 투입한다. 앱티브는 자율주행 기술과 지적재산권, 700여 명에 달하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 등 20억 달러(약 2조 3900억 원)를 출자한다.

 

앱티브는 차량용 전장부품 제조와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옛 델파이는 2017년 기존 파워트레인 사업 부문을 델파이 테크놀로지스로, 전장부품과 자율주행 사업 부문을 앱티브로 분할했다. 시가총액 27조 원에 달하는 앱티브의 2018년 매출액은 약 16조 원, 영업이익은 1조 600억 원이다. 

 

최근 오토모티브 뉴스가 발표한 2018년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공급사 순위에서 앱티브는 20위에 머물렀지만, 미국 기술조사업체 ‘내비건트 리서치’가 발표한 2019년 글로벌 자율주행 종합 기술 순위에서 앱티브는 구글 웨이모, GM 크루즈, 포드 아르고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운전자 개입 없이 운행되는 ​레벨4·5 수준의 순수 자율주행 분야 기술력으로만 따지면 포드를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같은 조사에서 현대자동차는 15위였다.

 

현재 앱티브는 보스턴에 위치한 자율주행사업부를 중심으로 피츠버그, 산타모니카, 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임직원 700여 명이 일하는 자율주행사업부는 총 100대 이상의 자율주행차를 운용 중이다. 싱가포르와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로보택시(자율주행 무인 택시)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앱티브는​ 현재 시범 사업 중인 BMW 로보택시를 현대·기아차로 바꾸는 것을 검토 중이다.

 

자율주행 기술 세계 15위인 현대차는 앱티브와의 합작을 통해 단숨에 세계 3위로 도약했다. 사진=앱티브 페이스북


이번 합작회사 설립으로 자율주행차 개발 시장의 합종연횡 판이 흔들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세계 자동차 업계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드는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을 아끼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합작법인 설립으로 현대차는 앱티브가 기존에 구축한 연합전선에 합류하게 된다. 앱티브는 미국 2위 차량호출기업인 리프트와, 델파이는 인텔-BMW그룹 등과 동맹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레벨 4·5(미국자동차공학회 SAE 기준)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조기에 선보일 구상이다. 이르면 내년 미국 보스턴에 합작법인 본사를 세우고,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 및 로보택시 사업자 등에 공급할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완료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외부투자로는 최대 규모인 이번 투자는 현대차그룹을 업계 ‘게임 체인저’로 만드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의지가 담겼다. 현대자동차는 2018년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차 개발 업체 리막(Rimac)의 지분 10%를 인수했고, 올 9월 9일 유럽 최대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 전문업체인 아이오니티 투자를 통해 BMW·다임러·폭스바겐·포드와 동일하게 20%의 지분을 갖게 됐다. 2018년 9월 14일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총괄수석부회장에 오른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의 정체성을 전통적인 제조업체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바꿔 나가는 중이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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