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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공룡 발자국 따라 신비로운 지질 탐험, 청송 신성계곡 녹색길

공룡 발자국 화석과 지질명소 포진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아이들도 걷기 부담 없어

2021.01.19(Tue) 13:47:51

[비즈한국] 신성계곡 녹색길은 주왕산과 주산지로 유명한 청송이 숨겨둔 ‘또 하나의 보물’이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신성계곡을 따라 걷는 녹색길은 굽이마다 지질 명소가 사람들을 맞는다. 깎아지른 암벽 위에 날렵하게 자리 잡은 방호정을 시작으로 쥐라기 공룡들의 발자국 화석, 한반도 지형과 만안자암 단애, 기암괴석이 융단처럼 펼쳐지는 백석탄 포트홀 등이 12km 가까운 녹색길 곳곳에 포진했다. 주차장 한적한 출발점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라 아이들도 부담 없이 걸을 만큼 평탄하다. 그래도 부담이 된다면 대부분의 지질명소들이 모여 있는 1코스(4.2km)만 걸어도 좋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신성계곡을 따라 걷는 녹색길은 굽이마다 지질 명소가 사람들을 맞는다. 신성계곡 녹색길의 마지막 지질 명소이자 으뜸으로 손꼽히는 백석탄의 비경. 사진=청송군청 제공

 

#공룡발자국 화석 보고 한반도 지형으로

 

녹색길의 시작은 신성계곡 녹색길 안내센터(신성학습관)이다. 이곳에 상주하는 해설사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상세한 그림지도까지 챙겨 출발하면 하늘하늘 갯버들 군락지를 지나 첫 지질 명소인 방호정에 이른다. 

 

방호정은 조선 중기 산림처사로 은거하며 학문에 전념한 방호 조준도 선생이 아침저녁으로 인근의 어머니 묘소에 문안인사를 드리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정자가 들어앉은 암벽도 볼거리지만 그 아래 조각칼로 그은 듯한 퇴적암층이 신기하다. 평야 지대를 여유 있게 흐르던 하천이 암석의 융기로 높아진 바닥을 빠르게 지나면서 바닥에 남긴 흔적이란다. 

 

방호 조준도 선생이 지은 방호정. 정자가 들어앉은 암벽도 볼거리지만 그 아래 조각칼로 그은 듯한 퇴적암층이 신기하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기서 다시 병풍처럼 솟아오른 절벽 아래를 지나면 실물 크기의 공룡들이 움직이며 괴성을 지른다. 중생대 쥐라기 시대의 공룡 발자국 화석 입구에 실감 나는 공룡 모형을 설치해 놓았다. 여기서 50m만 오르면 가파른 바위 비탈에 400여 개의 공룡 발자국 화석이 보인다. 원래는 물가 점토에 찍혔던 공룡 발자국이 단단한 화석이 되었다가 지각 활동에 의해 솟아오른 것이다. 20세기까지도 흙 속에 숨어 있던 공룡 발자국 화석은 2003년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산사태가 나면서 한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에 의해 발견되었다고. 이처럼 우연히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신성리 공룡 발자국 화석’은 국내 최대 규모의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400여 개의 신성리 공룡 발자국 화석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사진=구완회 제공

 

이곳에서 10분쯤 걷다 수백 개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전망이 확 트이면서 눈 아래 우리나라 모양을 꼭 닮은 솔숲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실 이곳은 아까 방호정을 지나 절벽 아래로 걸었던 길이다. 절벽 위 소나무 군락을 길안천 물길이 휘감아 돌면서 이렇게 멀리 위에서 보면 한반도 지형을 이루는 것이다. 자연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신비한 풍경이다. ​

 

#기암괴석의 카펫, 백석탄

 

전망대를 내려와 다시 계곡길을 걷다 보면 빨갛게 익은 사과밭이 줄을 잇는다. 청송은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사과 산지 중 하나이고, 신성계곡은 일교차가 커서 예로부터 사과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탐스럽게 익은 사과나무 사이를 지나 갈대 봇도랑길의 징검다리를 건너면 계곡 건너편에 거대하고 붉은 절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신성계곡의 또 다른 지질 명소인 만안자암 단애다. 만안은 청송군 안덕면에 있는 마을 이름이고, 자암은 붉은 암석, 단애는 깎아 세운 듯한 절벽이란 의미다. 중생대 백악기 때 진흙과 모래, 자갈 등이 쌓여 퇴적암을 이뤘는데, 여기에 포함된 철 성분이 산소와 만나 붉은 빛을 띠게 되었단다. 동쪽을 바라보고 선 만안자암 단애는 이른 아침이면 떠오르는 태양 빛을 받아 더욱 붉다. 덕분에 붉은 언덕이란 뜻의 ‘붉은 덤’, 혹은 붉은 병풍바위라고도 불린다. 

 

신성계곡 녹색길의 한반도 지형. 사진=구완회 제공

 

붉은 절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만안자암 단애. 사진=구완회 제공

 

붉은 단애를 지나 한참을 걷다 보면 신성계곡 녹색길의 마지막 지질 명소이자 으뜸으로 손꼽히는 백석탄의 비경이 눈앞에 나타난다. ‘하얀 돌이 반짝거리는 개울’이란 뜻의 백석탄은 이름처럼 눈부시게 흰 퇴적암들이 카펫처럼 깔려 있다. 희다 못해 푸른 빛이 감도는 바위들이 기암괴석을 이룬 모양이 마치 작은 히말라야 산맥을 보는 듯하다. 

 

여기에는 이암편(진흙이 굳은 이암이 떨어져 나가 퇴적된 것)과 사층리(지층의 단면이 비스듬히 누운 상태), 생흔화석(생물의 흔적이 남아 있는 화석) 등과 함께 세찬 물살이 수백 수천만 년을 흐르면서 바위를 깎아 만든 구멍인 포트홀(돌개구멍)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신성계곡 녹색길 안내센터에서 8km쯤 떨어진 백석탄은 자동차로도 갈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여행메모>


신성계곡 녹색길

위치: 경북 청송군 안덕면 방호정로 일대

문의: 054-873-5116

운영 시간: 24시간, 연중무휴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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