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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에 통장까지 묶여…다시 벼랑 끝 선 금호타이어

비정규직노조와 소송으로 법인통장 동결…광주공장 부지 매각도 쉽잖아, 믿을 곳은 채권단뿐?

2020.08.07(Fri) 14:41:28

[비즈한국] 금호타이어가 고약한 상황에 내몰렸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통장이 압류되며 금융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운영자금의 회전이 불가능해졌다. 금호타이어는 채권단 지원 요청과 최대주주인 더블스타에 자금 지원 요청, 광주공장 매각 등 여러 옵션을 검토하고 있으나, 어떤 방안도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지난달 29일 금호타이어 비정규직노조가 제기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인용했다. 올 1월 법원은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동자 61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이들을 직접 고용으로 간주할 경우 임금과 실제 받은 임금의 차액, 지연손해금 250여 억 원을 사측이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에 따라 법원은 사측이 원고 측에 지급해야 할 금액 204억 원을 압류하기 위해 법인 통장을 동결한 것이다.

 

이에 금호타이어는 경영에 큰 차질이 발생했다. 이 통장에는 임직원 급여와 협력업체에 지급할 대금 등이 담겼는데, 이 통장의 자금 인출이나 송금이 불가능해졌다. ​ 

 

금호타이어가 비정규직노조가 제기한 소송에서 패하면서 법인통장이 동결돼 경영에 차질이 생겼다. 지난해 1월 7일 금속노조 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 노조원들이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와 국회 정론관에서 금호타이어 청소미화 비정규직 노동자 집단해고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금호타이어 측은 “경영환경이 개선될 때까지만이라도 비용 지급을 유보하길 요청한다. 지속적인 협의 의사가 있다”고 밝혔고, 노조 측은 “1심 판결 이후 수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회사가 구체적 정규직화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자 이용섭 광주시장은 “금호타이어 노사가 상생의 정신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 정상화를 향한 시민들의 간절한 기대에 부응해달라”고 중재에 나섰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금호타이어의 통장 압류 문제는 해결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로써 금호타이어는 다시 경영 위기에 놓였다. 경영난에 빠졌던 금호타이어는 2018년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며 경영 정상화를 꾀했다. 지난해 매출 2조 3692억 원, 영업이익 574억 원을 올려 회생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 사태와 자동차 판매 부진, 여행객 감소 등 영향으로 1분기 184억 원, 2분기 29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현재 금호타이어의 현금성 자산은 505억 원(1분기 말 기준)에 불과하다. 

 

이번 통장 압류로 임금·대금 지급 등 정상적 경영활동과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길이 막혔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신용도가 하락하는 등 회사채 운용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금호타이어 채권은행들이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채권 회수에 나서면 최악의 경우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서 납품 단가 인하 압력이 커지고, 발주량이 줄어 협력업체들의 도급계약 해지도 잇달고 있다. 자금난과 경영환경 악화, 도급업체의 이탈 등 삼중고에 시달리는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에 강경한 입장이지만, 재무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다. 

 

일단 광주공장 부지를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광주시 광산구 소촌동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현대화가 필요한 노후 공장으로, 금호타이어는 땅값이 저렴한 부지에 현대식 공장을 신축할 계획이다. 다만 이전할 부지를 아직 매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부지 선정과 매입 등의 과정을 고려하면 시간이 오래 걸려 현실성이 떨어진다.

 

광주시와 금호타이어는 6월부터 공장 신축 부지 마련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해 대안을 찾고 있지만 뾰족한 방안은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결국 채권단에 손을 벌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에 공장 신축과 관련, 2018년 2000억 원의 시설자금 대출을 약속했는데, 이 자금을 끌어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자금으로 숨통이 틔면 공장부지를 이전할 수 있기 때문에 광주공장 부지 매각 등 숙제도 순차적으로 풀린다.

 

그러나 채권단은 최초 신축 공장 부지 마련과 공장 신축 계획이 나왔을 때 대출 심사를 하겠단 입장이어서, 양측의 입장차를 어떻게 좁히느냐가 관건이다. 이 경우 채권단은 최대주주 더블스타의 추가 자금 지원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더블스타는 묵묵부답이라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노조를 설득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아직 채권단·최대주주의 유동성 지원은 논의된 것은 없다”면서도 “통장 압류집행에 대응할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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